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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오 김 Sao Kim Apr 02. 2025

카지노 게임 City - This Isn't The End

눈물나는 카지노 게임 - 특이한 관계관형절 ‘띵낌문’



블로그에선 말한 적이 없지만 나는 Owl City의 카지노 게임를 좋아하는 편이다. Owl City가 2000년대 말~2010년대 초반에 냈던 카지노 게임는 거의 다 들어 본 것 같다.

중학생 시절 한동안은 학교에서 심심할 때마다 노트에다가 Owl City 카지노 게임 가사를 막 적어서 몇 곡 가사는 다 외우다시피 했다. 그만큼 많이 듣기도 했고... 덕분에 영어 공부도 좀 됐다.

나는 원래 가수나 배우 같은 사람들에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카지노 게임 City는 나에게 꽤 특별한 가수인 셈이다.

다만 ‘Owl City의 팬’을 자칭하기에는 여러모로 애정과 관심이 부족하다. Adam Young이란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그 사람에게 돈을 투자한 적도 없다. 그래서 그냥 ‘카지노 게임를 좋아하는 편’이란 애매한 표현을 쓰기로 했다.

그리고 사실 요새는 거의 안 듣고 지내서 최근에 나오는 카지노 게임는 전혀 모른다.

Owl City를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었고 무슨 카지노 게임를 들어 보았는지 막 적었다가, 장황하고 재미없길래 다 지운다.

오늘 이야기할 카지노 게임도 요즘 카지노 게임는 아니다.

카지노 게임 City의 2014년 노래 중에 This Isn't The End라는 노래가 있다.

잔잔한 멜로디와 상반되는, 다소 충격적인 가사로 시작하는 카지노 게임다.


An eight-year-old girl had a panic attack, ...


2014년 당시에는 아직 일종의 ‘팬심’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선율이나 분위기가 취향에 맞아서 정말 많이 들었다. 가사도 거의 다 외웠다.

카지노 게임의 내용은 어느 여덟 살 여자아이가 아빠의 권총자살로 인해 괴로워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여전히 인생은 힘들지만 일단 아빠를 용서하기로 하고 치유를 얻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사 전체를 봤을 때 혹시라도 이런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용서나 치유를 강요하는 뉘앙스는 아니고, 그냥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내용이다.)

약간 눈치없는 발언일 수 있는데, 사실 가사에 나오는 말은 그냥 ‘gunshot’이기 때문에 자살에 사용된 총이 권총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권총자살’은 꽤 자주 들리는 연어~합성어인 것 같은데 ‘총 자살’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오늘 우연히 이 카지노 게임가 생각나서 한번 들어 보려고 유튜브에 찾아 보았다.

영상 재생을 누르고 무심코 댓글란으로 눈을 옮겼다가, 아래 댓글을 보게 되었다.


카지노 게임


댓글에 따르면, 이 카지노 게임에 등장하는 8살 소녀가 실은 가수의 엄마이고, 그 소녀를 남겨두고 자살한 ‘아빠’가 실은 가수의 엄마의 아빠라고 한다.

(‘가수의 엄마의 아빠’라는 recursive한 표현을 대댓글들은 싫어하고 있다. ‘외할아버지’를 나타내려면 maternal grandfather라고 말하면 된다나 보다.)

가끔은 저런 데서 밑도 끝도 없는 가짜 뉴스가 퍼지기도 하니까 이런 댓글을 곧장 다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댓글에서도 구체적인 출처를 요구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로 사실이든 아니든, 일단 한번 그렇게 생각하고서 카지노 게임를 들으니 가사 한 마디 한 마디의 내용이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다. 영상 속 지직거리는 화질로 등장하는 아빠와 딸의 다정한 모습이 진짜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슬펐다.

솔직히 눈물이 고였다. 이 이야기가 정말로 실화라면, Adam Young은 어떤 마음으로 이 가사를 썼을지, 8살 소녀는 도대체 어떤 심정이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질리도록 많이 들어서 가사도 다 외운 카지노 게임인데, 나는 어느새 뜬금없이 혼자 눈물 참기 도전을 하고 있었다.

가사가 정말로 실화에 기반한 것인지 아닌지는 여전히 모른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니 같은 카지노 게임가 전혀 달리 들리더란 얘기다.

멜로디가 잔잔하고 좋으니까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들어 보시길. 일부 가사를 적어 본다.

...

She fought back the tears as they filled her eyes,

And wanted him back just to tell him goodbye.

...


Her dad was a good guy that everyone liked,

But nobody knew he was dying inside.

He promised his family he'd be alright,

and then with a gunshot he left them behind.

...

You fight to survive 'cuz you made it this far.

+ 영어를 알면 이런 카지노 게임의 가사를 곧바로 이해하고 눈물도 맺혀 보고 막 그럴 수 있으니 얼마나 근사한가! 역시 외국어 공부는 최고다.

* 내 취향은 고상하기보다는 유치한 편이라서 누군가에게 이 카지노 게임는 좀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다. 어쩌면 Owl City 카지노 게임가 전체적으로 좀 유치한 감성인 것 같다.



눈물나는 카지노 게임’라는 말의 문법적 구조를 잘 살펴 보면 재미있다.

‘눈물나는’은 관계절이자 관형절이고, 이 관계관형절이 ‘카지노 게임’라는 명사를 수식하고 있다.

그런데 ‘카지노 게임’는 관계관형절 ‘눈물나-’의 주어도 아니고 목적어도 아니다. 그렇다고 부사어라기에도 무슨 부사어인지 말하기 곤란하고 이상하다.

이런 건 영어 등의 언어에서는 못 만드는, 한국어나 일본어 등에서 특이하게 존재하는 관계절 구성이 아닌가 싶다.

비슷한 예로 ‘여행 가고 싶어지는 사진’ 등이 있으며,

이런 종류의 관계절을 카카오톡 언어학 오픈채팅방에서는 ‘띵낌문(TinhKim文)’이라고 부른다. 내가 톡방에 이 구문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꺼냈거나 자주 꺼냈거나 했기 때문에...ㅋㅋ

사실 제목에 넣은 부제는 이 정도의 의미밖에 없고 그냥 언어학 블로그인 척하려고 붙인 것이다. 끝.



++ ‘X 때문에’의 관계화(because of which)라고 생각하면 대충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짜증나는 [명사]’ 같은 건 꽤 범용적인 거 같다

+++ 언어학 방에선 '주제어의 관계화'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사진은 여행가고 싶다.’ ‘이 카지노 게임는 눈물 난다.’ 등이 괜찮다는

++++ 외대 채희락 교수님의 논문 <한국어에 과연 관계절이 존재 하는가: 분사절 분석에는

‘손 씻을 필요가 없는 음식으로 먹읍시다.’

라는 예문이 등장하는데,

‘눈물나는 카지노 게임’라든가 ‘여행가고싶은사진’하고는 유형이 좀 다르지만 특이한 관형절임에는 틀림없다

‘존재 하다’는 오타가 아니라 채희락 교수님의 이론에 따라 의도된 띄어쓰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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