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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경 Apr 01. 2025

병실 안에서 온라인 카지노 게임로 찾는 행복과 버리지 못하는 욕심


나를 보며 웃는다. ‘인간의 간사한 마음’이란 게 얼마나 우스운가? 코인과 주식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며 수도 없이 분노했던 나. 신기하게도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팔면 오르는 머피에 법칙이 항상 나를 따라 다렸다.

이것이 개미의 인생이란 걸 알면서도 나만은 피해가 길 원했다. 하지만, CCTV는 언제나 나만 지켜보는 듯한 기묘한 법칙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속에서 수익을 내기란 개미에겐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그걸 즐겼다.



지금은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지는 않는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할 금액은 정한만큼만 한다. 그래도 나에겐 여전히 큰돈이다.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고 나는 깨달았다. 돈은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이제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보다는 현금을 잘 들고 있다가, 내가 쓰고 싶을 때 쓰고,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다 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부리는 나를 보면 쓴웃음이 나온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점점 나빠져 가는 나의 건강 상태를 보며 마지막까지 대우를 받기 위해선 돈을 꼭 들고 있어야만 한다. 아이들이 오면 그들이 좋아온라인 카지노 게임 음식이나 물건을 마음껏 사주고 싶다.


병원 생활이 길어지면서 사적 만남은 점점 줄어들었다. 내가 먼저 연락해서 내 상태를 알리고 싶진 않다. 그래도 나를 보러 와 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따뜻한 밥이라도 대접하고 싶다.


이젠 나에겐 재테크로 돈을 버는 것보단 핸드폰 속 넉넉한 계좌와 바로 쓸 수 있는 현금만이 중요하다. 미래를 위해 좋은 집이나 건물을 사놓는 건 내게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이처럼 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내 마음속 이글거리는 욕망은 죽음 앞에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태반 백신 덕에 몸이 조금 편해지고, 아이들이 개학하면서 병실에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다행히 컴퓨터를 병실에 들이면서 테트리스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래도 항상 수입을 갈구하는 나는 다시 주식과 코인을 시작했다. 많은 돈이 물렸다. 개미는 물리면서 하나하나 해결해 가는 맛에 산다고 믿는 나는 -50%가 넘어도 팔지 않으면 언젠가 수익이 날 거라 믿는 어리석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자이다.


봄날의 3월 초, 주말의 병원은 더욱 조용하다. 다리가 불편한 나는 병원에만 있어야 했다. 병원 찜질방에도 아무도 없었다. 뜨끈한 찜질방에 누워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는 비트코인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밑에선 구경하고, 중간에서 1억을 비트코인과 바꾸었다. ‘딱 10%만 먹고 나오자!’라는 생각으로 샀지만, 언제나 그랬듯 사자마자 파란불이 들어왔다. 속으로 웃으면서 ‘역시 난 미친년이야! 가만히 찜질이나 하지!’


1% 떨어지면 일백만 원씩 마이너스 숫자가 찍혔다. 갈등이 생겼다. ‘일백만 원만 먹고 나올까? 아니면 물려도 10%까지 기다려볼까?’라며 주말의 시간을 여기에 집중했다. 시간도 잘 가고 뭔가 할 일이 생긴 것처럼 바쁘게 보냈다.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오가는 비트코인을 보며 “팔까 말까”를 딸에게 여러 번 물어봤다. 딸은 엄마 맘대로 하라고만 했다. 나는 천만 원이라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핸드폰을 덮고 고주파 치료를 했다.


땀이 범벅이 된 나는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소금을 뿌린 따뜻한 욕조 물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었다. 이때 핸드폰을 확인한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 좀 전까지 마이너스였던 비트코인이 플러스로 2%를 넘어가고 있었다.


‘내일이나 모레 10% 찍고 내려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들떴다. 어리석은 게 사람이라고 새로 산 잡코인들은 마이너스 30% 이상을 찍고 있는데도 당장 산 비트코인에 빨간불이 들어온 거에만 기분이 좋았다. 찬송가를 들으며 목욕을 마치고 나와 다시 핸드폰을 켰다.


“우와! 딸아! 어제 산 비트코인 수익이 700만 원을 넘어서고 있어. 팔아야 하나?”라며 흥분된 목소리로 기뻐 소리쳤다.


“정말! 팔아 엄마!”


“잠깐만 기다려봐! 계속 오르는데? 무슨 일이 생겼기에, 이 난리가 났을까? 두 시간 전에도 마이너스였는데?”라며 신이 나서 말했다. 그 순간, 수익은 9백을 넘기더니 천만 원을 찍었다.


“딸아! 1,000만 원이야! 어쩌지?”


“팔아 팔아 빨리! 망설이지 말고. 매도 버튼 눌러.”라며 나보다 더 흥분된 목소리로 누워있던 딸도 침대에서 일어났다.


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매도 버튼을 눌렀다. 역시나 내가 팔자, 어김없이 가격은 더 올라갔다. 그래도 우리는 1,000만 원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 새벽에 딸과 나의 웃음소리가 온 병실을 가득 메웠다.




다음 날 아침, 비트코인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새벽에 갑자기 왜 올랐는지 뉴스를 보았다. 트럼프가 에이다 등 몇몇 코인을 언급하며 시장이 흔들었던 거다. 그의 말 한마디가 전 세계를 움직인다는 건 알았지만, 그 덕을 볼 줄은 몰랐다.


나는 딸에게 금을 사 오라고 했다. 수익은 다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하면 물리기 마련이다. 금방에 예약을 마친 자, 딸은 신이 나서 종로로 향했다. 오랜만에 나도 가고 싶었지만, 종로까지 운전하고 가기엔 너무 먼 거리가 되어버렸다.

운전해서 잘 도착한 들 내려서 금방까지 걸어갈 수도 없다. 나에게 다시 예전과 같은 자유로운 날이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병원 안이 가장 안전하다. 딸이 사 온 금을 보며 웃음이 나왔다.


지금 주식과 코인의 마이너스가 얼만데 이걸로 기뻐하다니? 하지만 아직 팔지 않은 건 마이너스가 아니라 숫자에 불과하다며 나를 위로했다. 금을 보면서 이 금은 써보지도 못할 텐데 왜 이리 좋아온라인 카지노 게임 걸까?


언제든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내가 조금 살만하니깐 다시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낸다. 금이 아무리 많으면 뭐 하겠는가? 병원밖에 나가지도 못하는걸. 나는 정말 어리석고 바보 같다. 모든 인간이 나처럼 미련할까?


이곳에선 많은 돈도 필요 없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사는 거다. 아이들이 오면 가까운 식당에서 외식하고 쿠팡에서 필요한 걸 주문온라인 카지노 게임 게 전부이다.


가끔 나에게 잘해주는 병원 직원에게 치킨값 주고, 전 직원에게 피자 한 조각씩 베푸는 게 전부인 인생인데. 지금 매달 받는 보험료만으로도 쓰고 남을 텐데! 왜 아직도 현물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그득할까?


사놓은 주식과 코인이 오늘처럼 떨어지면 괜히 기분이 우울하다. 그러다 한 종목씩 올라서 팔 때는 혼자 흥분한다. 어리석은 내 모습에 웃음이 나오지만, 그래도 돈이 들어오면 온라인 카지노 게임한 걸 어찌하겠는가?




‘현재 나는 돈을 모을 때가 아니라 쓸 때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주식과 코인 창을 열며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다. ‘이렇게라도 오래만 살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심한 통증을 잊고 하루를 살았음에 감사한다.


나을 수 없는 병, 의학적으로 지금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나는 분명 병에서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확신하며 매 순간 감사 기도를 드린다.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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