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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치 아마토르 Apr 20. 2025

카지노 게임는 오지 않는다

그날만 기다리는 망부석

할 일은 많았고 시간은 늘 없었다. 오늘은 피곤해서, 내일은 더 정신없을 것 같아서. 그렇게 ‘나중에’, ‘언젠가’, ‘조금만 더 있다가’를 입에 달고 살았다.

이 말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지금의 불편함은 피하고 미래의 나에게 책임을 미루는 말이지만 “카지노 게임”는 무한정 유예를 허락하는 마법 같은 단어였다.

“좀 더 여유 있을 때 해야지.”
“이번엔 너무 촉박하니까 다음번에.”

그렇게 다음 기회를 외치며 또 미뤘다. 늘 그랬듯 여유는 오지 않았고 시간은 늘 부족했다.

내가 미룬 것은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내 가능성, 내 기회, 내 선택을 미루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 완벽하지 않은 시작이 싫어서, 실패가 두려워 ‘준비된 나’만을 기다리다 보니 정작 실행하는 나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한 번 카지노 게임기 시작하면 쓸데없이 근면해져서 곧 습관이 된다. 카지노 게임는 나를 합리화하는 말도 점점 늘어난다.

“지금 안 해도 큰일안 나.”
“내일도 늦지 않아.”
“다들 이렇게 살잖아.”


그러다 문득, 내 삶이 무기력과 자책의 덩어리가 되어 있는 걸 발견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지치고, 아무런 성과도 없다는 사실에 조급해진다. 괜히 미뤘다는 죄책감이 뇌리에서 떠나질 카지노 게임.

미루기는 시간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자존감의 문제다. 스스로와 한 약속을 계속 어기다 보면 나는 나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자신에 대한 확신이 무너진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없지?”
“난 왜 늘 시작을 못 할까?”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이며 마음의 빚을 쌓는다. 그리고 그 빚은 결국 후회라는 이름으로 되돌아온다. 후회 속에서 발견한 핑계를 벗겨내니 대부분의 일은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지금 바로 해도 괜찮은 일이었다.

작은 실행이 축적되면 다음번 찾아올 ‘언젠가’는 ‘지금 여기’로 바뀐다. 미루지 않는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하는 용기에서 비롯된다.

“언젠가”는 달력에 없다. 실제 존재하는 날은 “오늘”뿐이다.

미루고 있는 그 일이 어쩌면 내 삶의 전환점일지 모른다. 오늘 하지 않으면 그 전환점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불완전한 그대로 한 걸음을 내딛자.

우리가 미룬 시간 때문에 이미 많은 기회가 지나갔다. 이제는 놓치지 말자. ‘나중에’보다 강한 건 ‘지금’이란 용기다.



오늘도 溫데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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