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을 쓸 수 있으려나?
그동안 카지노 가입 쿠폰를 거의 잊고 지냈다. 마지막으로 본 것은 몇 년 전 남쪽나라 밤하늘에서 조금 흘린 우유 자국 같은 것을 어렵사리 찾았던 때다. 쏟아지는 별들 가운데 도도히 흐르던 모습은 어렸을 적 시골의 한여름 밤에 두 번인가 본 기억이 있다. 요즈음엔 만날 일이 없으므로 일상에서 떠오르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얼마 전 신문에서 그 세 글자가 눈에 띄었다.『오베라는 남자』의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이 한국을 방문하여감동받은 책을 언급한 기사에서. 10세 정도였을 때『카지노 가입 쿠폰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처음 읽었는데, 너무 웃겨서 울음이 나왔고, 그렇게 바보 같고 황당한 이야기가 어른들에 의해 출판된 것이 놀라웠다고 한다.
세상에, 그 책을 읽는다 읽는다 하고 몇십 년이 흘러 버렸다. 부랴부랴 사보았는데 역시 저자 더글라스 애덤스는 기발하고 유머가 풍부한 사람이다. 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 중에는 어렵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꽤 있다.
오히려 내게는 첫 부분의 <안내서에 대한 안내가 인상적이다.그가 대학 초년 시절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하나만을 들고 여행하다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길 잃은 에피소드.
완전히 길을 잃어서 걸음을 멈추고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 서로 간 하는 말을 이해해 보려고 속절없이 애쓰다가 나는 서서히 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인스브루크의 길거리에서 붙잡고 길을 물어볼 수 있었던 하고많은 사람들 중에 내가 고른 사람이 하필이면 영어도 못하고 프랑스어도 못하는 데다가 청각장애자였던 것이다. 몇 분 후 다른 길에서 다른 사람을 붙잡고 길을 물어봤는데, 그 사람 역시 알고 보니 청각장애자였다.
나는 코트를 단단히 여미고 갑작스러운 돌풍을 맞으며 비틀거리면서 길을 달려 내려갔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과 부딪혀 미안하다고 더듬더듬 말했는데 그 사람도 청각장애자여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늘이 갑자기 노래졌다. 도로가 기울어지며 빙빙 도는 것 같았다. 만일 그때 내가 옆 골목으로 홱 피해 들어가 ‘청각장애자 총회’가 열리고 있던 호텔 앞을 지나가지 않았더라면, 나는 완전히 미쳐버렸을 것이다. *
그는 들판에 누워 총총 뜬 별을 보며 누군가 ‘카지노 가입 쿠폰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쓴다면 맨 먼저 총알 같이 떠날 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그날 밤 애덤스와 카지노 가입 쿠폰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배고픈 채 잘 곳을 찾지 못하고 하늘만을 동그마니 바라보고 있는 어린 청년에게 뭔가를 선물했는지 모른다. 이 카피는 6년 동안 그의 무의식 속에서 꿀잠을 잔 후, 코믹 SF 이야기를 쓰면서 제목으로 부활했다.
흥미롭고 창의적인 이야기에 웃으며 갈채를 보내다가 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좀 경황없다 보니 옛적의 <카지노 가입 쿠폰철도 999가 그리웠다. 그 우주 풍경이 내 정서에는 더 와닿는다. 애니메이션의 모티브가 된 원작『카지노 가입 쿠폰 철도의 밤』을 읽어 보았다.
미야자와 겐지의 카지노 가입 쿠폰 여행 이야기는 짧지만 내게 주는 감동은 무궁하다. 이 나이에도 남십자성, 쌍둥이 별님의 궁전, 전갈의 불 이야기에, 차장이 감탄한 주인공 조반니의 차표에 마음 설렜다.
“오 세상에. 이건 굉장한 겁니다. 진짜 하늘나라에라도 갈 수 있는 차표라고요. 하늘나라뿐만이 아니지.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통행권입니다. 이 종이만 가지고 있으면 이렇게 불완전한 환상 제4차원의카지노 가입 쿠폰철도 같은 건 어디까지고 마음껏 타고 갈 수 있어요. 당신들은 대단한 분이었군요. "**
겐지는 시인이면서 동 식물을 연구하는 농학자여서, 카지노 가입 쿠폰 철도 차창 풍경으로 별자리뿐 아니라 식물의 향기, 다른 나라의 고원, 우아한 새 들도 등장한다. 그가 일하는 농촌에서는 날마다 시끌벅적한 밤하늘의 잔치가 벌어졌을 것이다.
두 사람의 거장을 낳은 카지노 가입 쿠폰! (물론 다른 허다한 시인들도 울렸지만)
천문학적으로는 태양계에서 관측되는 우리 은하 내부의 별 모음이라지만, 글쓰기를 시작한 내게는 새삼 문학적 영감을 흘러 보내는 신비한 젖줄기인 양 느껴진다.
어떻게 하면 카지노 가입 쿠폰 만날 수 있을까?미세먼지도 인공 불빛도 없는 곳으로 가야 할 텐데.
청명한 공기 속에 온통 새까만 밤을 만날 수 있다면. 반짝이는 별들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은빛 강을 찾아, 좀 더 가까이 좀 더 가까이서 하염없이 이야기를 나눈다면.
언젠가는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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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글러스 애덤스『카지노 가입 쿠폰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2 김선형 권진아 옮김, 책세상 2004
** 미야자와 겐지 『은하 철도의 밤』구사카 아키라 그림 정수윤 옮김, 주니어 김영사 2021
대문의 그림은 책 안의 삽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