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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니야 May 03. 2025

나는 카지노 게임에 가 본 카지노 게임 없구나.

언제인가인생의막다른길에도달하게될 때,카지노 게임또어떤길에...

3년째 내가 속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있다. 이 모임에서는 매해 주제를 정하여 독서 목록을 만든다. 물론 그 모임의 주체가 나여서 그 목록은 내가 정한다. 2025년에는 소설과 교양서를 교대로 읽기로 했다. 홀수달은 소설을, 짝수달은 교양서를 읽기로 정했다. 지난 4월에 좀 무거운 교양서를 읽었기에 5월은 가벼운 소설로 현시대를 대표하는 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작품을 선정했다.물론 대표작을 한 권 선정했지만 난 되도록이면 작가의 많은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여러 권을 읽는 편이다. 그래서 기욤 뮈소의 최근작으로 2021년에 발표한 <센강의 이름 모를 여인을 읽기 시작했다.


비교적 앞부분에서 록산이라는 형사가 카지노 게임 거리를 걷는 장면이 나오면서 거리의 이름이 나왔다.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그 거리가 어디쯤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지도에서 검색해 보기로 했다. 한국의 지명이라면 네이버나 다음 지도를 열었겠지만 카지노 게임의 거리이기에 구글지도를 펼쳤다. 내가 좋아하는 2D로 거리를 검색하는데 한동안 글자만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입체적인3D로 바꾸었다. 3D로 보는 지도의 카지노 게임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다. 사진으로 보는 카지노 게임는 또 다른 이미지로, 생소하게 느껴지는 모르는 도시였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아, 나는 카지노 게임에 가 본 카지노 게임 없구나.' 하고 말이다.


나는 프랑스에 가 본 카지노 게임 없다. 카지노 게임에 갔던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담은 들어 알고 있지만 나는 가 본 카지노 게임 없는 도시가 카지노 게임다. 어디 카지노 게임 뿐이겠나. 한국의 도시들도 전부 가보지 못했다.하지만 젊은 날의 패기로 이국에서 한국어가 아닌 다른말을 사용하면서 생활했던 카지노 게임 있다. 그때 나라의 몇 개의 도시를 방문했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카지노 게임는 가질 못했다. 계획으로는 번을 다녀왔지만 실제로 방문한 적은 없다.

구글지도의 카지노 게임 시내는 계속적으로 움직이는 색깔의 도로와 커서를 따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사진의 건물들이 놀라게 했다. 그때서야 나는 실시간 도로정보를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도로정보를 껐다. 그러니 조금은 보기 편해진 화면으로 항공사진이 펼쳐졌다. 사진으로도 낯선 도시라는 느낌이 와닿았다. 낯선 곳을 쳐다보고 있는 나의 시선이 화면을 외면하려 하지만 가만히 쳐다보았다. 쳐다볼수록 낯선 도시이다.



몇 십 년도 전인 20세기에 나는 외국인들과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김포공항(그때는 인천공항이 없었던 시절이었다)에서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대한항공에 올랐다. 그리고 14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낯선 공항에 도착했다. 반짝이는 매끈한 대리석이 깔린 바닥을 가진, 천장이 높고 심지어 실내에 분수가 있는 어마어마한 풍경의 공항에서 통유리에 보이는 깜깜한 밤하늘에 압도당한 느낌 그대로 버스에 올랐다. 목적지인 기숙사로 향하는 버스에서 내다본 그 나라의 풍경은 사진으로 보던 그대로였다.그렇게 나는 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휴가로 돌아온 한국은 나에게 생활고를 그대로 갚아주었다. 대학을 다니는 동생, 바쁜 친구들, 그리고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 그 후다시 향한 외국으로의 발걸음은 처음과 달랐다. 마냥 멋모르고 행동했던 1년이 지나, 두 번째 해를 맞이하는 외국 생활은 나를 조금은 더 독립카지노 게임게 하여 24개월의 세계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모아둔 돈으로 젊은 나에게 투자하여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를 가능성으로 넘치게 하고 싶었다.

