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책들을 골라놓았는데 마음이 불편하다.
아내가 묻는다. “이 책들 다시 볼 거예요?”
어렵게 석사학위를 위해 공부하면서 보았던 책들이다. 30년이 되어가니 오래되기는 하였다. 그동안 여러 번 이사하면서도 항상 내가 챙기는 짐의 우선순위는 책이었다.
그 책을 다시 보기는 하였는가? 내용을 살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아내의 물음에 대답할 말이 없다. 지금까지 잘 보지도 않고, 앞으로도 내용을 보거나 참고할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도 그 책들은 많은 힘과 위로를 주었다. 당시에 평소 접하지 않았던 내용을 원서로 읽으면서 공부하려니 무척 힘들었었다. 더구나 처음 생긴 대학원 과정에 입학하였기에 위로 선배들이 없었다. 당연히 교수님의 가르침과 동료들과의 토의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엉덩이를 의자에 오래 붙이고 앉아 있다 보면, 책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도 어려운 과제를 해결했을 때 맞보았던 기쁨이 생각난다.
그래서 책을 보면서 그때를 돌아보며 어려움을 이겨냈던 과정을 돌이켜보게 되고, 현재를 이겨내는 힘을 얻었었다.
그랬던 책들을 이제 카지노 쿠폰하려고 한다. 그냥 폐지로 처리될 것이 뻔하지만 전문 수거자에게 의뢰하려고 선별작업을 하였다.
골랐다가 다시 책장에 꽂기를 여러 번 반복하였다. 어느 책이나 아쉽지 않은 책이 없지만, 이제는 새로운 책과 카지노 쿠폰들로 그 자리를 채우려고 한다.
인생 2막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시작한 일에 대한 호기심은 많았다.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강의를 듣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 카지노 쿠폰들과 강의를 들으면서 추천받는 책을 모아놓으니 상당한 분량이다. 새롭게 책장의 자리를 채게 될 것이다.
이것은 성격 때문인 것 같다. 교육과정이 끝나면 어떤 사람들은 배웠던 교재들을 깨끗하게 버린다. 대학입시가 끝나고 입학이 확정되면 고교 시절의 참고서들을 버리듯이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뒤로 어떤 쓰임이 있었던 적은 별로 없지만, 버리지 않고 간직하여 이삿짐 업체 직원의 원성을 사곤 하였다.
평소에는 많아 보이지 않아도 막상 이사할 때는 상당한 양과 무게를 지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가지고 다녔다. 그런데 하필 지금 그 아까운 책들과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책장을 채울 책과 카지노 쿠폰들은 자주 보게 될 것인가? 답은 거의 분명하다. 많이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카지노 쿠폰들이 필요했던 일을 다시 하게 될 가능성은 적고, 또 새로운 일과 거기에 따르는 책과 카지노 쿠폰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많이 버리라고 한다. 집의 개념이 옛 시골집처럼 물려줄 것이 아니고, 카지노 쿠폰들도 자식들에게는 소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활동할 수 있는 시간까지는 함께 하고 싶다.
그렇지 못해 떠나보내는 책에 미안하고, 카지노 쿠폰는 하지만 마음이 영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