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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F SAGE 정프세이지 Jan 30. 2025

무료 카지노 게임께 가는 길

여산성당과 무료 카지노 게임와의 대화

"막내야 언제 오냐?" 둘째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혼자 계신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언제 다녀갈 것인지 물었다.

"설날은 동서네가 와서 일요일에 미리 다녀오려고요."

"아, 그래. 우리도 일요일 아침에 내려가려고 한다. 시간 맞춰 엄마 산소 같이 가자."

"우리는 가다가 중간에 미사하고 가려고 해요. 출발하면서 서로 연락해요."

오빠랑 나는 이렇게 이야기해 놓고도 출발하기까지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 머릿속의 생각들로 인해 약속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만나러 가는 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하려고 하니 오빠랑 약속을 정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는 이미 계획이 잡혀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성지에 들려 미사 참석을 하고, 광주로 가서 함께 영광의 엄마 산소에 간다. 다녀온 후 점심을 같이 먹고 올라오는 길에 담양 천주교 공원묘지에 들려 시부모님께 성묘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남편은 오빠랑 통화해 보라며 몇 시까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미사 참석 먼저 한다고 했어요. 서울에서 8시쯤 출발한다고 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겠죠?"

"그거야 우리가 알 수 없지."

"미사 어디로 갈 거야?"

"10시 30분 이전에 도착하면 여산 하늘의 문 성당으로, 늦어지면 천호성지로 가요."

설 전 연휴가 길어서인지 생각보다 차량은 많았지만 밀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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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 하늘의 문 성당에서


여산 성지는 무진박해(1868년) 순교지였다. 『치명일기』에 기록된 순교자는 23명이고, 무명의 순교자가 많이 있었다. 여산, 고산, 금산, 진산 등지에서 잡혀온 이들이 많았고, 여산옥, 숲저이, 뒷말, 배다리, 장터, 가금 터, 백지사 터 등지에서 순교하였다. 여산 성지는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은 순교자들이 하늘나라로 들어간 '하늘의 문'이었다.<한국 천주교 성지 순례 중 발췌



하늘의 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궁금했다. 밖에서 보면 붉은색 벽돌 건물인 여산성당은 고딕 양식이다. 주차장 오른편에 순례자 쉼터 카페 앞에는 한복을 입은 모자상이 있다. 성당 앞에는 멀리서도 보이는 예수성심상이 오는 이들을 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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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중간 왼편으로 십자가의 길이 있다. 작은 잔디밭을 빙 둘러 선 십자가의 길 13처쯤에 작은 동굴 무덤이 있다. 머리가 2개로 갈라진 14처는 충격이었다. 십자가의 길 중에 독특한 점이 더 있다. 여산 성지의 불의 순교(숲정이 순교지)), 물의 순교(배다리 순교지)와 바람의 순교(백지사터)를 형상화한 것이었다. 성경에 나오는불, 물과 바람의 모습인 성령을 견 준 것이다.계단을 다 올라가면 양쪽에서 천사가 맞이했다. 마른 십자가상도 인상적이었다. 힘들어 보여 거들어 주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하늘의 문'을 통해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예수님상으로 된 성수대는 처음 보았다. 성당 앞에 있던 십자가의 길 중 10처옷 벗김 당하신 예수상과 같다. 제대도 눈에 익은 듯하면서도 낯설었다. 금박의 장식은 중국을 연상하게 했고, 앞 제대는 유럽 성당 내 존재하는 작은 경당을 연상시켰다.

1970년대 바티칸 제2차 공의회 전에는 트리엔트 제대라고 하여 지금과는 조금 다른 형식이었다. 사제가 그 제대를 향해서, 즉 신자와 사제가 한 방향을 바라보면서 미사를 진행했다. 신자들은 사제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1957년에 완성된 여산성당은 이 양식의 제대를 보존하고 있었다.

제대의 가장 위층에는 성부와 성령과 천사가 자리하고 있다. 두 번째 층은 여산성당의 주보이신 순교자의 모후상과 양쪽으로 베드로와 바오로가 있다. 순교의 모후 성모상은 포승줄에 묶여 끌려가면서도 하늘만을 쳐다보는 모습이 마치 순교자들을 보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층은 성모님의 칠고가 새겨져 있고 가장 아래층은 김대건 신부 유해와 예전에 사용했던 제대의 상석이 있었다.

