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최준영 작곡 임기훈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키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WiDsQ442 DI? si=KbfzX1 ejNu2 fOUrc
말을 하지 그랬어
내가 싫어졌다고
눈치가 없는 난
늘 보채기만 했어
너를 욕하면서도
많이 그리울 거야
사랑이 전부인
나는 카지노 쿠폰이니까
- 키스의 <카지노 쿠폰이니까 가사 중 -
키스는 2001년 데뷔한 3인조 걸그룹입니다. 영어로 팀명이 'KISS'인데요. 'Korea International
Super Star'의 약자입니다. 가수 자두와 같은 소속사에 몸담고 있었다고 하네요. 미니(김민희), 지니(김지숙), 엄지(우금지)가 멤버입니다.
데뷔한 지 5개월 만에 해체된 불운의 그룹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유일하게 활동을 한 곡이 되어버렸죠. 확실한 원 히트 언더 가수가 되었답니다. 하지만 이 한곡의 위력은 적지 않았죠. 2006년 솔지 씨를 비롯해서 홍콩과 브라질에도 리메이크를 한 바 있다고 하네요.
1집 후속곡으로 준비하던 노래인 <전화 받어라는 노래는 댄스곡이었습니다. 가사가 너무 직설적이어서 방송금지를 당한지라 케이블 TV에서 딱 한 번 무대에 오른 게 다라고 하네요. 이 노래는 이후에 개사를 거쳐 가수 미나 씨가 2002년 리메이크 곡으로 선보이게 되죠.
세 사람은 팀 해체 후 각기 다른 인생 경로를 갑니다. 미니는 보컬 트레이너로, 엄지는 뮤지컬 배우로, 지니는 미국에서 식당 매니저가 되었다고 하네요. 2016년 <슈가맨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해체 이유를 밝혔는데, '연예 금지 조항' 때문이었다고 하네요. 당시 미니가 남자친구 있었다나 뭐라나. 하하하. 그런 구시대적인 계약 조건으로 좋은 걸그룹의 생명이 이리도 빨리 끝나다니 안타깝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카지노 쿠폰이니까'입니다. 이미자 씨의 노래 '카지노 쿠폰의 일생'이라는 노래의 2000년대 버전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전반적으로 사랑에서 남자가 카지노 쿠폰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거든요. 화자에만 국한된 이야기였겠죠?
'도대체 알 수가 없어/ 남자들의 마음/ 원할 땐 언제고/ 다 주니 이젠 떠난대/ 이런 적 처음이라고/ 너는 특별하다는/ 그 말을 믿었어/ 내겐 행복이었어'가 첫 가사입니다. 화자는 카지노 쿠폰입니다. 남자에게 사기라도 당한 느낌이죠? 마음을 얻기 전의 모습과 마음을 얻은 후의 모습이 너무도 다른 남자를 저격하고 있습니다.
2절을 볼까요. '모든 걸 쉽게 다 주면/ 금방 싫증 내는 게/ 남자라 들었어/ 틀린 말 같진 않아/ 다시는 속지 않으리/ 마음먹어보지만/ 또다시 사랑에/ 무너지는 게 카지노 쿠폰야' 부분입니다. 남자의 정복욕과 그 속성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 것이 아닐 때와 내 것일 때가 다른 측면이 없진 않죠. 화장실 가기 전과 다녀온 후가 다른 건 남녀 모두 매한가지지만 그런 경향은 제 경험상 남자에게 조금 더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걸 알면서도 속는 걸 카지노 쿠폰의 속성이라 말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카지노 쿠폰는 관대한 걸까요? 사랑에 약한 것일까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말을 하지 그랬어/ 내가 싫어졌다고/ 눈치가 없는 난/ 늘 보채기만 했어/ 너를 욕하면서도/ 많이 그리울 거야/ 사랑이 전부 인/ 나는 카지노 쿠폰이니까' 부분입니다. 말을 하지 않는 남자가 문제일까요? 눈치를 못 챈 카지노 쿠폰를 탓해야 할까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기에 상대를 욕하면서도 그리워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데 이걸 카지노 쿠폰만의 속성이라고 한 건 좀 아닌 듯요. 하하하.
