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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Feb 15. 2025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투자 실패와 빚더미:나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자본주의 사는 우리에게 돈을 꼭 필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노력한다. 좋은 대학을 가야 더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배웠다. 어쩌면 그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해야 할까?




요즘은 우리가 말하는 일류대학을 나와도 밥벌이가 힘들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예전에 SKY만 나오면 장례가 보장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공부를 잘했다고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도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SKY를 졸업했다. 결혼 후, 함께 영어학원을 운영했지만, 경기가 어려워지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맡은 고등부가 무너지면서 학원을 접었다. 그렇게 우리의 삶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다 나에게 찾아온 유방암 손님 덕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몇 년간 아이들을 돌보게 되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끊임없이 ‘한 방’을 노렸다. 주식과 코인 등으로 많은 돈을 날리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생각에 나는 더 이상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투자할 돈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한 방을 노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결국 3년 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사기 코인 판에 2억을 투자했다. 절대 안 된다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모든 것이 휴지 조각이 되었다. 더 이상 나에게 말할 수 없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쿠팡 일을 시작했었다. 배달 일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용돈 벌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갑자기 트럭 일을 하겠다고 했다. 나는 말렸다. 위험하기도 했고 몸이 약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오래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내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그런 고된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이혼을 제안했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3년 후에 하자며, 힘든 트럭 일을 나갔다. 하루도 쉬지 않았고, 잠도 최소한만 자며 일했다. 집에 들어오면 씻지도 못한 채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하지만, 나에게 오는 수입은 전혀 없었다. 돈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더 이상 돈을 주지 않는다는 것, 아이들에게 용돈 주는 것, 자신의 보험료를 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병원에서 거의 사는 나는 공과금도 하나씩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부담하도록 했지만 점점 이해가 가지 않았다.

회사에서 월급도 받고 끝나면 추가로 하루에 2~3건은 더한다. 주말에도 이사 등 죽으라 일은 하는데, 여전히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돈에 쪼들렸다. 딸과 아들에게 “아빠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니?”라고 물어도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물어보면 웃기만 했다.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다. 일하고 돌아오면 피곤한 얼굴이 안쓰럽기만 했다. 한번은 미역국을 전기 레인지에 올려놓고 잠이 들었다. 새벽에 잠깐 일어났던 딸은 온 집안이 연기로 가득 찬 걸 보고 놀란 적이 몇 번 있었단다.


아무리 말해도 피곤을 이길 수 없었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잠이 들면 그만이었다. 아이들에겐 아빠 오면 화장실부터 모든 걸 양보해 주라고 했다. 일하는 데 불편함을 최대한 줄여주었다.




점점 나빠져 가는 내 몸은 간병인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남과 지내고 싶진 않았다. 많은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의식이 없는 상태나 식물인간이 되기 전까진 남에게 의존하고 싶진 않았다. 지금까진 대학생 어린 딸이 혼자 모든 걸 도맡아 했다.


지난 6개월간 죽음과 싸우는 엄마를 보며 딸도 함께 지쳐갔다. 10월의 무서운 통증 앞에서 딸은 모든 에너지를 다 빼앗긴 듯 예전의 밝은 모습이 사라져 갔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과 아들에게 나의 간병을 함께 해주길 요청했다.


철없는 아들은 걷지 못하는 내 모습을 이해하지 못했다. 움직일 때마다 잡아 달라고 하자,


“엄마! 우리 없을 땐 어떻게 지냈어?”라며 왜 엄살을 부리냐는 듯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나는 기가 막힌 웃음으로


“아들! 엄마 많이 안 좋아! 누나가 지난 6월부터 왜 계속 엄마와 병원에 있었을까? 엄마가 저번에 너와 아빠한테 내 집에서 나가라고 막 말을 했는지 모르겠니? 지금 엄마 곁엔 누군가 있어야 해! 누나 혼자로는 버거워.”라고 말하자, 딸은 철없는 동생 반응에 황당해했고, 아들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했다.


