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혹은 이야기 할머니 모드 02.
추억의 첫사랑 이야기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내겐 곱씹어볼 아름다운 이야기가 좀 있다.
"자, 이리와 앉아보렴.이야기가 곧 온라인 카지노 게임된단다"
여물게 자란 콩나물 시루 같은 퇴근길 1호선. 꽤나 훈훈하게 생긴 오빠가 마주 서서 두 팔로 문을 딱 버티고 서서 내게 공간을 확보해주었던 일. (친구들은 그가 자기 자신을 보호한거라고 한다. 니가 진상부릴까봐. maybe!)
모처럼 사람이 없는 한낮의 2호선. 머리가 옆에 닿을 찰나면 깜짝깜짝 놀라서 깨길 수차례 반복하며, 신나게 헤드뱅잉을 하는 내 머리를 손끝으로 살짝 밀어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했던 어느 훈남.
나보다 키가 작은 애들이 퐁당퐁당 물에 잘 들어가서 동동 뜨길래 겁 없이 풍덩~ 뛰어들었다가 꼬르륵 꼬르륵~ 죽을 뻔한 적이 있었다.
그때 보디가드 i will always love you가 어디선가 재생되며 내 모가지에 헤드락을 걸어 물에서 건져 올린 어느 오빠. (이런 경험이 두 번 있는데 대부분 죽기 직전까진 장난인 줄 안다.)
※ 그 와중에 다른 한 친구는 자기도 살겠다고 내 발가락을 잡고 물에서 나왔다.
또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얘기가 살짝 새는데..? 몰라몰라 오늘은 캐주얼하게 하는 얘기니까.)
때는 대학생 온라인 카지노 게임단 활동을 할 때였다.
아무런 권력도 명예도 없는 동아리 같은 모임이었지만, 그래도 금요일 지면 한면은 캠퍼스 이곳저곳(?)으로 할애되었다. 나는 채택이 꽤나 잘 되는 편이었고 덕분에 주변 친구들은 이런저런 제보(?)와 의뢰(?)를 해왔다.
가장 당황스러웠던 일은 대형견 무슨 연합회(?)에서 행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취채하기로 했던 일이다.
그분들이 학교로 오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했다.
개들도 데리고 와도 되냐고 했다.
그러라고 했다. 근데.....
봉고 여러 대가 학교로 왔다.
뭐지? 왜 이렇게 큰 차가 여러 대가 오지??
"왈왈왈"
"컹컹"
우르르, 사람보다 많은 개가, 송아지만한 개들이 와르르르 내렸다. 캠퍼스는 다소 좁고 경사진 잔디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공간이 꽉 찼다.
너무 황당, 아니 당황했다.
개들이 곳곳에서 교우들의 이쁨을 받는 장면, 지나가는 교수님께 짖는 장면. 장면장면장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교정을 눈도깜빡거리지 않고입을 벌린채 보던 내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아마 당혹감에 유체이탈을 한 모양이다.
그날 일은 무사히 잘 끝났다. 다행히 신고한 사람은 없었고 개물림 사고도 없었고 지면에도 실렸다.
가장 안타까웠던 일은 올림픽 후원이 들어왔다고 2인 1조, 4팀을 선발해 현지로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선발이 됐지만 빵꾸 났던 일.
가장 즐거웠던 일은 피스컵 코리아 결승을 기자석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서 봤던 일. 대각선 뒤로 축구 영웅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있어서 힐끔힐끔 봤던 기억.
그리고 가장 미안하고 가장 낭만적인 그날, 그 F4. 오늘의 주인공
친구 진주에게 밤에 연락이 왔다. 교내 아카펠라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너 취재 좀 해줄 수 있어?"
"뭔데??"
"Y대에 다니는 오빠들인데 4명이고 (어쩌고 저쩌고)"
사연이 많았다. 결정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그렇게 잘하는데 홍보가 안되서 안타깝단다. 이 오빠들에겐 이미 내 얘길 해뒀단다. 전화번호를 받았고 한 두차례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고 날을 잡았다. 이 한 몸 불살라 지면에 실어보리라, 올림픽 2인 1조로 함께 선발되었던 사진기자 대홍 오빠를 꼬셔서 함께 취재를 갔다.
가물가물한데 연신내역이었던 것 같다.
출발할 때 오지 않았던 비가 지하철역에 도착하니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봄비였다.
그때 전화가 왔다.
"기자님, 비가 와서 제가 마중나왔어요. 어디 계세요?"