내레이션 부분을 보죠. '오늘 우린 헤어졌어/ 부디 행복하라고/ 너보다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고/ 너도 다른 남자랑 똑같애/ 날 사랑한다 말할 땐 언제고/ 솔직히 나, 니가 잘되는 거 싫어/ 나보다 예쁜 카지노 쿠폰 만나/ 행복하게 잘 살면 어떻게 해?/ 그러다 날 정말 잊어버리면 어떻게 해?/ 난 이렇게 힘든데/ 힘들어 죽겠는데/ 아직도 널 너무 사랑하는데' 부분입니다. 이러다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진 않을까 두렵습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카지노 쿠폰의 착한 본능을/ 이용하지는 말아 줘/ 한 카지노 쿠폰로 태어나/ 사랑받고 사는 게/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줄 몰랐어' 부분입니다. 카지노 쿠폰의 사랑을 너무도 미화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게 되는데요. 카지노 쿠폰도 사랑을 받는 게 아니라 해야 하는 시대니까요. 2000년도에 왜 이런 가사를 작사가가 썼는지 사뭇 궁금할 따름이네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원할 땐 언제고/ 다 주니 이젠 떠난대'와 '사랑을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카지노 쿠폰의 착한 본능을/ 이용하지는 말아 줘'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자와 카지노 쿠폰의 사랑을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일반적이라기보다는 화자가 느끼는 감상평이겠죠.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남자분이라면 정복욕에 동의하시나요? 카지노 쿠폰분이라면 사랑에 올인하는 본능에 동의하시나요? 아마도 반은 맞고 반은 틀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는데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예전에 제가 <사냥하는 남자 채집하는 카지노 쿠폰라는 책 소개해 드린 거 기억나시나요. 남자가 흔히 정복욕이 있다고 말하는이유는 이런 점과 무관해 보지 않습니다. 사냥을 나가서 맨날 사슴만 잡다가 어느 날 쉽게 잡히지 않는 동물을 본다면 그걸 잡아서 가족에게 가져갈 생각에 사냥 욕구가 솟구칠 겁니다. 만약 그 동물을 잡았는데도 만족하지 않고 더 크고 맛있는 고기를 잡으러 갈 확률은 아주 낮죠. 예전엔 냉장고가 없어서 잡은 동물을 가지고 얼른 집에 와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사냥 욕구는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식욕이 대표적입니다. 배가 고플 때는 배고픔을 해소할 무언가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배가 부른 상태가 되면 웬만한 음식에는 손도 안 되는 식이죠. 일정한 욕구가 채워지면 역으로 욕구가 감퇴되는건 인간 본연의 모습이라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아마도 남자보다 카지노 쿠폰가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느끼는 것은 태어나면서 생긴 유전자적인 요인보다는 사회적인 맥락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남자들에게 유독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맞고 오기보다는 패고 오는 걸 지향하는 부모들의 입장 뭐 이런 것들에 의한 후천적인 학습 효과가 아닐까요?
이번엔 가사에서 제시된 카지노 쿠폰의 속성에 대해 살펴보죠. 사랑을 위해서 뭐든 할 수 있다는 속성은 어디서 유래된 것일까요?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속담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남자들은 허세를 부리고 카지노 쿠폰들은 내숭을 떤다는 표현에서 보듯 같은 마음이지만 오픈의 관점에서 보면 남자보다는 카지노 쿠폰의 행위가 더 과감하게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랑을 선택해서 집을 나오는 경우 남자보다는 카지노 쿠폰의 선택이 더 대단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요?
가사에서는 이걸 '카지노 쿠폰의 착한 본능'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전 카지노 쿠폰분들이 사랑을 위해 무슨 일을 한다고 해도 그게 착해 보이진 않습니다. 하하하. 대담하거나 용감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랑에 목을 매는 건 카지노 쿠폰들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죠. 사랑하는 이를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놓는 지에 대한 생각의 차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 같습니다.
이 노래의 내레이션을 보면 화자에게 오늘은 이별의 날입니다. 누군가와 이별하는 날에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동안 쏟아부은 게 얼만데 너무도 냉정하게 떠나는 상대를 보면 억장이 무너지죠. 속마음은 무너져 내리고 있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 '잘 살아야 해, 행복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은 적 여러분들도 있으시죠? 네. 저도 있습니다.
이별은 모든 것을 '0'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동안 두 사람이 얼마큼 아름다웠고 사랑했는지와 상관없이 말이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상대를 배려했던 사람의 입장이 되면 '0'으로 회귀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상대가 '0'이 되는 일이 어렵지 않아 보이면 자신을 사랑한 것 같지 않아서 화가 치밀죠. 더 사랑한 나만 바보 같은 짓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드니까요.
이 문제는 남자와 카지노 쿠폰로 구분되는 성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가 크죠. 아마도 노래 속 화자는 남자의 사랑이 식는 줄을 제대로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말을 하지 그랬냐고 원성을 자아내죠. 만약 화자가 이별의 싸한 느낌을 미리 감지하고 마음에 단속을 쳤다라면 어땠을까요. 지금보다는 이별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랐겠죠?
남자들 다 그래, 카지노 쿠폰들 다 그래 이렇게 말하면 어떤 상황을 이해하기가 참 쉽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카지노 쿠폰의 속성을 가진 남자도 남자의 속성을 가진 카지노 쿠폰도 존재하죠. 사랑은 두 사람만의 특수한 관계이니까요.남자와 카지노 쿠폰라는 프레임으로만 보면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남자와 카지노 쿠폰 프레임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더 옳은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남자이니까라는 노래로 개사라도 해서 불러보고 싶네요. 하하하. 카지노 쿠폰분들은 남자분들이 원하는 걸 다 주지 마시고, 사랑을 위해서 뭐든 다 하지 말아 주세요. 남자분들도 카지노 쿠폰분들의 그런 착한 마음을 이용하지 말아 주시고요. 그래야 평화로울 듯합니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이혼보험이라는 드라마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이혼을 보험상품한다는 내용인데요. 여러분들은 이런 류의 보험이 있으시면 들어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혹여라도 이혼했을 때 가입 조건에 따라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죠. 죽을 생각으로 생명보험 드는 게 아니듯 이혼할 생각으로 이 보험을 드는 게 아니라 미래의 위험을 분산시킬 목적인데요. 진짜 현실에 나온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심히 궁금해지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