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축제 중
칼 갈아 디립니다
칼 갈아 디립니다.
이세벽
지금은 축제가 한창
아파트 단지에 줄지어 세운
상인들 천막 한 귀퉁이
종이에 써서 붙인 글씨
칼 갈아 디립니다
어쩌다 작심하고 도마 꺼내
기대 부푼칼질 들어갔는데
사방으로 튀는 매운 말들
뭉툭뭉툭 잘려나가는 어색한 눈빛
서툴러도 조신하게다루면
금방입맞춤한 상차려주던
내 마음의 칼이었는데......
오랜 세월 쌓인 상처
곁조차 허락 않는 장벽 되었어도
칼날만 잘 갈아주면
그대 차가운 손끝이라도 내어줄것 같아
오래 써서 무뎌진 친절
함부로 쓰다 여기저기 부러뜨린 웃음
처박아만 두어 녹슬어버린 애정
언제부턴가 흉기 되어버린
내 마음의칼 칼 칼
낡은 신문지에 돌돌 말아
칼갈이 아저씨 손에 맡겨볼까
지금은 축제가 한창
율리(GPT) 그린 그림 가운데 두어장 더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