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도 전략적으로 관리하라
연애를 잘하는 사람은 돈을 잘 벌 수밖에 없다. 물론 예외는 있다. 연애를 능숙하게 해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경우는 존재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연애라는 무형의 게임에서 터득한 감정 운영법을 경제적 자산 운용에 제대로 응용하지 못했을 뿐이다. 감정과 돈은 결국 같은 논리로 움직인다. 감정은 공급해야 할 자원이지만 동시에 관리해야 할 자산이다. 돈도 마찬가지다. 착한 사람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감정을 공급하는 데 있어 아무 계산 없이, 아무 기준 없이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착한 사람 전략이란 무엇인가. 상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나의 자원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상대가 힘들어 보이면 위로하고, 필요해 보이면 도와주고, 부탁하기도 전에 배려하는 것. 듣기엔 아름답다. 그러나 이 방식은 연애 시장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공급이 과잉되면 가치는 하락한다. 언제든 얻을 수 있는 감정은 특별하지 않다. 희소성이 사라진 감정은 곧 디폴트가 된다. 사람은 공짜로 주어지는 것에 오래 감탄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고맙다고 하다가, 곧 당연시하고, 끝내는 그마저도 귀찮아한다.
경제도 같다. 돈이 어디서든 쉽게 벌린다면, 돈은 가치가 없다. 모든 기회를 잡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건지지 못한다. 성공하는 투자자는 언제나 공급을 조절한다. 가능한 모든 투자에 뛰어들지 않는다. 기다리고, 고르고, 집중한다. 좋은 기회가 아니면 참는다. 그리고 진짜 가치 있는 순간에만 자신의 자원을 투입한다. 연애도 같아야 한다. 감정은 전략적으로 제한 공급되어야 한다. 과잉 공급하면 매력은 급속히 소모된다.
연애의 '밀당'이란 바로 이 감정 관리의 경제학적 표현이다. 흔히 밀당을 유치한 행동으로 오해하지만, 실상은 감정 자산의 공급 시기와 강도를 조절하는 고도의 기술이다. 중요한 것은 밀당을 억지로 의식하며 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밀어야겠다, 당겨야겠다" 식으로 움직이는 순간 어색함이 드러나고, 시장은 이를 냉정하게 감지한다. 진짜 밀당은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디폴트 값으로,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작동해야 한다.
밀당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그건 당연하다. 어려운 일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필요한 건 '본능화'다. 어렵고 어색한 감정 조절을 무수히 반복하며, 스스로에게 고통을 허락하며, 실패와 민망함을 견디며 몸에 익히는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능숙한 사람은 없다. 누군가는 타고난 감각으로 쉽게 배우지만, 대부분은 의식적 훈련을 거쳐야 한다.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해, 감정 단가를 유지하기 위해, 자존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훈련해야 하는 영역이다.
희소성 관리는 연애든 경제든 필수다. 감정을 과잉 공급하면 나라는 존재는 금세 흔해진다. 상대방은 나를 특별하게 느끼지 않는다. 경제에서도 그렇다. 상품이 넘쳐나면 가격은 떨어진다. 돈이 시간과 에너지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감정도 시간과 에너지가 담긴 무형 자산이다. 이 자산을 아무 데나, 아무 기준 없이 퍼주면, 결국 내 감정 가치는 시장에서 헐값이 된다.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절대 모든 곳에 돈을 뿌리지 않는다. 기다린다. 고른다. 집중한다. 감정도 그렇게 써야 한다.
결국 착한 사람 전략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착한 사람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착한 행동을 전략 없이 남발하는 것이 문제다. 연애에서 필요한 것은, 착한 척하지 않는 착한 사람, 따뜻하되 자기를 희생시키지 않는 사람, 감정의 리스크를 인식하고 공급량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것은, 연애를 넘어 경제적 성공을 결정짓는 사고방식과 똑같다.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어느 정도의 감정을 주고 있는가? 상대는 나의 감정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이 관계에서 나는 감정의 공급자인가, 소비자인가? 그리고 나의 감정 자산은,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가, 아니면 감가상각되고 있는가?
연애를 잘한다는 것은 곧 감정이라는 무형 자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능력이다. 계산 없는 감정 낭비는 실패를 부르고, 희소성 없는 감정은 소모품이 된다. 리턴 없는 관계는 빠르게 손절해야 하며, 감정 단가 관리는 생존의 기본이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연애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며, 결국 삶 전체에서 자산을 증식시키는 기본 방식이다. 감정도 비용이다. 감정도 투자다. 그리고 부자가 되는 길은, 언제나 '희소한 것을, 필요한 곳에만, 전략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