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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경 Jan 13. 2025

카지노 게임, 아버지 왔다

되를 말로 불리는 부자 이야기

카지노 게임


퐁 퐁 퐁 퐁 퐁

오! 이런 놀라운 기계를 보았나.

더 이상 귀를 막지 않았도 된다네.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척척 잘도 튀긴다.

어느 샤브집 뻥튀기 기계,

탐나는 도다!



마을 회관 앞이 떠들썩하다.

설레고 설레는 설맞이 하는 소리

뻥 뻥 뻥 뻥 뻥


'올 때가 되었는데'

설날을 보름쯤 앞두고부터 기다렸다.

부엉새 우는 추운 밤 지새울려니 자꾸 입이 궁금해.

감홍시, 고구마도 이야기도 동이 나.

고소한 강냉이 박상이 눈에 아른아른.

입에 살살 녹는 쌀 박상이 그리워.


"뻥튀기 왔시유, 뻥 튀기시유"

시큰둥한 아침,

산타할카지노 게임보다 더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카지노 게임, 아버지 왔다'

아랫마을 뻥 다 튀기고 우리 마을에 도착한 뻥튀기 아저씨, 소리 높여 양카지노 게임을 부른다.

동네 머슴카지노 게임, 아버지 부름에 밥숟가락을 내던지고 마을 회관으로냅다몰려왔다.

넉살 좋은 머슴카지노 게임, 일 년 만에 상봉한 양아버지께 문후를 드리고 찰싹 달라붙어 시중을 든다.


카지노 게임, 지는 뭐 하까요?

첫째는 뻥기계 돌리고

둘째와 셋째는 나무 자르고

넷째는 불 피우고

다섯째는 줄 세우고

여섯째는 음, 기다려봐라.

일곱째는 아직 안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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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이번에 쌀박상 많이 튀겨주면 안 돼?"

"옥수수는 깔끄럽고 껍질이 목구멍에 달라붙어 먹기 힘들단 말이야"

재잘재잘 신이 났다.

되로 가져가서 말로 불려 올 수 있는 찰옥수수, 떡국, 보리, 콩, 들깨, 쌀,........

어디 꼬불쳐놓은 쌈지 물건 다찾아내어 나무 한두 토막 챙겨 들고 줄을 섰다.


감투 쓴 머슴카지노 게임,

길어봤자 한 사흘 머물다 가는 카지노 게임랑 손발을 척척 맞춘다.

줄을 서시오, 줄을 서.

실근실근실근실근, 탁 탁 탁 탁 나무를 쪼개고

활활 활활 불을 지피고

빙글빙글 돌린다.

소죽 끓이던 천근만근 궁둥이가 얼마나 날쌘지!

카지노 게임가 내리시는 온갖가지 박상을 주섬주섬 집어 먹고 활개를 친다.



"뻥튀기 양반, 아들이 몇인고?

"앗따! 카지노 게임부자네"

"근데 카지노 게임들이 다 낯이 익다,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이노무손 여기서 뭐 하고 있노?"

"아침 먹다 나가서는 코빼기도 안 비추더니, 얼른 가서 소죽 끓여라"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껄껄껄"

손가락만 닮은 부자를 보고 오고 가는 말이 화기애애하다.


"모두 귀 막아라"

언제 터질지 몰라 아까부터 막고 있었던 귀, 더 세게 틀어막았다.

눈도 질끈 감았다.

"뻥"

하얀 김 자욱하더니

시커먼 철망에 고소한 향내 풍기는 함박꽃이 가득 피었다.

"이번엔 뭐야?"

'이팝꽃'

쪼르르 달려온 아이들 펼친 두 손에한 움큼씩 온정이 피어났다.

되를 갖고 말로 불리는 뻥튀기,

깊은 밤 심심풀이, 설날 강정이 될 박상,

한 됫박 곡물 가져와서 뻥 튀겨서 한 자루씩 둘려 메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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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뻥튀기 양반

얼룩무늬 딱딱한 내 마음 한 됫박 좀 튀겨주시오


백옥 같은 마음 한 말

나긋나긋한 마음 한 말

눈부신 천리향 마음 한 말로 불려 설맞이 하고 싶구려


나무는 얼마든지 가져오리다

잘 좀 튀겨주시오

부탁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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