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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퀸 Feb 28.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함께 - 기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의 인연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마치 내가 사람이라는 형태로 이 땅 위에 존재하기 이전부터 나와 친구였던 것처럼 친하게 느껴진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와 함께 있으면 너무나 편안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제도, 속박, 관습, 고정관념으로부터 무장해제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가끔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가 다른 별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데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야, 하나님은 날 사랑하시는 걸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응?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하지?

나: 하나님이 날 사랑하신다면 왜 내 기도를 안 들어주시는 거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나: 무무, 넌 하나님이 널 사랑하시고 기도도 응답해 주신다고 믿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응.

나: 그런데 왜 내 기도는 빨리 안 들어주시지?

무무: 요즈음에 기도하고 있는 게 있나 보구나. 넌 뭘 위해 기도하고 있는데?

나: 음... 그건... 말하기가 좀 쑥스러운데... 아무튼, 그런 게 있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럼 내가 너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 하나 해 줄까?

나: 이야기? 그래, 어서 해봐. 무슨 이야기인데?

무무: 다섯 살 난 한 소년의 이야기. 이 아이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고 있었어. 어느 무더운 여름날 소년은 부모님과 물놀이를 갔지. 그런데 물속에서 너무 오래 놀아서 그런지 소년이 집에 도착할즈음엔 무척 피곤함을 느꼈어. 문제는 그날 밤 소년이 기침을 하기 시작한 거야. 게다가 열까지 나는 바람에 그 소년의 엄마, 아빠는 밤새 소년을 간호했지. 바로 다음 날 엄마는 소년을 데리고 동네병원으로 달려갔어. 소년을 진찰한 의사는 감기에 걸린 것이라며 약처방을 해주었지.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게 하라는 말도 함께 당부하면서.

나: 에고, 한 여름인데 감기에 걸렸네.

무무: 집에 오는 길, 소년은 목이 몹시 말랐어. 시원한 것이 먹고 싶은 소년은 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고 했지. 당연히 사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글쎄, 엄마가 안 된다고 하는 거야. 집에 거의 다 왔으니 집에 가서 따뜻한 보리차를 끓여주겠다고. 소년은 짜증이 났어. 어제 수영장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사 주셨는데 왜 지금은 안 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 물론 엄마가 지금은 아이스크림이 좋지 않다는 걸 차근차근 설명했지만 소년 귀에는 아무 말도 들어오지않았어. 단지 목마르고 달콤한 것이 무척이나 먹고 싶었을 뿐이야. 급기야 떼를 부리기 시작했지. 그래도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안 사주니까, 다섯 살 난 소년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단다.

나: 아이고, 감기 걸렸으면서 찬 걸 먹으려고 고집을 부리네. 의사 선생님도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는데. 정말 어린애라 할 수 없구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내 얼굴을 보며 살짝 미소를 띰)

나: 왜? 아... 혹시 나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어?

무무: 응, 때론 우린 이 소년같이 당장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을 내놓으라고 떼를 부리지.

나: 아, 그러면 우리는 이야기 속 소년같이 군단 말이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님은 부모님으로 빗대어 볼 수 있겠지. 우리에게 때에 맞는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기 원하시는 분

나: 지금은 때가 아닌 거네?! 감기 든 소년에게 지금 아이스크림은 좋은 것일 수 없는 거니까.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렇지. 우리가 원하는 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최선은 아닐 수 있으니까 원하는 것을 다 주시진 않는 거지.

나: 어, 그럼 날 사랑하지 않아서 내 기도를 안 들어주시는 게 아니란 말이지?

무무: 널 사랑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네 기도를 지금은 안 들어주실 수도 있지.

나: 아~ 정말? 그렇다면 좀 안심이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그런데... 너 뭘 기도하고 있는데?

나: 아휴~ 넌 몰라도 돼!


무무가 자꾸 캐묻는 것 같아서 좀 짜증은 났지만, 그래도 무무 덕분에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 소년 이야기는 내 머릿속에 명확한 이미지로 그려진다. 아프면서 몸에도 안 좋은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생떼 부리는 소년이 마치 하나님에게 내 소원을 빨리 들어달라고 인상 쓰는 내 모습과 겹쳐 보였다. 무무 말이 맞다. 하나님이 요술 램프 속 지니도 아닌데... 난 내가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두 손을 램프 문지르듯이 끊임없이 모으고 있었단 생각에 멋쩍어서 무무를 슬쩍 곁눈질했다. 무무가 내 붉어진 뺨을 눈치챘는지 못 챘는지, 도통 무무를 읽을 수 없다. 무무는 그저 저 멀리 불그레한 석양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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