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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Mar 08. 2025

"외로움은 다른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다"를 읽고

이세벽의 신작 소설

이새벽 작가 생업의 터전인, 이바루트라는 이른바 치맥집에 가면 오른쪽 벽면 전체를 할애해서 커다란 판넬 13개가 걸려 있다. 그 판넬들은 씨앗의 꿈이라는 제목하에 각각 씨앗이 싹을 틔우고 대지에 뿌리를 내려 든든한 나무로 성장하는 과정을 동화집처럼 재미있는 문체로 그린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졌다. 그날은 내가 온라인으로만 알고 지냈던 이새벽 작가의 얼굴을 실제로 대면한 날이었다. 우리는 잠시 처음의 어색함도 곧 잊고 마치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그 판넬의 글과 그림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채 영어판 번역본까지 품고 있는 책으로 모습을 바꿔 교보문고로부터 오늘 집으로 배송되었는데, 책을 열고 몇 쪽을 넘기지 않았어도 훅하고 밀려오는 글과 그림의 친숙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천 년 된 나무가

당신에게 전해 주는

선물입니다."


책의 서두에 실린 글이다. “천 년 된”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어쩌면 “영원”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선물”은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지 않은가? 마치 동화처럼 읽히는 이 글이 어쩌면 다 큰 어른들을 위한 교훈을 주는 책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의미에서 말이다. 그것도 이미 다 큰 어른에 의해 쓰인 책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만큼 이 책은 모처럼 나에게 신선함을 안겨 준 책이다.


책은 열일곱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커다란 나무에 열린 열매가 땅에 떨어져 어디론가 쓸려 다니다가 정착한 곳에서 대지에 뿌리를 굳게 내리고 성장하여 마침내 꿈에도 그리던 천 년 동안 열매를 맺는 그런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장 뒤에는 영어로 번역된 장이 이어지는 구성이다. 물론 글과 그림과 영문 번역 모두가 저자인 이새벽 작가가 담당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전반을 그렇게 특이한 형식으로 구성한 이유는 나는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아마존의 서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고 하니, 혹시라도 해외의 독자를 겨냥한 기획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태어나서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난관을 마주할 때가 많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이 의도한 인생을 살아가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생을 사는 사람도 많다. 마치 나무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자신 속에 간직한 씨앗을 싹 틔워 다시 나무로 자라기도 하지만, 많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안의 씨앗이 싹을 틔워보지도 못한 채 버려지는 것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 주위의 어른들은 항상 묻는다. “너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니면 “넌 꿈이 뭐니?”와 같은 말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실제 커서 이룰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은 채 즉흥적인 대답을 하곤 했다. “커서 대통령이 될 거예요.”라는 대답이 아마 대표적인 대답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요즘의 아이들은 대세가 유튜버나 연봉 수준이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라고 하긴 한다지만, 이 책의 열매가 가진 꿈인 “천 년 동안 열매를 맺는 나무”가 바로 그런 꿈인지도 모른다. 하나의 열매가 품은 씨앗이 자라서 천 년 동안을 살아가는 나무가 된다는 것은 아마 인간이 갖는 허무맹랑한 꿈과 비슷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불가능한 꿈은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익고 수확되어 사람의 입안으로 사라질 때까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생각이라는 것이 있다면 아마 인간은 미처 짐작하지 못하는 다양한 생각을 할 것이다. 한 나무에서 열린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 무슨 꿈을 꾸었니?

- 커다란 나무가 되어 천 년 동안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맺는 꿈을 꿔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다른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은 또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른다.

- 웃기네

- 천 년씩이나

- 나무가 되는 것도 기적인데

- 쟤는 몽상가야

- 꿈쟁이


그런 말을 들어도 책의 주인공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부끄러움을 느낀 것은 “나”였다는 사실을 책을 읽음과 동시에 진지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과연 그런 천 년의 꿈을 꾸어 본 적이 있었는가? 물론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나뿐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공연히 뻘쭘해지는 마음에 변명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실제 그럴지도 모른다. 많은 어른의 어린 시절 꿈들은 과연 어땠을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꿈을 이루기 위한 특별한 길이 있는 줄 알았다. 모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꿈처럼 예쁘게 자라서 팔려 가야만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누구도 알려주지 않지만, 어린 시절부터 친구라고 알고 있었던 햇살과 바람과 비는 그렇게 팔려 가서는 꿈을 이룰 수 없다고 충고한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 느끼는 아이러니다.

예뻐야 팔려 가지만 팔려 갔다가는 천 년 후의 미래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없는 아이러니.

그렇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꿈을 멈추지 않는다.


“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어느 아름다운 별을 상상하듯 천 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고 꿈꾸었다.” 이런 상상의 자세가 바로 우리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을 아닐까? 하지만 우리조차도 인생의 꿈을 이루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외로움은 다른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다.”


이즈음에 와서 작가가 말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순간이 와도 소망을 간직해야 한다는 충고, 열매가 팔려 가서 모든 것이 끝난다고 해도 소망을 내려놓고 싶지 않아 하는 것처럼 우리고 그래야 한다는 말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땅에 떨어진 열매가 벌레에게 살을 내주듯 우리 자신의 살을 깎는 고뇌를 자처한 적이 있을까? 열매는 결국 벌레와 다람쥐와 독수리로 대변되는 주위의 존재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을까? 그 해답은 작가가 책의 끝부분에 적어 놓았다.


“나무가 되는 것은 어이없게도 나를 깨트리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라는 열매의 독백에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담아 놓았다. 우리도 과연 그렇게 우리 자신을 깨트리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친구인 줄 알았던 햇살과 바람과 비의 정체와 진심을 열매는 언제쯤 알게 될 것인가? 사람도 인생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련과 극복의 연속이라는 사실도 언제쯤 느낄 수 있을 것인가. 반세기 넘게 살아온 나의 처지에서도 단언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손톱만큼도 아닌 열매 속의 씨앗이 품고 있는 꿈만큼의 열정이 나에게도 있었던 시절이 있었을까? 씨앗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이세벽 작가로부터 받은 것만 같았다.


“천년의 선물

돌이켜보면

외롭고 아프고 슬펐던 모든 순간이,

고통스럽고 외로웠던 수많은 날들이,

선물이었다.

그토록 원망하고 미워했던 친구들이

내게 준 천 년의 선물

천 년 동안 나를 키우고 번성하게 한 선물.

나는 그저 그것을 극복하기만 하면 되었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이 바로 작가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을까? 천 년의 선물은 나무가 맺은 열매가 아닌,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나무에게 베푼 햇살과 바람과 비의 시련인 것이다.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색다른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아마 다양하게 힘든 삶에 지친 지금의 사람들에게 자기의 삶에서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라는 삶의 지혜를 주는 책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오랜만에 가슴 속까지 편안해지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현재교보문고를 비롯한 여러 서점에서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판매중이며, 본 서평은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에도 올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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