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른아침 Dec 28. 2024

무료 카지노 게임 일한 1년 동안

함께 즐기길 바란다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일하면서 1년이 지난다. 은퇴 전에 오랜 기간 했던 일과 아주 다른 일자리라 어색함도 있었으나 기대와 설렘이 더 컸다. 책을 가까이하는 즐거움과 놀지만 않고 일한다는 위안을 얻었으며 무료 카지노 게임에 들어와 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이런 감정이 ‘했다’가 아닌 ‘한다’는 현재진행형이라 더 좋다.


일하면서 겪는 상황이 대부분 처음이라 낯설게 시작하였다. 음식을 다루는 일에 쓰는 것으로 알았던 앞치마는 생경했으나 입는 순간 근무자로서 마음가짐이 차츰 생겨 다져졌고 어떤 일이든 성심껏 하려는 의지의 징표처럼 느껴진다. 가슴에 단 명찰은 어떤 직급이나 직위도 없이 내 이름뿐이지만 내 소개를 넘어 무료 카지노 게임을 찾아온 손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고 신뢰라 여겨진다. 가끔 이름표를 흘끗 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그는 어색해 하지만 나는 그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손님을 맞이하고 대하는 일도 서툴렀다. 첫인사말과 배웅 인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되었고, 물어보는 사항에 대해서는 간결하고 명확하게 답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어느 블로거의 무료 카지노 게임 다녀간 감상을 적은 후기에서 “다 읽으면 또 오세요”라고 건넨 내 말을 흥미롭게 옮겨 적은 글을 우연히 보았다.특별할 것없는 말과 글이지만 서로에게 기억되는 것이라면 소중하다. 그 후로는 무료 카지노 게임에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어떤 말이라도 건네며보내고 싶어졌다.


어린아이 손님을 대하는 기쁨도 크다. 부모의 손을 잡고 들어올 때는 주저하며 내 앞을 지나가더라도 엄마랑 함께 책을 읽고 시간을 보내다 갈 때는 한층 밝은 얼굴로 두 손을 가지런히 앞에 모으며 머리 숙여 인사한다. 이렇게 들어오면서 가졌던 망설임이 사라지고 마음이 가까워지면 행복하다. 어린이집에 방문하거나 무료 카지노 게임에서 아이들에게 동화 구연한 경험은 새롭고 특별하다. 준비하는 과정은 어려웠고, 아이들 앞에 설 때마다 머뭇거리게 되고, 즐겁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는 만족감을 갖지 못하나 보람은 크다.


포스단말기에 적응하가 가장 힘들었다. 카페, 편의점, 음식점 어느 곳이나 사용하는 기기라 쉽게 생각했으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다른 가게에서 능숙하게 포스기를 다루는 내 또래를 보면 우러르게 된다. 바코드 스캔, 결제방법 선택, 포인트 적립 등으로 이어지는결제 과정은 몇 번 반복으로 적응했으나,신용카드가 아닌 모바일 결제할 때 포스기에 접촉무료 카지노 게임 스마트폰의 앞뒷면을 헷갈리기도 하고,복합 결제, 할인, 오류 정정처럼 자주 발생무료 카지노 게임 일이 아닌 경우허둥댄다. 그러면손님이 먼저 괜찮다며 차분하게 기다려 주고 경험 많은 분은 이렇게 해보라며 무안하지 않게 슬쩍 도와주어 고맙다.


손님이 없는 시간을 틈내 책을 읽거나 필사하는 즐거움도 있다. 「할아버지와 감나무」는 감을 팔지도 않으면서 정성껏 감나무를 기르는 할아버지의 사연을 담은 동화로 곱씹어 읽었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나무와 가까이하면서 나무마다 얽힌 사연과 깨달음이인상 깊은 책으로 한 번에 나무 한 편씩 아껴가며 읽었다. 어느 날 서가에 다른 책이 꽂혀있어 기록을 보니 판매되어 아쉬웠으나 손때를 많이 묻혔다는 미안함과 같은 독자로써 그분이 그 책을 오래도록 곁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었다.


「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는 식물세밀화가가 쓴 식물 이야기로 내게 글쓰기 자극을 주는 책이다. 필사 대상이며 연필로 종이에 옮겨 쓰지 않고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하여 스마트폰 메모장에 베껴 쓴다. 천천히 또박또박 읽으면 정확도 높게 옮겨지는 데다 내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서 글이 더 끌리고 공감된다.이 책은 내 집 책꽂이에도 꽂아두고 틈틈이 읽는다.


무료 카지노 게임 일하는 시간이 한 번에 2~3시간씩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이고 최저시급이라은퇴전에 받던 연봉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보람은 남다르고 즐거움은 어느 보다 다. 오랜만에 만나는 옛 동료로부터 차비도 밥값도 어렵겠다는 우스갯소리와 함께 얼굴이 밝고 평온해 보인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내 귀에는 얼굴 좋다는 소리만 들린다. 내가 여기서 느끼는 좋은 감정이 고스란히 무료 카지노 게임 오는 모든 이에게도 전해져 함께 즐겁기 바라는 마음이 크다.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무료 카지노 게임 일할 수 있게 되었다. 1년 계약이 연말로 끝나기에 지원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고 며칠 전근로계약서를작성하자는 통지를받았다.작년에처음으로받을 때에 미치진 못하나 기쁘다.공교롭게올해 마지막 날 12월31일 최종근무시간이 내 근무다. 새해첫날 첫 근무 시간도내가 하고 싶다.


* 그림은 「할아버지와 감나무」의 삽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