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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화선 Jan 24. 2025

카지노 쿠폰 데이즈

며칠 전 <카지노 쿠폰 데이즈라는 영화를 보았다. 어떤 날이 퍼펙트한 걸까? 궁금해하며 보았다. 스토리는 단순했고 대사도 별로 없고 약간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이야기였다. 인상적이었던 건 마지막주인공의 웃는 모습이었다. 영화 내내 별로 표정이 없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웃는 모습이 클로즈업되며 퍼펙트한 날들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뭐가 퍼펙트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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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도쿄의 한 지역에서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청소부로 하루하루 정해진 루틴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매일 밖에서 길을 쓰는 소리에 일어나서 바로 이불을 개고 양치질을 하고 화분에 물을 주고 집을 나선다.집 앞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 들고 청소도구가 실려있는 차에 올라타 카세트테이프로 올드 팝을 들으며 출근한다. 공중화장실 청소를 정성스럽게 성실히 하고 점심시간에는 근처 신사 정원 벤치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카메라로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찍는다. 일이 끝나면 동네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매일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고 집에 돌아와 책을 읽다가 잠이 든다. 중간에 같이 일하는 동료 이야기, 오래간만에 찾아온 조카, 단골 술집의 여주인 등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지만 전체적인 줄거리는 그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어떤 삶이 퍼펙트한 걸까? 주인공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가족들도 있었을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잘 살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자기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가장 소중한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큰 변화 없는 일상의 삶, 지루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어제와 오늘이 똑같은 것은 아니다. 조금씩 변화는 일어나고 반복되는 일상이 권태로울 수도 있지만 또 하루하루는 소중하다. '지금은 지금, 다음은 다음'이라는 대사가 말해 주듯이 지금 현재가, 보통의 일상이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주인공이 퍼펙트한 하루 삶을 사는데 드는 돈은 얼마나 될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물질적인 신체뿐 아니라 의지에 해당카지노 쿠폰 영혼이 존재한다. 신체로 대변되는 물리적인 삶뿐 아니라 의지로 촉발되는 영적인 삶도 있다는 것이다"-(쇼펜하우어 아포리즘에서)

물리적인 삶과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할까?


결은 좀 다르지만 이 영화에 오버 랩 되는 이야기가 있다.<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라는슈테판 츠바이크의에세이집에 나오는 안톤이라는 인물이다.안톤은 상점에서 일을 돕기도 하고, 축제 웨이터 일을 하기도 하고, 부모님을 대신해서아이를 데리고 산책도 하는 등마을을 돌아다니며 일손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서 일을 해준다. 특이한 점은 여러 시간을 힘들게 일하고도 그냥 하루 필요한 것 이상으로 보수를 받지 않았고, 필요한 게 없는 날이면 아예 돈을 받지 않기도 했다.


"맞아요, 그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아요.

돈에 개의치 않고, 돈이 필요하지도 않을 거예요."

안톤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돈이 없으면 일을 해서 벌어야 한다고 믿었던 작가는 안톤에게서 '반자본주의 시스템"을 보았다고 한다. 가난하고 집도 직업도 없으면서도'걱정 없이 사는 안톤'은 마치 지주처럼 여유롭게 다정하게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히라야마와 안톤의 공통점은 자기가 하는 일을 정성껏 한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소한 일상을 바르고 성실하게 살아내려고 노력한다. 주인공 히라야마가 화장실 청소를 정성껏 하는 행동이 비록 화장실 청소일지라도 '최선을 다한다면 겉만 닦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내면과 정신이 닦여져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믿었던 성현들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닮아 보였다. 안톤이 아무 가진 것도 없지만 마을 사람 모두에게 존경받으며 자유롭게 살아가는 이유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조건 없이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 두 주인공을 통해서, 사소해 보이는 변화 없는 일상들일지라도 소중히 여기며 충실히 살아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또 하나는돈에 대한 생각이다.요즘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살면서 수익화를 하려고 애쓰는 것을 보며 나도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았고그냥 있으면 좀 불안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뭐든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물론 안톤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삶에서 돈 걱정의 비중을 줄여볼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된 것 같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게 없는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 갖지 말고 당당한 마음 가져야겠다. 못 본 척, 돈 없는 척, 모르는 척(이 가지는 노인의 필수템이라고 함)하면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물 흐르듯이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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