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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맘 May 12. 2025

어느 먼 카지노 쿠폰에...

급하게 휴대폰을 찾았다.

갑자기 빨라진 남편의 손놀림을 동영상으로 남기려는 것이었다.

저녁 무렵딸이 보낸 카지노 쿠폰 선물이도착했고 남편이 언박싱하는 장면이었다.

남편은 호기심을 가득 담아 포장된 테이핑을 커팅했고 나는 서툰 내레이션을 시작했다.




“멀리 부산에서 우리 딸이 보내온 택배 상자입니다!

지금 아빠가 급하게 열고 있습니다.

자... 과연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와~~ 우!

엄마가 좋아하는 카지노 쿠폰 키링과 쿠키가 있었네요

예쁜 손편지도 함께 말이에요!”


거실 소파에서 하얀 메리야스를 입은 어설픈 옷차림의 남편과 각본 없는 셀프 촬영이었다.

몇 초 안 되는 동영상이었지만 오랜만에 몰입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복학해서 부산으로 내려간 딸아이가 엄마, 아빠를 위해 고민했을 선물은 그야말로 나에겐 취향저격이었다.


마음을 꾹꾹 눌러쓴 딸의 손 편지는 아빠의 마음을채우기에도 충분했다.

영특한 딸은 카지노 쿠폰 선물로 가성비고객만족까지 둘 다 잡았다.




곰돌이 인형만 보면 이유 없이 좋아죽겠는 엄마 마음을 알아주는 딸의 센스에 감동했다.

우리 집 진열장에 있는 곰돌이 인형들의 존재이유를 딸은 이해한 거였고 이렇게 선물로 증명해 보였다.

오십 중반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카지노 쿠폰 인형을 좋아하지만 티를 내는 건 어딘가 멋쩍었던 나였다.

카지노 쿠폰 모양의 굿즈를 보면 좋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혼자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다.

특별한 답은 아니지만 뭔지 모를 위로를 주어서 그냥 좋다.




약 20년 전쯤 제주도로 남편,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을 갔었을 때였다.

서귀포에 있는 테디베어박물관을 찾았을 때의 흥분과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하겠다.

신랑신부베어와 영화 속 한 장면을 패러디한 베어들까지 사람처럼 옷을 입혀 놓은 테디베어들의 귀여움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재미있는 스토리 구성과 인형들의 섬세한 표정, 앙증맞은 옷차림이 인상적이었다.

정작 어린 아들과 딸의 반응보다 내 눈이 더 반짝반짝 빛났던 관람 시간이었다.

그때 선물코너에서 우리 집으로 전입 온 테디베어들은 지금도 바라보면 흐뭇한 애착 인형들이다.

남편은 다 큰 어른이 무슨 곰인형에 그토록 집착하느냐며 놀렸지만 그건 남편 생각일 뿐이다.




그 후로는 어디서나 카지노 쿠폰 굿즈만 보면 순간적으로 힐링이 되곤 했다.

한 번은 남편과 서울근교의 등산을 하고 있을 때였다.

느려지는 발걸음을 생기 있게 잡아준 것도 눈앞의 카지노 쿠폰 굿즈였다.

앞서 걷는 어느 등산객 가방에 매달린 귀여운 곰돌이 키링에 대한 호기심이 에너지가 되었다.

알고 보니 국립공원공단 반달이 굿즈 키링이었다.

소유욕이 발동되면서 국립공원 안내소에 구입 문의를 한 적도 있었다.

퇴직 후 남편과 강원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속초 테디베어팜을 필수코스로 정하기도 했다.

케이크 진열장에서귀여운 곰돌이 케이크를 발견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하기도 하는 나였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헤아린딸을 생각하며 곰돌이 모양의 쿠키를 남편과 달달하게 음미했다.

귀여운 곰돌이 키링은 벌써 어울리는 짝꿍 가방을 찾아준 뒤였다.

딸의 손 편지는읽을수록 행복에너지가 충전되는 듯했다.

자존감 높은 딸아이는 어디에서나 관계의 긍정회로가 잘 작동되고 있는 것 같았다.

복수전공이 자기와 잘 맞아서 즐겁고 행복하다는 딸의 자랑도 안심 선물이 되어 주었다.


특히, 기숙사에서 조식 먹기 전에 엄마의 따끈따끈한 브런치글을 읽는다며

“이렇게라도 엄마의 그리움을 이겨내나 봄!” 사랑해♡라고 쓴 마지막 문장이 찡한 울림으로 남았다.




미래의 어느 먼 카지노 쿠폰 한 장면이 그려졌다.

곰돌이 인형을 특별히 좋아했던 엄마가 남긴 브런치북을 읽으며 그리움을 치유받을 딸과 아들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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