“엄마는 2주 남은 방학 동안은 아들이 엄마를 돌봐주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자, 아들은 더 이상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 딸은 아들을 병원으로 보냈다. 아들은 나에게 최선을 다해 불편함 없이 보살펴 주었다. 나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다시 한번 말했다.


“당신이 나를 간병해 주었으면 좋겠어. 우리 딸도 대학 생활을 즐겨야지. 아들도 고3이고.”


“나 보러 직장 그만두라고?”


“어. 내가 괜찮을 땐 가끔 일하고 그만두어야지. 400만 원 이상을 주고 간병인을 둘 순 없잖아. 아니면 당신이 지불하던가? 이젠 당신도 나에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 노릇을 한 번은 해야지. 아니면 이혼하든가? 없으면 기대하지 않겠지만, 있는데 남을 쓰고 싶진 않네?”




고민하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갑자기 큰 비밀을 털어놓았다. 몇 년 전, 내가 절대 하면 안 되다며 반대하는 코인 투자를 했다. 11명을 모아 15억을 투자했지만, 휴지 조각이 되었단다. 거기서 2억이 자신이 갚아야 할 빚으로 남았다고 했다.


지난 2년 반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 1억 2천 갚았고, 8천만 원이 남아있다고 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쩌면 20년간 살면서 내 말을 한 번도 들어주지 않을 수 있을까? 돈 한 푼도 없는 사람이 무슨 배짱으로 2억을 빚내 사기 코인에 투자했단 말인가?


주식 코인으로 그렇게 많은 돈을 날려도 막아주었더니 돈 무서운 줄 모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한심스러웠다. 아이들 돈까지 싹 다 날려 먹고도 모자라 가족 몰래 2억을 빚졌다니? 어떤 미친 카드사나 사람이 돈을 주었냐고 따지듯 묻자,


카드사는 지금도 몇천만 원은 빌려준단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에게 돈을 왜 빌려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옆에서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들은 누나에게 “큰일 났다!”라며 톡을 보냈다.


오랜만에 여행 중인 딸은 전화로 이야기를 들으며, 아무 말이 없었다. 앞으로 1년 반을 더 갚을 야 한다는 말에 가슴이 아팠다. ‘지금도 몸이 망가질 만큼 망가졌다. 더 이상 망가지면 우리 아이들은 누가 지키지?’


‘돈을 갚아주고 나에게 그 돈을 달라고 할까?’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내 돈은 갚지 않는다. 지금까지 갚는다고 가지고 간 돈을 준 적이 없다. 빚 갚고 돈이 생기면 또다시 한방을 꿈꿀 것이 뻔했다.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쓴다면 아깝지라도 않겠건만.




딸과 의논할 결과, 그냥 알아서 해결하도록 했다. 도움을 청하면 그때 도와주기로 했다. 이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그날 밤, 이 모든 걸 본 아들은


“엄마! 오래 살아! 절대로 죽지 마!”라며 철없던 아들이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나에게 애원했다.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엄마! 아프지 않게 아들딸이 엄마 잘 보호해 줄 거지?”


“알았어! 그러니깐 오래 살아야 해!”라는 아들이 다짐하듯 말에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복, 부모 복, 형제 복은 없어도 자식 복은 있구나! 정말 감사하다. 내 소중이들이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고 아껴주니!’


딸은 자주 나에게 말한다.


“엄마! 난 친구보다 엄마랑 있는 게 더 좋아. 그러니깐 오래 살면서 나랑 놀아줘. 알았쥐?”라며 나를 위로해 주고 사랑해 준다.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빈말이어도 감사하다.


아이들이 병원에 와서 지루하지 않도록 컴퓨터와 닌텐도를 사주었다. 힘든 병원 생활에 아들은 공부하면서 컴퓨터 게임을, 딸은 엄마 덕에 운동을 못 가니 대신 닌텐도로. 우리는 서로의 행복을 위해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다.


나는 여전히 아프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여전히 빚을 갚고 있지만, 내 곁에는 내가 살고 싶도록 해주는 두 아이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오늘도 좁은 병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살아간다.


202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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