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따끔거린다며 컨디션을 걱정하던 딸이 결국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쉰 목소리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고 콜록이는 딸의 기침소리만 집안을 흔들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에 알바를 자청했다며 자랑을 하던 딸이었다.
아르바이트비도 두배로 받게 되고 손님도 적어서 “완전 개꿀”이라며 좋아했지만 어느새 걱정으로 변했다.
딸 바보 남편은 대신 아르바이트비를 주겠다며 만류했지만 갑작스러운 일정변경이 난처한 모양인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다행히 약을 꼼꼼히 챙겨 먹고 마스크를 하고 크리스마스날 저녁알바를 위해 딸은 집을 나섰다.
무거운 책임감의 그림자가 딸의 등을 떠미는 듯 보였다.
그로부터 며칠 동안 딸은 침대와 한 몸이 되어갔다.
깊은 새벽에 컹컹 울리는 딸의 기침소리에 나의 모성애는 본능적으로반응했다.
워킹맘으로 애들을 키우던 긴장감이민감한 잠귀로변한 것같았다.
이제는 약을 먹여줄 나이는 지났고이런저런 잔소리만 거들뿐이었다.
“반팔 말고 긴팔 입고 자야 한다”
“수시로 따뜻한 보리차를 마셔야 한다”
“시간 맞춰 약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딸이 챙겨 온 약국의 처방약 외에 집에서는 엄마의 잔소리 처방전만추가되어버렸다.
아침이 되자 초췌한 얼굴로 딸이 주방으로 걸어 나왔다.
마침 보리차를 끓여서 보온병에 붓고 있던 터라 컵에 따라주며 마시라고 권했다.
“뜨거우니 조심해라”
“.....”
“앗 뜨거워”
비명소리와 함께 식탁에 뜨거운 물을 내뿜는 딸을 보며
“엄마가 뜨겁다고 했잖아!”라며 세심하지 못한 딸을 질책했다.
찡그린 딸은 휴지를 갖고 와서 식탁을 말없이 닦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순간, 아차 싶었다.
딸이 놀랬을 상황은 외면한 채 면박만 준 것 같아서 민망해한 딸만큼이나 나도 속이 상했다.
갱년기 탓으로 돌리기에는 나의 말투나 상황인식이 서툴렀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가까운 가족들에게는 쉽게 짜증 섞인 말과 불만이 여과 없이 입 밖으로 나오는 것은 조심해야 했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려고 노력하지만 말솜씨는 아쉽기만 했다.
나의 말고민은 늘 현재진행형이 되고 있었다.
언젠가 김창옥교수의 강연에서 나온 말처럼 나의 모국어가 예쁘지 않은 걸까?
어릴 적 폭풍 언어 성장기에 피부로 배우지 못한 엄마와의 모국어 결핍에 자꾸 미련을 두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주인공의 외모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에 민감하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공감과 배려가 녹아있는 세련된 대화를 듣다 보면 내 마음이 힐링이 되는 것 같았다.
‘유퀴즈온 더블록’의 유재석의 말투는 누구에게나 호감 받는 말기술을 보여준다.
멋진 외모를 소유한유재석은 아니지만 그의 매력을 완성하는 감동적인 말솜씨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무엇보다 경청을 잘하는 유재석의 태도가 진정성 있는 공감과 위로를 주는 것만 같았다.
또 한편으로 현역에 근무하고 있을 때는 펭수의 말투를 좋아했었다.
‘직장인 펭귄’이라는 설정으로 위로를 준 펭수의 매력에 푹 빠져서 이런저런 굿즈를 사 모으기도 했었다.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펭수에게서 소심한 직장인으로서의 대리만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어려운 상사 앞은 늘 불편했고 조용했던 나와는 반대로 자연스러운 유머와 예상치 못한 말들로 웃음을 주는 펭수에게 끌렸었다.
언젠가 유시민 작가의 '옳은 말을 필요할 때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해야 한다'는얘기도 울림으로 다가왔었다.
마지막에 친절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인간관계의 호감도가 좌우된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고 반성했었다.
누워있는 딸의 방을 노크하며 엄마가 놓친 카지노 게임 사이트한 말로 마음치유 주사를 놔줘야겠다.
새해가 얼마 남지 않은 연말에 기어코 다짐을 했다.
특히 가까운 가족에게카지노 게임 사이트 말하기에굵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