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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책상에 앉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일을 쳐낸다.
그러나 언제나 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했던가.
출근 하려고 일어난 순간부터
집에서 발걸음을 떼는 순간까지가
누가 내 발에 20톤 컨테이너 고박끈을 묶어놓은 듯이
무겁고
버겁고
지겹다.
그나마 한줄기 빛은
요즘 개찰구 앞에서 만나서
서민은 빽다방이지 하면서
이놈의 회사 누가누가 먼저 뜨나
앞만 보고 버티자며 으쌰으쌰하는
나와 또 같은 처지의 두 막내들.
(둘은 95년생 동갑내기, 한명은 나보다 먼저 입사해서 선배지만 업무가 다르다)
독립투사만큼 비장하게 셋이 같이 사무실로 향할때가
제일 웃기면서 제일로 즐겁다.
지금도 기다리며 잠시 즐거운 건
일은 뭣같아도
여기 같이 버티며 견디는 사람들은
선하고 자유롭고 따뜻해서.
그래서 오늘도
이들과 같이 버티는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어서.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아낸다.
의지할 대상이 있다는 것.
그게 내가 다니는 회사의 가장 큰 복지라는 게
슬프지만 다행이라는 생각.
기다리는 시간을 채워가는 중.
익을지,
잃을지,
주식통장에 앞자리가 달라지면 바로 퇴사하기로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