파란 옷을 걸친 십자가상도 눈을 끌었다. 승천하신 예수님 상이다. 이 예수님도 말랐다. 십자가의 길은 외부에 있는 십자가의 길 조형물을 수묵화로 옮겨 놓았다. 수묵화로 표현된 예수의 고난은 무거웠다. 이 느낌을파스텔톤의 스테인드글라스가부드럽게 만들어 사람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듯했다.

신부님이 새로 부임해 떡을 나누어 주었다.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성지순례를 다니며 우리 부부는 가끔 떡을 받았다.

"우리 먹을 복이 있나 봐요."

성당을 나와 무릎 꿇고 성모께 기도하는 소녀상을지나 무명 순교자 기념관으로 갔다. 스탬프를 찍고 백지사터로 향했다. 성당에서 150미터 정도 걸으니 조선 시대 동헌과 백지사터가 있다. 백지사란 물에 젖은 백지를 한 겹 한 겹 붙여가며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말한다. 나도 모르게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어 크게 숨을 쉬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를 찾아뵙는 길

미사 후 뒤늦게 연락했더니 둘째 오빠네는 이미 영광이라고 했다. 계획을 바꿔 담양을 먼저, 다음으로 영광, 마지막으로무료 카지노 게임를 뵈러가기로 했다.

"오빠랑 만날 수 없으니 점심 먹고 담양 먼저 가요."

여산에서 담양까지 가면서 우리가 처음 가는 도로인지 등의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궁금한 것들은 남편에게 물었다.

"잘 모르는데."

"난 당신이 뭐든지 다 아는 줄 알았죠."

아마도 남편이 아는 것들을 알려주기좋아해서 습관처럼 묻는 것 같다.

담양에 들러 아버님과 어머님을 위해 연도를 하고 주변의 다른 성묘객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뭔가 했다는 뿌듯함을 가지고영광으로 향했다. 비가 오락가락했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날 보고 남편은 가보자고 했다. "산소 가까이 차를 가져갈 수 있으니 인사라도 드리자."

먹구름이 잔뜩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비가 멈췄다.

엄마의 납골함을 밖에 꺼내 놓고 조잘거렸다.

"엄마, 잘 있었어? 엄마의 웃는 모습이 좋아. 엄마, 비가 올 것 같으니 짧은 연도하고 갈게."

마음속으로 '엄마, 사위를 위해 기도 좀 해줘 엄마도 알지? 김서방에게 불편한 일이 좀 있는 거 말이야. 저 사람 편하게 좀 해줘 '라고 말했다.

"엄마, 안녕. 다음에 올게." 독백이지만 좋았다.

차에 오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고마운 엄마.



무료 카지노 게임와의 시간

엄마와 시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니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만나러 갔다. 가지고 간 선물을 드리고 가족들과 담소를 나누었다. 둘이 무료 카지노 게임 침대에 앉아 무료 카지노 게임 이야기를 들었다.

"셋째가 며칠 전에 왔다 가면서, 용돈을 주고 가더라."

셋째 오빠네가 상황이 예전보다 안 좋은지 용돈의 액수가 적었나 보다. 그게 속이 상해말씀을 계속 이어갔다.

"너희 올케가 고생이 많은 듯하다. 잘 될 때 준비를 좀 하지, 아니라고 생각하면 접고 다른 일을 하지, 아직은 일을 더 해야 하는데..."

안타까워 속내를 비추는 무료 카지노 게임.

"난 뭔가를 하려면 미리 준비해서 썼다."

그렇다. 박봉의 월급으로 4명을 다 대학까지 보냈고, 처남과 처제와조카들에게 때로 학비를 지원해 준걸로 알고 있다. 갑자기 보험 이야기를 했다.

"지금 한 달에 5만 원씩 넣고 있는데 내가 그것을 다 넣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빠에게 이야기해 놓을 테니 내가 다 못 넣으면 네가 넣어서 찾아 써라."

