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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마귀의밥 Apr 2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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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치기

프로필을 변경했다. 이전부터 누군가 어딘가 직업적는 란이있으면 '닭치기'라고 적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이곳 브런치라는 공간에 처음으로 적어본 것이다. 닭이 몇마리냐되냐고 묻는다면 지금은 여섯마리지만 장차 병아리가 깨어날가능성이 있어 숫자가 늘어날수도 있다고 할 것이다. 수입은 얼마나 되냐 묻는다면 거의 매일같이 알을 낳아서 이젠 알먹는데도 지쳤다고 말할것이다.

'닭치기'. 양치기나 소치기 목동은 들어봤어도 이런직업은 나로선 처음들어서 신선했다. 이 단어가 처음생각난건아마도닭들이 소란을 피워서 닭을 나뭇가지로 몇대 때리며조용히시키면서 생각이 난것같다. 닭을 치며 생각이난 것이다.


어제는 새로운 무난한 커피집을 알게됐다. 전에 수년간 이용하던 카페사장보고 '당신은 아직 덜컸다'라고 얘기하여 자존심을 건드린뒤 커피공급과 연락이 끊겼고 어딘가 새로운 카페를 뚫어야했는데 어제 목욕하고 나오다가 그 앞에서 원두를 판다고 적혀있는걸 본 것이다. 일단 200그람 한봉지를 사와서 아침에 난로로 물을 끓이고 핸드밀로 갈아서 드립해마시는중인데 예가체프 약중배전이 너무 쓰지도않고 산미와 과일향도 살아있고 이정도면 무난하고 맛있는 편이었다.

난 내가 그렇게 까다로운 입맛을 가졌다고 생각해본적이 거의 없었는데 어제 문득 우리동네의 관광지 시골카페에 한번 가본뒤로 커피찌꺼기 드립한맛이라서 다시는 그 카페에 안가는게 생각났다. 그리고 어제 난(인도의 서민음식. 얇은 부침개같은 밀가루빵)도 떨어져서 난을 찾아 강건너에있는 강원도에서 첫번째나 두번째로 큰 도시의 하나밖에 없는 대형마트에 갔는데 코너를 구석구석 둘러봐도 어디에도 난은 없었고 직원도 몰랐다. 이 커다란 중소도시에서 제일큰 커다란 마트에 내가 즐겨먹는 (그리고 다른나라(인도)에선 수십억 사람들이 거의 매일같이 먹는) '난'이 없다는게 아쉽고 씁쓸했다. 마음같아선 고객센터로 가서 잠깐 사장님하고 얘기좀 하고싶다고 사장님좀 보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조단위의 자산규모를 가진 대형마트 사장님이 일반고객이 만나자고 한다고 만나줄 가능성은 희박했다. 상담원이 '사장님은 여기없고 서울에있으셔서 뷸가하다' 말하면 '그럼 전화통화라도 한번 하게해달라' 말하고싶었지만 이미 밤 9시도 넘었고 난 저녁을 굶은데다 아직도 해야할 일들이 있어 그냥 나왔다. 집에가서 빨리 모닥불도 피고 강변에서 자전거도 타고 하고싶은일이 더 있었기 때문이다.어쨌든 '난'을 구하지못카지노 쿠폰 돌아왔고 이 도에서 나는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살면서 하고싶은건 많지만 시간은 유한하여 선택이란걸 해야한다. 닭치기로 선택한 직업과(제주도라도 비행기타고 가봐야할것같다. 입국신청서?란에 직업적는 란이있다) 어제 처음가본 카페 선택이 얼마나 오래갈지 계절이 바뀌면 또 바뀌게될지 모르지만 아무튼 적어도 오늘은그 선택에 만족한다. 남은 커피를 마저 마셔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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