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 Feb 10. 2025

019 서평 카지노 쿠폰

<전래인물도: 카지노 쿠폰의 얼굴, 소윤경 그림책


카지노 쿠폰의 카지노 쿠폰. 한자가 병기되지 않아 이럴 땐 참 난감합니다. 카지노 쿠폰한 카지노 쿠폰도 아니고 카지노 쿠폰의 카지노 쿠폰이라니. 작가가 의도한 카지노 쿠폰의 의미에 대해 한참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카지노 쿠폰(零원)의 카지노 쿠폰일 리도(그랬다면 띄어쓰기를 했겠죠) 카지노 쿠폰(蠑蚖)의 카지노 쿠폰일 리도 없는 것 같아(도마뱀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니) 카지노 쿠폰(永遠)의 카지노 쿠폰이라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다시 이 책을 읽으니 조금 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아무리 다시 읽어도 카지노 쿠폰한 카지노 쿠폰 이야기는 나오지 않거든요. 오히려 우리가 카지노 쿠폰할 것이라고 믿고 있던 전래 동화 속 인물들의 카지노 쿠폰을 카지노 쿠폰하지 않게 만드는 모순적인 작업물입니다.


별주부전의 토끼로 시작해 팥죽 할멈까지 한국인에게 익숙한 여러 카지노 쿠폰이 등장합니다. 페이지마다 그 카지노 쿠폰의 그림과 입장문(?)이 함께 등장해요. 그림도 글도 작가가 재해석한 내용입니다. 부러 알려진 내용과 반대로 쓰려고 노력했던 것인지 조금 억지스럽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선하게 알려진 카지노 쿠폰은 악하게, 악하게 알려진 카지노 쿠폰은 선하게 그리려는 의도가 보였달까요? 그 부분 때문에 좀 지루해지려던 찰나 심청의 등장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소윤경 작가가 그린 심청은 마치 전사처럼 보입니다. 강한 해풍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하지만 결의에 찬 매서운 눈빛. 여태까지 제가 손톱만큼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의 심청이었습니다. 어린 자신이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이 위험한 일에 나서겠다고 하면 누구라도 말릴 줄 알았다는 심청의 말에서 분노가 느껴집니다. 어린 심청이 차가운 바다로 내던져지는 상황을 어떤 어른도 막지 않았던 잔혹한 현실이 정말 차갑게 다가오는 페이지였습니다.


놀부와 흥부에 대한 재해석도 흥미로웠습니다. 흥부를 답이 없는 놈팡이로 그린 것도, 놀부를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그린 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장자 상속이 국룰이었던 시기였으니 아마 이런 재해석에 현실성은 딱히 없겠죠. 그래도 백수건달이 되어 버린 흥부를 안타깝게 느끼고 제수씨와 조카들에게 대신 미안함을 느끼는 놀부의 모습이 꽤나 신선했습니다.


지금까지 읽고 들었던 전래동화가 조금 시시해질 때, 다른 이야기가 필요할 때 읽어 보면 좋을 책입니다. 생각의 틀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만나 보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