"그럴게요. 찾아서 셋째 오빠네 주면 되죠?" 가볍게 답을 했다.

연금 이야기도 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퇴직금을 반은 연금으로 받고 반은 일시불로 받았다. 일시불로 받았던 연금이 얼마가 남아있다고 알려주었다.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가 나보다 부자네."이상하다. 무료 카지노 게임랑 이런 대화를 주고받는 게 너무 낯설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노후 준비를 잘하셨구나.' 준비가 안 된 나의 노후와 비교해 보면서'무료 카지노 게임 말씀을 잘 들을걸' 하는 때늦은 후회를 했다.

지금까지 무료 카지노 게임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내가 이제 무료 카지노 게임의 대화 상대가 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가끔 전화하면 늘 비슷한 대화가 반복되었다.

"김 서방은 어떻게 지내냐? 아이들은 잘 지내고?"

"네, 잘 지내요. 식사는 하셨어요? 뭐 드셨어요?"

"먹었다. 둘째 오빠가 사다 놓은 거랑 요양보호사가 해준 거 먹었다. 넌 먹었냐?"

"네에, 전 아직요."

"맛있게 먹어라."

"네에, 무료 카지노 게임 또 전화할게요."

늘 비슷해 진정성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대화가 싫으면 전화하는 텀이 길어지거나, 죄송한 마음이 들면 횟수가 많아지기도 했다. 엄마라면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무료 카지노 게임도 이젠 죽음을 생각하고 있구나. 얼마 전부터 무료 카지노 게임를 위한 기도 내용은 '무료 카지노 게임 봉성체와 병자성사를 통해 하느님 나라로 가는 것'이었다.

가볍게 물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 봉성체 하시겠어요?"

"안 하련다."

"무료 카지노 게임, 왜요? 제가 성당에 신청할게요."

완강하게 거부했다. 당연히 하겠다고 하실 줄 알았던 난 적잖이 놀랐다.

"무료 카지노 게임, 지난번에 묵주기도책 샀잖아요? 어디 있어요?"

"모른다. 이제 기도 안 하련다."

"무료 카지노 게임, 손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셔야죠. 엄마가 안 계시니까."

손자들을 위한 기도도 안 하겠다고 해 더 놀라웠다. 손자들 사랑이 지극한 분이 거부하니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무료 카지노 게임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대건이가 전화를 했더라."

"언제요? 올해 들어서요?"

"한 달이 안 됐다. 그것도 2번이나 했더라."

"무슨 일로요?"

"직장 내 선배 이야기랑, 큰 며느리(대건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라. 불편함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묻더라."

놀라운 일이었다. '큰 조카가 전화를 했다고? 우리 무료 카지노 게임 괜찮은 할무료 카지노 게임인가? 무료 카지노 게임가 좋으셨겠구나.'난 무료 카지노 게임를 전혀 모르나 보다. 당연히 승낙할 거라고 생각한 일들을 다 거절하니. 이젠 통화할 때 가끔 부탁드려야겠다. 무료 카지노 게임 마음이 동할 때까지.


마지막 선물

거실에서 손자랑 놀고 있는데 무료 카지노 게임가 불러 다시 무료 카지노 게임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 위에 봉투 여러 개가 놓여있었다. 17개였다. 자식들을 위한 봉투와 손자, 증손자를 위한 봉투 색이 달랐다. 무료 카지노 게임에겐 내게 없는 세심함이 있네.

우리 가족 것을 챙겨주었다. 앞면에 각자 이름과 뒷면엔 무료 카지노 게임 이름과 '어머니' 또는 '할머니'라고 적혀있었다. 올해까지 엄마의 몫까지 넣어준 것이다. 작년과 글씨체가 차이가 났다. 힘이 없어 보여 속이 상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 난 용돈도 안 드리는데 세뱃돈도 주세요? 감사합니다."

하고 냉큼 받았다. 우리 부부보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부자니까라고 생각해 생신 때를 제외하고 작년부터 용돈을 드리지 않은 게 죄송스러웠다. 아직도 받기에 익숙한 막내딸이다.

후회하지 말고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뵙고, 한 번이라도 더 통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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