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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이언트마마 Dec 26. 2024

삶에 무료 카지노 게임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가장 도망치고 싶은 순간들

최현숙 작가는 젊은 시절 두 아이를 낳아 키웠고, 정당 활동을 했고, 현재는 혼자 지내고 있고, 요양보호사로서의 삶도 살았으며, 구술 작업자로서 글을 쓰는 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회활동가가 되어살아가고 있다. 참으로 다양한 경험을 해왔고, 다양한 경험들을 기록하며 67년을 살아온 그녀가 이번 책에서는 그녀의 삶의 순간에 대한 진솔한 생각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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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하나, 도둑질.

어린 시절 무료 카지노 게임는 위에 오빠가 있긴 했지만 동생들을 둔 장녀로 항상 집안일에 동원되었다. 장사를 하는 어머니 밑에서 일수 심부름을 하며, 학급에서 필요한 돈을 타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했다. 그렇게 시작된 무료 카지노 게임의 도둑질. 일수를 걷는 심부름을 하던 무료 카지노 게임는 어머니 모르게 돈을 삥땅(?) 쳤다. 그 이후 조금은 습관화된 도벽. 정말 그것이 필요해서 훔친 것이라기보다는 심리적 만족을 느끼기 위해서 습관처럼 해온 행동이었음을 한참 뒤에야깨닫게 되고, 무료 카지노 게임는 큰 대가를 치르고 나서야 훔치는 행위를 멈춘다.


고백 하나, 암내.

유전적으로 과한 호르몬 분비로 인해 냄새가 많이 나는 사람이 있다. 보통 '암내'라고 하는 그 체취는 무료 카지노 게임의 사춘기 시절 무료 카지노 게임의 성격과 행동을 바뀌게 요인이 된다. 유독 심한 암내를 가진 무료 카지노 게임는 수술을 하면 나아진다는 소리를 듣고부모에게 수술하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그들은 들어주지 않는다. 국민학생 때까지도 남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던 무료 카지노 게임는 심각한 '암내'때문에 중학생이 된 후로는 혼자 책 읽는 아이가 되었고, 그렇게 글을 탐독하다가 결국 글 쓰는 사람이 된다.


고백 하나, 아버지의 죽음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경멸스러웠던 대상 중 하나는 아버지였다고 한다. 딸을 명문가에 시집보내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의 바람과는 달리, 23세에 집을 떠나 가난한 남자를 만나고, 작은 집에 살며 아이를 낳는다. 그렇게 그녀는 가족을 완전히 등졌다. 평생 어머니가 장사로 집안식구들을 먹여 살렸는데,나이 들어 치매에 걸리고 부부가 함께 실버타운에 들어가게 되자 아버지는 그제야 어머니 보호자를 자처하며 남편 노릇하겠다고 했다. 어머니를 먼저 하늘로 보내고, 아흔넷이 되어서야 세상을 뜬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그녀는 영원할 것 같던 그에 무료 카지노 게임 증오와 미움이 무의미함을 깨닫는다.


작가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챕터에서 나의 1929년생 할머니가 생각났다. 현재 그녀는 정정하게 살아계시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서서히 타들어가는 촛불 같아 보인다. 건강했던 신체는 조금씩 쪼그라들고, 명석했던 두뇌는 치매라는 존재가 조금씩 갉아먹고 있음이 하루가 다르게 눈에 보인다. 그렇게 인간의 생이라는 것은 시간을 통과하며 사라져 간다. 주변의 이런 과정을 지켜보게 되면서 내 노년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나의 노년을, 나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아직은 나의 커리어와 삶의 방향에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고 다급하지만, 노년과 죽음에 대해서 한 번쯤 고민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더불어 나의 부모님이 죽음에 가까워졌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나의 어머니가 최현숙 작가의 연배가 엇비슷하다. 나의 어머니는 활동가나 작가는아니지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고, 본인의 주관이 매우 뚜렷한 사람이다. 맺고 끊음이 분명하고 사람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와 예의를 중요시하는 분이다. 나는 그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랐고, 현재도 그렇게 독립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도 적당한 거리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개인적으로는 나의 부모를 만나서 굉장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와 자식은 정말 긴밀할 수밖에 없는 관계이면서도, 서로 너무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원망하거나 애증의 관계가 되기 쉽기 때문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은 행운이다.


과거 일제기에 태어난 노인들은 아들을 우선시하는 시대에서 자랐고, 그 관념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시대의 중장년층은 스스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많으며 자식들은 자신과 다르게 부모 혜택을 충분히 받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다. 1970년대 세대들은 IMF에 사회 초년생이 되며 무수히 많은 좌절을 겪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태어난 현재 30-40대는 88만 원 시대로 시작해서 현재 가장 낮은 출산율이란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200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엄 베이비 이후의 20대들은 MZ라는 이름으로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각자 나름의 탈출구를 찾기 위해 N 잡러를 추구하거나 미혼, 무자녀를 추구하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시대가 흐르면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너무도 급격히 변하는 시대를 살아가자니 너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일제기 시대의 관념을 가진 사람(할머니 세대)을만나야 하고, 베이비부머 시대 사람들의 '라테'소리를 듣기도 해야 하고, 2010년대에 태어나 이제 사춘기에 돌입한 미디어 세대 아이들의 롤러코스터급의 감정 기복도 상대해야 한다.


일제기의 삶을 살아온 90대 할머니는 가장 가까이에 사는 손녀의 도움을 기다리고, 베이비부머 시대를 살아온 성실했던 부모님은 이제야 본인들의 삶을 즐기기 시작했으니 그 삶을 즐기도록 도와야 하고,이제 사춘기에 돌입한 2010년대 생 아이들은 AI와 경쟁하고 입시상황에 돌입하는데,그 방향성을 잡도록 해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외벌이로 살림을 버텼지만 앞으로는경제적 독립을 위해서 스스로를 채찍질을 해야 하니 혼란의 도가니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최현숙 작가의 글을 보자면, 그녀의 글에는삶의 애환이 진솔하게 담겨 있고, 그것은 세대를 아우르는 힘이 있다는것이다. 한 번쯤은 삶이 지쳤을 때 읽어본다면 나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사유의 시간이 필요한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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