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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영 Apr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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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2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에 편지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출근도 하고, 책도 읽고, 아침 뉴스도 챙겨보면서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요. 최근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서 '21세기 최고의 책'을 선정하는 투표를 보았습니다. 괜히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여러분의 21세기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투표 현황을 보니 역시 한강 작가님 작품들이 압도적이고, 『사피엔스』, 『코스모스』, 『정의란 무엇인가』 등 21세기를 대표하는 책들이 순위권에 있더군요. 인생 책이 뭐가 있을까, 제 바로 옆에 있는 책장을 살펴봤습니다. 저는 특정 작가의 책이 아니면 읽어보고 좋아하는 책만 사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아끼는 책들은 늘 제 옆에 있습니다. 카지노 게임 추천하는 시집 몇 권이 보입니다. 애정하는 작가님의 소설도 몇 권 보이고요. 이게 뭐라고 오랜 시간 찬찬히 책을 쓰다듬어 봅니다. 북마크도 확인하면서요.


오랜 시간 고민 한 뒤에 제가 고른 책은 최지인 시인님의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입니다. 이 책은 21세기를 끝끝내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할 수 있거든요. 힘든 새벽에 참 많이 읽었던 글입니다. 부끄럽지만 많이 울기도 했어요. 이 시집은 말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는 일하고 사랑을 한다고요.



울었어? 울었지?

우리는 돈이 없고 돈이 없어서 슬프고 슬퍼서 좋아하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사라지고 있다 슬픈 얼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문제

위태롭고 오래 자는 사람

<예견된 일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린 어떻게 되는 걸까

돈 버는 것보다 가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었다 갓 서른을 넘겼을 뿐인데 다 늙어버린 것 같다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너는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을 향해 가라앉는

이것은 모두 이번 여름의 일

<이번 여름의 일



사는 게 참 지난합니다. 이건 청년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겁니다. 반복되는 혼란과 만연한 혐오가 무서워서,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직 모자란 내가 미워서, 수많은 이유로 가끔은 이 모든 것을 모른 척하고 놓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아직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증거일까요. 사실 어린 시절의 저는 제가 진짜 멋진 어른이 될 줄 알았거든요. 진짜 되고 싶기도 했고요. 카지노 게임 추천했던(아마 아직 카지노 게임 추천하는) 꿈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그때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나이를 훌쩍 넘은 것 같은데, 나 하나 책임지기도 벅찬 현실입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하면서요. 아직 제가 많이 미숙하고 모자란 탓이겠죠.



우리 죽지 말자 제발

살아 있자

(중략)

요새 애들은 뭔 할 말이 그리 많으냐, 자고로 시는 함축적이어야 한다 말한 교수에게

우리는 장황하게 말할 것이다 계속

여러 명의 목소리로 떠드는 걸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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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새벽이 무서워도, 엉엉 울어도, 다시 일어납니다. 속절없이 지나가는 시간, 자연스레 멀어지는 관계, 희미해지는 꿈같은 것들.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는. 그럼에도 흘러가는 모든 것.애쓰는 모든 사람들이 안쓰럽고 카지노 게임 추천스러워서 행복만을 바라게 됩니다. 어떻게 우리가 "일하고/일하고/카지노 게임 추천을 하고/끝끝내 살아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일요일 저녁입니다. 이번 주가 어떻게 흘러갔든 또 어떻게 한 주 버틴 우리에게 박수 쳐주자고요. 내일 또 출근(공부, 취준, 뭐든요) 해야 하니까요.한 주를 마무리하며 제가 사랑하는 책을 함께 읽었으면 좋겠는 마음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여러분의 인생 책도 소개해 주세요. 아, 그리고 오늘 밤 추천곡은 종현 님의 "내일쯤(Maybe tomorrow)"입니다. 우리 내일쯤 힘내요. 아니 모레 쫌이라도 좋아요. 제가 아주 멀리서, 여전히, 여기 서 있을게요.



박은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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