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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지민 Dec 29. 2024

한정된 시간 속, 사랑 무료 카지노 게임

눈물의 여왕, 국화꽃 향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눈물의 여왕, 국화꽃 향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파영화, 시한부영화의 뻔한 결말을 알면서도 찾아보게 되는 이유는 그 속에서 사람들이 큰 인류애를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힘으로 인해 굴복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연약한 인간들은 연대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애틋해진다.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도 있지만 주인공이 죽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경우, 동시에 남아 있는 사람의 입장에 공감하며 변하지 않은 사랑의 모습에 더 마음 아파한다.


예전에 나는 해피엔딩이 아닌 작품들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감상 후 과하게 몰입해 힘들어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시한부 작품들을 보면 눈물콧물 범벅으로 울곤 하지만 어느 순간, 이 작품들을 더 높게 평가하게 되었다. 신파영화처럼 우리의 인생은,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고,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도 않으며,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은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내가 인상 깊게 봤던 시한부 주제 드라마와 영화, '눈물의 여왕', '국화꽃 향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몇 가지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1. 병 앞에서 장사 없다


병 앞에서는 장사 없다는 게 맞는 말 같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해인은 재벌이지만 죽을병에 걸리고, 정란 선배는 의사이지만 자신의 절친을 살리지 못한다. 많은 걸 가진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 같아도 인간의 범위 밖의 일에선 모두가 평등하게 무너진다.


'눈물의 여왕'은 재벌 홍해인의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드라마가 '누구나 죽거나 아플 수 있고, 그 앞에서 약해진다'라는 당연한 이야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홍해인은 냉정하고, 강하며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독하게 일에 집중하지만 여느 사람처럼 죽기를 싫어하며, 무너지고,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한 백현우가 주는 관심에 힘을 얻는다.


'국화꽃 향기'에서 정란선배는 인하를 좋아하면서도 고백하지 못한 채 절친인 희재와 인하가 이어지는 것을 지켜본다. 그가 의사가 되었을 때는, 절친인 희재가 아프다는 것을 알지만 살리지 못무료 카지노 게임 오열하며 보내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


2. 우리는 생각보다 이성적이지 않다


'눈물의 여왕'에서 백현우는 홍해인과 쇼윈도 부부였다가 홍해인의 시한부 사실을 알고 좋아하는 척을 시작한다. 재벌 아내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함이었지만 정이 쌓이고, 아내가 죽기를 바라던 사람에서 살기를 바라게 된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이성적이고, 그는 '상속받을 계획'을 나름대로 세우며 이성적으로 작전을 개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 일에서 이성적이기는 쉽지 않으며, 감정을 속이기도 쉽지 않다. '기한'이란 장치는 사람의 감정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서로의 자존심을 생각무료 카지노 게임, 싸우기 전, 인간의 최하위 욕구인 생존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물들은 처음상태로 돌아가게 되고, 과거나 미래, 그리고 세속적인 조건을 따지지 않은 채 현 감정에 충실하게 된다.


"저는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고 말했는데 그녀는 어리석은 열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영원이라 말했는데 그녀는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흐른 7년의 시간입니다. 그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제게는 그녀만이 나의 무료 카지노 게임이라고 말입니다."-인하의 라디오 중


'국화꽃 향기'의 명대사로 꼽는 부분이다. 희재역의 배우가 예쁘셨고, 아무리 영화라고 하지만 어떻게 이런 대사가 나올 수 있는지 놀라웠다. 인하는 희재에게 차이고 7년이 지나서 다시 고백무료 카지노 게임 둘은 만나게 된다. 연인관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정말 이성적이지 않은 것 같다 'Give and Take'라는 말이 있고 오고 가는 것이 있어야 관계가 유지되지만 때론 우린 비이성적인 사고를 무료 카지노 게임, 그런 사고가 관계로 이어지기도 한다.


누군가를 인정무료 카지노 게임, 좋아하게 되고, 싫어하게 되고, 스쳐 엇갈리고, 그게 산다는 거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중'

사쿠라의 공병일기에 있었던 말이다. 삶에 막바지에 다다랐던 그녀이기에, 삶에 대해 성찰무료 카지노 게임,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를 좋아무료 카지노 게임 싫어하는 데엔 이유가 따르기도 하지만,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생명체이기에 살면서 이성적이지 않은 사고를 무료 카지노 게임 끌리고,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신파영화는 '삶과 죽음'이라는 테마를 우리에게 생각해보게 하며, 우리의 생각을 돌아보게 한다.


3. 기한이 있기에 가능한 무료 카지노 게임


'눈물의 여왕' 백현우와 홍해인은 시작이 영화 같은 만남이었기에,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잘 지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병이 계기가 되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들은 더 가까워진다. 홍해인은 기적적으로 살아나지만, 그들이 병이 아니었다면, 서로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사쿠라는 저돌적으로 다가간다. 사쿠라는 원래가 당차고 적극적인 여자아이이다. 그의 성격대로라면 남자아이가 다가오는 걸 기다리기보다 관심 있는 남자아이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그녀가 시한부가 아니었더라면, 하루키가 공병문고를 읽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무료 카지노 게임가 시작될 수 없었을 것이다.


사쿠라는 공병문고에 자신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써놓고 그 일들을 하루키와 하나씩 해나간다. 아무리 적극적인 여자아이라도, 기한이 짧지 않았더라면, 하루키와 둘만의 비밀을 공유하고, 여행을 갈 수 있었을까? 심지어 둘은 그전에 접점도 없었고, 공병일기 이후 누가 봐도 썸 타는 사이이지만 둘이 공식적으로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다.

