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대로 늦바람이 무서웠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브런치마당에서 여러 연인 같고 친구 같고 선후배 같은 작가님들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안 좋은 일은 다 나만 겪는 일 같았고 위로와 기쁨과 공감의 연대는 특별한 글재주가 있는 몇몇 사람들만의 몫이라고 여겨왔습니다. 우연히 브런치마당에 첫 발을 들여놓을 때도 글로 마음과 일상을 나누며 함께 기쁨과 슬픔과 안타까움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연대하는 작가분들은 제게 넘사벽 같은 분들이셨습니다.
오로지 사모라는 한 길만 달려왔던 제게 여러 작가님들의 파노라마 같은 인생길에 겪은 수많은 이야기들은 많은 울림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평범하고 또 평범하지 않은, 깎다가 펼쳐놓은 신문지 밖으로 튕겨나간 손톱 같은 작은 날들이 모여 흘러간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사모라는 자리에서 소신껏 글 한 줄, 말 한마디 제대로 공개적으로 쓰거나 못하던 제가 브런치마당에서는 롯데리아를 빌려 소심한(?) 욕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세상에 네 상에…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글 잘 쓰는 많은 “글쟁이”들이 있었구나!’ 그러면서 나름 그 이유를 따져보기도 했답니다. 제가 좀 따지고 분석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러고는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봤습니다.
오래전 옛날부터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교육열 높았던 조상들의 덕분으로 자식들 세대에서 그 지난했던 삶의 나날들을 당당히 펼쳐 써내는 작가들이 탄생했다고. 아직 소설이나 시를 쓰기엔 용기도, 아는 것도 없지만 선배 작가님들의 글을 열심히 읽고 따라 써보다 보면 언젠가는 뭐라도 하나 내 이름 달고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요. 물려줄 재산은 없지만 딸에게 책 한 권쯤 남겨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기분이 날아갈 듯 좋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신세계를 경험했답니다! 작가님들이 어쩌면 다들 한결같이 다른 작가님들에게(제게도!) 정성과 진심이 담긴 댓글들을 나눠주시던지요! 환갑이 넘어 브런치 마을에 첫발을 딛고 모든 게 서툴고 엉성하던 제게 브런치 시스템? 에 대하여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주시고(ㅎㅎ가르쳐주시고!) 응원의 댓글을 써 주신 모든 작가님들께 깊이깊이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전통적으로 저희 성공회와 천주교회는 부활주일 전주를 고난주일로 지킵니다. 일 년 중에 목회자들이 가장 바쁜 한 주간을 지냅니다. 부활주일이 지나면 8월 말 무료 카지노 게임를 앞두고 짐정리 책정리 등등 할 일이 태산 같을 듯합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잠시 쉬었다가 무료 카지노 게임 후에 “짠~”하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눈이 바쁜 건 아닐 테니 작가님들 방엔 가끔씩 들러 발자국을 남기겠습니다! 그동안 작가님들의 글자국을 읽으며 행복했습니다!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