1990년대 한국에는 가난한 집안 장녀라는 현실벽을 가진 젊은이가 품을 수 있는 미래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당시는 외국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이라 한 번 나온 외국, 한국에 들어가면 다시 못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어쩌면 내 삶의 터전이 한국이 아닐 수도 있다는 기대감 같은 막연함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던 때였다.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계획했던 세계여행은 하지 못했지만 북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이집트와 남유럽의 몇 나라, 그리고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으로 대표되는 동남아시아의 몇 나라를 경험했고 인도라는 나라에서 한 달의 시간을 보냈었다. 그때는 인쇄된 지도를 들고, 영어로 된 여행책자를 읽으며 목적지를 잘도 찾아다녔는데 지금은 입체감 있는 구글지도를 보면서도 감을 잡을 수 없는 길치가 되어버렸다.


나무위키 한국어판에서 길치를"공간지각력이 낮아또는 방향을 찾는 능력이 떨어지고 목적지에 쉽게 도달하지 못하고 자꾸 헤매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나는 방향감도 없어 오른쪽과 왼쪽도 헷갈려한다. 나무위키 한국어판에서 길치에 이어 방향치에 대한 설명도 있다. "보통 자신의 현재 위치나 지도를 보고 방향을 읽는 것을 잘하지 못한다.방향치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보통 길치가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위한 길을 파악하지 못해서 헤매는 것이라면 방향치는 그보다 더 공간지각력 및지남력이 떨어져 단순한 동서남북조차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구조가 복잡하거나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애매할수록 헤매기 쉬우며, 방향치가 심하면 방금 지나왔던 길조차 기억하지 못하거나집안 복도나 마당에서도이상한 방향으로 가곤 한다. 이런 사람들은 현실은 물론 게임 속에서도 길을 잘 찾지 못해 고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방향치는 운전 중 주차를 잘못하여 운전을 포기한다고 한다. 공간지각력과 지남력이떨어지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나는 주차는 또 잘한다. 상가의 주차장 같은 곳에 주차할 때 주차요원들에게서 주차 잘한다고 "운전 잘하십니다"라는 칭찬을 듣기도 한다.


아주 오래전, 내가 길치에 방향치라고 느끼는 사건이 있었다. 거의 20년 전의 일이었다. 운전 중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경험을 한 카지노 게임 있다. 정오를 지나 해가 넘어가기 전의퇴근길이었다. 샛길을 빠져나와 큰 도로에 접어들었는데 갑자기 어느 쪽 차선으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목적지에 가려면 샛길에서 왼쪽으로 가야 해서 왼쪽으로 방향을 꺾는 순간 중앙선이 눈에 들어오면서 중앙선 왼쪽으로 가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순간 중앙선 오른쪽에 달리는 차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아차'하는 순간이었다. 다행히 내가 달리고 있는 왼쪽 차선으로 오는 차가 없었고 오른쪽 차선으로도 오는 차가 없어 중앙선을 넘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약 10초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쩌면 그렇게 아무 생각도 없어질 수 있는 건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그 뒤로 한동안 운전 시에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왕복 60킬로미터를 운전하여 출퇴근을 하던 때라 운전을 안 할 수는 없었기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방향치'라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 되었다.


단순히 소설책을 읽으며 소설에 등장카지노 게임 거리가 궁금하여 지도를 펼친 것으로 몇 십 년 전의 내가 겪었던 일을 기억했다. 그리고 '길'과 '방향'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길'과 '방향'이 가지는 단순한 의미와 인생과 연관된 의미,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길'과 '방향'의 의미 등등.

젊은 시절의 나는 이런 길치, 방향치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지도를 펼치고도 도시를 상상할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상상력이 없어진 것인지, 나이가 들어 뇌세포가 죽어버린 것인지 알 수 없다. 어느 쪽도 단정할 수 없지만 둘 다 일 가능성이 더 큰 나이이다.


젊은 시절의 우리는 생의 방향을 잘 잡아가려고 무던히도 노력하였다. 그래서 방향을 잃지 않으려고 생의 지도를 만들어 머릿속에 마음속에 하나씩 품고 있었다. 그런 시간들이 지나 생의 절반 이상을 방향을 잃지 않고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지금, 길치가 되어 더 이상 새로운 길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내 인생의 지도에 따라 걸어온 이 길 앞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고 가는 길이 되었다. 언제인가 인생의 막다른 길에 도달하게 될 때, 나는 또 어떤 길에 얽힌 사연을 기억해 내게 될지 궁금하다. 그때도 지금처럼 '길'을 잘 걸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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