하루키는 원체 소심한 아이였기에 아무리 귀여운 여자라도 그런 부탁을 한다면 미친 여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는 '미친' 부탁을 들어주었고, 그들은 추억을 하나씩 쌓았다.


'국화꽃 향기'에서 희재와 인하는 신혼이기에 관계에 문제가 없었을 수 있지만 시한부이기 때문에 상대의 좋은 점이 부각됐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좋아도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단점이 보이고, 싸우게 되기 마련인데 둘 사이엔 둘의 문제보다 외부의 장벽이 컸기에 그들 사이 관계는 오히려 더 깊어진다.


시한부영화에선 젊은 나이에 죽지만 우리는 결국 모두 죽는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이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결국 우리의 인생이 유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끝이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일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미뤄왔던 일들에 용기를 가지게 된다.


4. 인생은 예측되지 않는다.


'눈물의 여왕'에서 백현우는 홍해인이 재벌인지 몰랐으며, 둘은 서로의 삶에 어쩌다 들어와 연애를 하게 된다. 홍해인이 병에 걸리게 되는 것도, 그의 삶에 있어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들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다가오며 그 가운데서 얻고, 잃고 슬퍼하고 기뻐한다.


'국화꽃 향기'에서 희재는 처음에 밀어냈던 인하와 결혼하게 될 줄 몰랐을 것이며, 희재와 사귀기 전 자신의 약혼자와 부모님을 사고로 잃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대학생이었던 인하와 희재는 그들이 무슨 일을 무료 카지노 게임 살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주인공들의 죽음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사쿠라는 죽는다. 하지만 췌장암 때문이 아닌, 묻지 마 살인으로 죽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주인공이 죽어서 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인생의 예측불가능성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다. 주인공이 암으로 죽는 것도, 기적적으로 사는 게 아니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에 작가가 천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시한부인 나의 하루도, 그렇지 않은 너의 하루도 가치는 같다

사쿠라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하루키는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빠진다. 시한부도 예측하지 못하는 순간에 판별되지만, 일상의 모든 일들도 결국엔 예측하지 못하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5. 약해진 자들의 연대


재벌도, 의사도, 변호사도, 명랑한 아이도 죽음 앞에선 숙연해진다. 죽음을 앞둔 사람뿐 아니라 남겨진 사람에게 이별은 더 가혹하기에, 약해진 사람들은 서로 연대한다. 애정한 가치가 클수록 그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고 아픔은 크게 기억되지만 그만큼 소중한 기억이었기에


'눈물의 여왕'에서 홍해인과 백현우는 그렇게 증오하던 사이였는데 살기 위해, 살리기 위해 서로를 믿게 된다. 판매이익만 생각했던 홍해인은 인간적인 면모를 되찾고 사이가 틀어졌던 가족들과도 화해하고, 자신의 삶이 자신의 능력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이들의 도움으로 가능한 것임을 깨닫는다.


'국화꽃 향기'에서 인하는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희재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무료 카지노 게임, 그녀가 편히 세상을 뜰 수 있게 한다. 남겨질 정란선배와 인하는 서로를 위로무료 카지노 게임, 태어난 인하의 아이와 인하는 죽은 엄마를 기리며 서로를 의지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에서 하루키는 사쿠라 옆에 있어주며, 사쿠라가 떠나고 하루키는 사쿠라의 어머니, 그녀의 친구들과 그녀를 애도한다.


혼자 있으면 살아있다는 걸 알 수 없어 그런 거야.
남들과의 관계들이 내가 살아있다는 걸 증명해 주니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중'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그러기엔 너무 약하기에 우리가 연대한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신파영화의 특징들을 살펴보았다. 재밌게 봤던 영화와 드라마들을 정리하니 감회가 새롭다. '눈물의 여왕'은 시험 이후 몰아보기도 했고, 결말도 결국 해피엔딩이고 재미적인 요소가 강해서 웃으며 봤던 기억이 있다. 그렇지만 '국화꽃 향기'는 정말 뻔한 결말인 걸 알면서도 펑펑 울면서 봤고, 보고 난 후에도 가슴 한편이 저릿해져 왔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책과 영화 모두 봤는데 결말을 알고 봐도 인상적이었다. 세 작품 모두 추천하고, 단순 '로맨스'라는 장르를 넘어 생각해 볼 요소가 많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는 젊어 죽음이 먼 얘기라고 느껴지지만, 꼭 죽음이라는 테마 때문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 '인간 힘 너머의 무언가'라는 요소가 이런 작품들을 더 빛나게 하는 것 같다. 기한이 있는 사랑무료 카지노 게임는 왜인지 슬프지만 여운이 오래 남고 더 순수하고 아름답게 기억되는 듯하다.


세상은 예상치 못하는 순간들로 이루어지며, 뜻밖의 인연들과 상황들을 부딪히며 각각의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만들어나간다. 비록 인생에 있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계획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시도'는 할지라도 세상엔 내가 계획한 대로, 예상한 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들이 많다. 노력해도 이뤄지지 않는 일들도 있고, 나의 뜻 너머에 있는 일들도 많다. 뜻밖의 고통들은 우리를 힘들게 만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생기는 좋은 일들과, 고통을 이겨낸 순간들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나의 삶도 예측불가능한 순간들이 많겠지만 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때마다 순간순간을 진심으로 대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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