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울새 May 06. 2025

잣버터 카지노 쿠폰

가격을 잊게 만드는 고소함

우리 집 냉동실에는 잣이 한 봉투 고스란히 남아 있다. 얼마 전 약식을 만들 때 사용하고 남은 잣인데, 어릴 땐 이따금 냉동실에 들어있던 잣을 생각 없이 주워 먹곤 했지만, 직접 구매하며 가격을 보고 나니 맨입에 털어먹긴 좀 그랬다.


물론, 잣이 비싸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나 비싼지는 정확히 몰랐는데, 직접 잣을 구매 해 보니 견과류 중 나름 고가인 마카다미아에 비해서도 월등히 비쌌고, 심지어 요즘 가격이 부쩍 오른 초콜릿에 비해서도 몇 배는 비싸단 걸 알게 됐다. 수입산 잣도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지만, 국내산 잣은 그보다도 2배 정도는 비싸서 흠칫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적당히 괜찮은 가격대의 국내산 제품을 찾게 돼서 구매했지만, 막상 잣을 쓸 때면 이런 곳에 잣을 써도 되나 싶어서 선뜻 손이 가진 않았다.


사실 잣이 비싼 이유에 대해선 충분히 납득하고 있다. 예전에 ‘극한 직업’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잣을 따는 일에 대해 본 적이 있었는데, 프로그램 이름이 ‘극한 직업’인 만큼 잣을 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많은 위험이 따랐다. 잣나무는 보통 30미터 이상 자라는데, 잣송이는 나무 꼭대기에만 맺히는 데다 기계로 수확이 불가능해서 별다른 안전 장비 없이 승주기라는 보조 신발만 신고 사람이 직접 기어 올라가야 했다. 게다가 모든 나무를 하나하나 올라가긴 힘들기 때문에 10미터 남짓한 긴 장대를 들고 올라가서 주변 잣나무들을 치거나 흔들어서 잣을 떨어뜨려야 했는데, 잣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다른 나무의 잣송이를 터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아래로 떨어진 잣송이도 사람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주워 담아야 했기 때문에 잣 따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가격을 떠나서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하는 묘한 죄책감이 들곤 했다.


그래도 기왕 잣을 구매 했는데, 기약 없이 괜히 냉동실에 방치할 이유는 없어서 한동안 잣을 이용한 카지노 쿠폰을 고민하다가 결국 오롯이 잣만을 이용한 카지노 쿠폰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오늘은 잣버터 카지노 쿠폰을 만들어 보았다.


잣카지노 쿠폰는 잣을 곱게 간 페이스트를 말한다. 지방 함량이 높은 견과류는 곱게 갈면 지방이 배어 나오기 때문에 서양권에선 통틀어 ‘넛카지노 쿠폰’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땅콩카지노 쿠폰가 바로 대표적인 넛카지노 쿠폰라고 할 수 있다. 잣은 적당히 건조한 상태로 유통돼서 표면이 제법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막상 입안에 넣고 씹어보면 육질이 아주 부드럽게 뭉개진다는 걸 알 수 있다. 부드럽고 기름지기로 유명한 헤이즐넛과 마카다미아의 지방 함량이 60% 정도인데, 잣의 지방 함량은 65-70%에 육박한다고 하니 사실상 식물성 크림을 뭉쳐놓은 것과 같다. 덕분에 보통 땅콩이나 아몬드 같은 경우엔 가정용 블렌더를 이용하면 꽤 오랜 시간 분쇄를 해야 기름이 배어 나오는데, 잣을 갈아보면 구형 핸드블렌더로도 너무나 쉽게 크림처럼 갈려서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cg로 합성한 듯 이질감이 들 정도다. 가정에서 넛카지노 쿠폰로 만들기 가장 쉬운 견과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카지노 쿠폰 반죽에는 잣카지노 쿠폰를 가득 섞어주고 반죽 위에는 곱게 다진 잣을 수북하게 올렸다. 잣은 그냥 사용해도 되고 구워서 사용해도 되는데, 잣을 굽게 되면 가열된 지방에서 풍기는 고소한 향기가 짙어지지만, 수분이 날아가면서 한없이 부드럽던 잣의 식감이 조금 퍼석하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살짝만 굽는 것이 좋다. 카지노 쿠폰을 굽고 난 직후에는 잣카지노 쿠폰를 넣고 만든 글라쎄를 살짝 발라서 고소한 맛을 증폭시켰다.


카지노 쿠폰


완성된 카지노 쿠폰에선 정말 기분 좋은 고소한 향이 가득 풍겼다. 잣은 특유의 풍미가 강해서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론 그 맛도 없으면 너무 기름지기만 해서 되레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전반적인 맛이 상당히 부드럽고 기름져서 그야말로 둥그스름한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모난 곳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예의 바른 신사 같은 느낌이었다. 거기에 달콤한 맛이 자연스레 섞여 드니, 마치 콘프로스트를 한가득 말아먹고 난 우유에 남은 고소함과 달콤함을 한데 모아 정제해서 아주 고급스러운 풍미로 재탄생시킨 듯한 풍미가 입안 가득 몰아쳤다. 어머니께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고 적당히 부드럽게 씹히는 잣의 식감이나 고소함이 인상적이라며 견과류로 만든 카지노 쿠폰 중에 잣이 최고라는 찬사를 남겨주셨다.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럽긴 하지만, 아직 남은 잣이 꽤 많고 생각보다 잣의 풍미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잣을 이용한 카지노 쿠폰을 열심히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