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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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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첫 주말 아침이다.
주방 창문 너머로 함박눈이 제법 밀도 있게 내리고 있었다.
창틀 위접시에 놓인 하트를 닮은 붉은 대봉 두 개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키친타월로대봉을 살살닦은후반으로 잘라가운데 노란 심지를 걷어냈다.
살짝 꼬집듯껍질을 들어 올렸더니붉은속살이쨈처럼 흘러내렸다.
시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부드럽고 달콤한 대봉디저트로외출체비를서둘렀다.
오늘은 파주 요양원에 계시는 시아버님께 새해 첫 면회를 가는 날이었다.
눈길 운전이 예상되면서 남편의 역할 분담을 요청했다.
“자기야! 차에 눈이 제법 쌓였겠는걸?
미리 차에 가서 눈도 치우고 시동을 걸고 있는 게 좋겠어”
바깥에 세워 둔 차가 저항 없이 맞고 있을 눈이 걱정돼서 남편을 호출했다.
그 사이 나는 아버님을 만나러 갈 때 꼭 챙겨가야 할 목록들을 체크했다.
방수 턱받이와 물티슈, 위생봉투는 아버님과 식당에 갈 때 필요한 카지노 게임 추천 장비들이다.
치매판정을 받으신 시아버님은 기존의 임플란트 치아도 모두 제거가 된 상태셨다.
몇 번의 수술이 있었지만재발하는 염증때문에 오래 고생도 하셨다.
무너진 잇몸으로 틀니조차 고정이 힘든 상황이라 점잖고우아한 식사는 아버님과 멀어졌다.
강변북로를 진입한 지 50여분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포근한 외관의 요양원 지붕과 발코니창, 아담한 잔디 위그네에도 넉넉한눈이 소복이 쌓여있었다.
입구에 마련된 외출신청서를 작성하자 요양보호사와 함께 아버님이 보행 보조기를 밀며 걸어 나오셨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자 안쓰럽게 기울어진 턱선사이로 작은 미소가 번지셨다.
점심식사 대접을 위해 전망 좋은 근처 식당에 차를 세웠다.
하얀 겨울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식당 유리창 너머를 아버님은 아련하게 바라보셨다.
“아이고야, 여기도 눈이 많이 내렸네
태백도 겨울엔 눈이 참 많이 내리지”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본가가 있던 강원도의 겨울을 회상하신 듯 보였다.
식사 전에 시아버님과 이런저런 대화를 시작했다.
“아버님, 요즘 지내시는 건 어떠세요?”
“나야 편하지 뭐, 자식들 다 잘 살고 무슨 걱정이 있겠냐”
돌아가신 새시어머니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여쭤 보기도 했다.
“새시어머님 성격때문에혹시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욕심이 조금 많긴 했지만 나쁜 사람은 아니야”
내가 지켜본 시아버님은 누구를 미워하시거나 사소한 일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없으신 분이셨다.
나의 세속적인 질문에도 아버님의 답변은 작은 울림이 되곤 했었다.
삶의 나침반이 긍정을 향해 있으면 어떠한 경우에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시골밥상 앞에서도 아버님의 행복에는 문제가 없으셨다.
느리고 서툰 식사 일지라도 불평 한마디 없이 앞에 놓인 부드러운 반찬 위주로 맛있게 드셨다.
집에서 준비해 온 대봉 디저트는바닥이 보이도록 깨끗이 비워주셨다.
필요한 거 없으시냐는 질문에 아버님은 빵과 술 한 병만 사 오라는 순진한 당부만 하는 분이셨다.
아버님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식당에서 반주로 주문했던 청주 한 병이 생각났다.
남은 반 병을 요양원에 갖고 가시겠다며 몰래넣어 달라던 당부를일부러 지켜드리지 못한 마음이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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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치열하게 살아온 친구들도 본인의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 세대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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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A는 매달 친정 부모님의 의료비와 늘어나는 간병비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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