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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민 Mar 12. 2025

선 오브 어 카지노 게임

에세이

카지노 게임

이번 한 달 동안 내가 가장 돈을 많이 쓴 곳이 어딘지 아는가? 바로 <카지노 게임플레이스다. 그리고 오늘부터 나는 이곳을 선 오브 어 카지노 게임이라고 부를 예정이다. 뭐 나도 이곳을 나름대로 꽤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 글을 쓰게 됐다. 일단, 카지노 게임은 나에게 감사패를 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이 가장 없는 시간에 와서 조용히 자리에 앉아 일을 본 뒤,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이 되면 자리를 내어주고 그곳을 떠난다. 또 나는 매일 베이커리와 커피를 함께 구매하는 알짜배기 고객이다. 이제 나는 이곳의 베이커리 대부분을 눈을 감고도 맞출 수 있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매번 같은 원두로 주문하는 나는 맛있게 커피를 내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베이커리 맛은 타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새라 나름 잘 먹어왔지만, 딱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다. 바로 ‘당근어쩌고 리코타 샌드위치’가 그 주인공이다. 항상 먹던 것들이 질릴 때면 새로운 것들에 도전해 보는 편인데, 그게 바로 그 샌드위치였다. 처음 당근어쩌고 리코타 샌드위치를 쇼케이스에서 마주쳤을 때에는 건강해 보이는 이름과 생김새에 혹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상당히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정보가 없는 음식은 잘 먹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인터넷에 검색해 보았다. 어떤 글에서 이 샌드위치를 먹고 맛있게 먹었다며, 다음에 카지노 게임에 가면 또 먹을 것이라고 쓴 글을 보았다. 정보를 확인한 뒤, 키오스크로 당근어쩌고 리코타 샌드위치를 클릭했다. 하지만 하필 그날은 물량이 부족하여 입고되지 않은 날이었고, 나는 먹을 수 없었다. 그때, 그만 포기했다면 아름다운 결말로 끝났겠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한 번의 좌절은 나를 더 강하게 자극시켰다.


며칠이 지나고, 결국 나는 당근어쩌고 리코타 카지노 게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을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하여, 맹렬하게 글을 쓰고 일을 처리했다. 마침내 오전 11시경 배꼽시계가 요란스럽게 울려대기 시작했고, 나는 하던 일들을 모두 멈추었다. 샌드위치 박스의 뚜껑을 열어 그 먹음직한 카지노 게임 손에 쥐었다. 말랑한 빵 사이에는 싱싱한 양상추와 치즈, 당근이 아주 정갈하게 담겨 있었다. 빵을 감싸고 있던 껍질을 벗겨낸 후에, 한 입 가득 입에 욱여넣었다. 폭신한 빵 다음에 아삭하고 씹히는 양상추와 당근, 시큼한 리코타 샐러드 맛을 음미하다 문득 불길한 그림자가 내 곁에 드리워진 것을 느꼈다. 사실 나는 당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이었다. 리코타 치즈보다 당근의 양은 두배나 많은, 한입 베어 물면 채 썬 당근이 우수수 떨어지는 양이었다. 당근의 식감은 아주 우적우적 씹히는 ‘생’ 당근이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다 먹긴 먹었다. 나는 음식을 귀하게 여기고, 돈을 아끼는 짠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후 샌드위치 쇼케이스 앞에 서면 있는 힘껏 그 샌드위치에 눈길을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오늘은 창가에 앉아 따듯하게 데운 플레인 베이글을 무화과 스프레드에 찍어먹고 있다. 이것을 아메리카노 세트로 주문하면 7,500원으로, ‘그’ 샌드위치 세트보다 무려 1,700원이 저렴하다. 그리고 맛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혹시 선 오브 어 카지노 게임에 들러 아메리카노와 베이커리를 세트로 먹어야 한다면 이 베이글과 스프레드를 추천합니다. 부디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예의 ‘그’ 샌드위치를 먹고 죽음을 먹는 자가 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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