"아, 저 역 앞에 서있어요."
"아... 한분이 더 계시네?"
우산 두 개 중 하나는 대홍 오빠를 주고 나는 I군인가, S군의 우산을 함께 썼다. 그 뒤로 대홍 오빠는 생각이 나질 않는다. 페이드 아웃.
그리고 진주 생각이 났다.
진주야, 얘길 했어야지...훈남들이라고. 그럼 내가 대홍 오빠 떼어놓고 왔지. 진주야. 취재에서 가장 중요한 걸 빼놓고 얘기하면 어쩌니. 진주야! 진주야!!!
골목골목 원룸이 많은 곳으로 그와 함께 구비구비 걸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성인 남자 5명, 여자 1명이 들어서니 꽉 차는 작은 곳이었다. 방음을 위해 천장까지 빼곡하게 손수 붙였다는 계란판이 그득한 방이었다. 답답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폐소공포증이 없어서였을까, 그냥 답답한 걸 몰랐다.
보슬보슬 내리는 빗소리.
봄빛을 더욱 푸르르게 만드는 빗소리를 들으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이야기를 한참 들었고 하나하나 받아적었다.
"다 된거 같아요. 오빠, 사진은 잘 찍었지? 아시겠지만 저 정식 기자가 아니라 학생이라 이거 실린다는 보장은 없는데...제가 또 좀 씁니다. 그리고 담당 기자님께 잘 부탁드릴게요. 고맙습니다."
K군이 말했다.
"근데 저희 노래는 들어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듣는건 감사한데 일부러...번거롭지 않으시겠어요?"
"아니에요. 여기 앉아보세요."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내게 권한 것은 책상 위였다.
나는 책상 위에 앉았고 그들은 나를 둥글게 에워싸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로지 사람의 목소리와 빗소리가 화음을 맞춰 온몸을 감싸는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그들의 노래를 꽤 오래 이어졌다. 다음, 다음, 다음...다음곡까지..
당신이라면 이런 경험, 어떨까?
그렇다.
'기필코 꼭 반드시,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면에 실어야지.'
마침 사진작가도 대동하고 갔으니 지면에 실릴 기사와 사진은 충분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대에 부딪혔다. 담당 기자님이 반대하고 못 실어주겠다는 것이었다. 아니, 내가 요 앞에 쓴 동네 고양이 얘기도 실어주시면서 왜왜??? 여하튼 납득이 될만한 이유도,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도 없이 그냥 안된다였다. 아니아니, 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듣고 왔다고. 아니, 이러시면 안된다고!
너무 많이 기대했고 그 주도 그 다음주도 끝없이 설득을 했기에 그들에게 "미안해요. 안 실려요."라고 말할 타이밍마저 놓쳤다. 핑계지, 그냥 그걸 전할 용기가 없었던 거다. 비겁하게. 나는 한동안 진주도 피했다.
군대도 다녀온 예비역들이었고 졸업도 코앞에 둬서 장애물도 없었고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만큼 실력을 겸비한 그들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곧 그들은 정식으로 데뷔했고 승승장구하기 온라인 카지노 게임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내내 담당 기자님에게 핀잔을 줬고 볼멘 소릴했다.
"거 봐요. 지면에 실어줬으면 좋았잖아요. 이게 뭐예요. 기사거리가 충분히 되는 얘기였는데. 대홍 오빠 사진도 있었는데."
두고두고 아쉬워만 하다 뒤늦게 생각이 났다.
'아, 사진!!'
대홍 오빠는G사 홍보팀에 들어갔고 그 때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았지만 이후 점점 잦아들다 뚝 끊겼다. 사진을 준다준다 미루더니 사진을 주기 싫어서 잠수를 탄 것도 아닐테고...
오래오래 속상한 기억.
그새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 예상치 못한 일이 순간순간 다가오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고 탁탁 털고 다시 각자의 꿈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러다 그들은 어느새 빛나는 별이 됐고 나는 어쩌다보니 정식으로 기자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전혀 다른 분야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잘 될 때마다 참 기분이 좋고, 다소 사그라들었다 느낄 때면 혼자 속이 상한다. 여전히 빚을 진 마음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응원하고 있다.
이렇게 그날의 기억은 내게만 아름답고, 안타까운 추억으로 남았다.
요즘 기분이 좋아 옛날옛적에 추억팔이하는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에세이가 아닌 옛날 이야기가 반응이 나쁘지만 않다면 내맘대로 다음엔 발칙한 이야기를 가지고 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