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조림의 메추라기를 집어먹다가도 죽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물컵이라도 엎지른 날에는 집 안 모든 것이 축축해졌다.
나는 우연하게도 이상보다 오래 살았다. 결핵에 걸리지도, 걸렸더라도 나았을 것이다. 건축학도 물리도 좋아하지 않는다. 행렬 같은 건 그저 디자인의 요소로 생각한다. 건강한 이상. 무지한 이상.
오바 요조보다는 조금의 자기혐오가 있다. 익살이나 광대 짓 같은 건 하지 못한다. 애초에 그것에 웃어줄 주위가 없다. 그저 글을 싸내는 이가 있다. 외로운 요조. 썰렁한 요조.
내게도 고마코와 요코 같은 사람이 있다. 하지만 기생도 아니고, 죽지도 않았다. 폭포가 내리쏟듯 돌려주지 않는 그것에 역린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은하수 없는 시마무라. 여름의 시마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