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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아 Mar 28. 2025

카지노 쿠폰에서 봄을 샀수다.

농수산물 카지노 쿠폰에서

지난주 화요일에는 함박눈이 내리더니 오늘 낮에는 기온이 23도까지 치솟았다. 꽃샘추위가 한두 번은 더 오겠지만 오늘 같은 날씨는 당장 '내일이 여름 시작입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느지막이 침대에서 나와 잔뜩 게으름을 피우며 소설책을 끼고 소파와 한 몸. 나른한 토요일 오후다. 조용하고 고요하다.


눈부신 봄햇살이 거실창을 뚫고 들어오니 점점 답답해진다. 햇살이 너무 좋은 탓이다. 오후 3시. 봄나들이 가기엔 늦은 시간이고 산책이라도 갈까 했더니 미세먼지가 '아주 나쁨'!읽던 책이나 마저 끝내자며살랑거리는 마음을 접어 버렸는데,


"구리 농수산물카지노 쿠폰갈래?"

남편이 갑자기 떠올랐다는 듯 묻는다.

들뜬 마음과는 달리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이거 마저 읽어야 되는데..."

꾸물거리는 나를 보더니 "과일 좀 사 와야겠다." 며 번개같이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고 한다.

혼자 보내기 뭐해서 어쩔 수 없이 벌떡 일어났다.

후딱 갔다 오려 했는데 왜 따라오냐고?

"좋으면서 왜 그래?" 능청스레 따라나선다.


카지노 쿠폰출처 - pixabay


카지노 쿠폰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차들이 꽤 많다. 주말이라 그런가 보다. 겨우 주차를 하고 과일과 야채 파는 건물 쪽을 향한다. 가게들이 양쪽으로 주욱 늘어서있는 긴 복도로 들어서면 고민이 많아진다. 사라고 권하는 상인을 지나치기도 미안하고, 얼만지 물어보고 안 사도 미안하고,나이가 50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그렇다.


우리는 상인들과 눈이 마주칠세라 진열해 놓은 과일들만 곁눈으로 보면서 빠른 걸음으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몇 번 와 본 경험상 입구 쪽 상가들보다 안쪽 가게들이 몇 천 원 저렴하게 판다는 것을 안다. 아무래도 입구 쪽 상점이 장사가 잘 되니까.




나는 과일을 좋아한다. 맛도 모양도 좋지만 요리하는 수고 없이 그저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씻고 까고 자르고그 정도 수고는 수고도 아니다. '삼시 세 끼 지지고 볶고 하지 않고 과일만 먹고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나는 아주 많이 자주자주 한다.


둘째가 좋아하는 수박이 벌써 나왔다. 가격이 무지막지해서 그냥 지나친다.겨울 동안 저장해 둔 주황색 단감과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한 노오란 참외가 나란히 누워 있다.


겨울 내내 금값이다가 이제 좀 가격이 떨어진 딸기 4팩과 건강을 위한 사과 한 상자를 사기로 했다. 저기 저 참외도 살까? 집에 망고도 있는데... 잠시 망설이고 있는데 사장님은 우리가 그냥 갈까 걱정이 되셨는지 5000원 더 깎아 주신단다. 결국 맛보라고 깎아 주시는 참외 한 바구니까지 사고 나서야 과일 쇼핑을 마쳤다.




차에 과일을 싣고 야채 파는 가게로 다시 되돌아갔다. 올봄엔 남편이 퇴근 길마다 사 오는 시금치, 달래, 냉이, 봄동 덕에 향긋한 봄식탁을 만끽했다. 환승하는 버스정류장 야채 가게에서 사 왔다길래 칭찬 한 번 했더니 2주 내내 사 온다.


질릴 정도로 먹었지만 이제 봄나물도 끝물이라니 안 살 수가 없다. 봄동이 1킬로에 3000원이다. 예쁘장한 가게 주인이 저울에 달더니 조금 부족하다며 검정 봉다리가 넘치도록 더 담아주신다. 감사합니다. 언니, 다음에 또 올게요. 호박, 콜라비, 브로콜리, 양배추도 함께 샀다. 양손에서 야채꾸러미들이 흔들흔들 어깨춤을 춘다.


마지막 코스, 차로 잠깐 이동해 수산물 코너로 건너왔다. 냉동실을 차지하고 있는 생선들이 있으니 신선한 거 보이면 한 가지만 사기로 약속한다. 싱싱한 해산물을 보면 정신 못 차릴 수도 있으니 미리 서로 다짐을 하는 것이다.


바닥에 좌판을 깐 노부부 상인이보인다. 그 앞에는 은빛 찬란한 병어가 가득 쌓여있다. 병어는 이쁜 생선이다. 살이 부드러워서 아이들 어릴 때 많이 구워 먹였다. 크기가 크진 않지만 너무 싱싱해 보여 물어봤더니 바구니 한 가득히 2만 원이란다. 너무 싸다. 양이 많아 반만 살 수 있냐고 했더니 그러라고 하신다. 다 사면 냉동실에 반 이상은 넣게 될 것이고 일단 들어가면 잘 안 먹게 되니까.그런데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때 연세가 90이 다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큰 조개 2 마리를 나에게 쑥 내미시며 가서 삶아 먹으라고 하신다. 그냥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싱싱하다시며. 많이 팔아드리지도 못했는데 불쑥 주시는 서비스에 어리둥절 몸 둘 바를 몰라하다가 감사의 인사를 하고 나왔다. 할아버지~ 다음에 꼭 여기 와서 살게요.




장을 보고 나오니 5시가 넘었다. 차트렁크에 신선한 먹거리를 가득 싣고 가는 기분은 코스트코나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기분이랑은 많이 다르다. 냉동식품도 없고 밀봉된 제조식품도 없다. 자연에서 난 것들만 있다. 카지노 쿠폰에 다녀오면 건강해지는 것 같다. 실제로 건강한 밥상이 차려지기도 하지만 카지노 쿠폰 상인들의 활기찬 모습에 마음으로 새로운 기운이 카지노 쿠폰오나 보다 싶다.

과하지 않은 흥정은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덤으로 한 개라도 더 주면 그게 뭐라고 그렇게 기분이 좋다. 공짜를 바라는 마음이랑은 다르다. 이번 봄에만난 상인들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친절하고 덤도 많이 주셨다. 요즘 장사가 잘 안 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나에게 덤은 정으로 느껴진다.


카지노 쿠폰출처 - pixabay


'힘들고 우울할 땐 카지노 쿠폰에 가라'는 말이 있다. 북적대는 카지노 쿠폰에 가면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팔닥대는 에너지와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 시들시들 지친 사람들에게 살아갈 기운을 내어줄지도 모른다.


봄 같지 않은 날이라 태양 아래 주차해 둔 차 안은 후덥지근하다.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차가 많지 않은 틈을 타 창문을 내려본다. 달리는 차 안으로 들어오는 봄바람이 달큼하면서도 시원하다.

이번 주말부터 서울 경기는 아침 기온이 영하라던데 이번 꽃샘추위가 지나고 나면 진짜 벚꽃이 피려나? 꽃 피기 전에 노부부 생선카지노 쿠폰와 야채카지노 쿠폰에 꼭 다시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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