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과 탄생의 순환
어제는 나 자신이 죽어가는 카지노 게임 들었지
그렇게 요란하거나 두렵진 않았어
못된 버릇 같은 점심시간 땅에서 나와 땅으로 들어가는 열매를 먹고 이차선 도로 옆을 걸을 때였어
봄 햇살이 가는 곳은 어디나 강물이기에 강물 옆 듬성듬성 가로수 푸른 잎 가득 때마침 아파트 건축 현장을 지날 때였어 아무도 못 듣는 것 같았어 그 소리를
분주하게 움직이는 노란 안전모들 생존의 공포를 피하려다 외려 하늘을 볼 수 없어 떨어지는 돌멩이 피하지 못하고
도로변 동그라미 청과 목청 높여 흥정하는 어르신 붉은 사과 가격은 그들의 목숨값이었어
아슬아슬 갓길 행인들 스칠 듯 지나는 검정 세단 창밖으로 한 손에 담배를 든 남자 그 손목에 번쩍이는 금시계마저도 듣지 못하고 있었지 그 소리를
나 자신이 죽어가는 카지노 게임 들었지 그때
가로수 우듬지 보이지 않는 어딘가 지저귀는 새소리
새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다만 소리만 들릴 뿐 몸뚱이 없이도 소리가 나다니, 아차, 소리가 몸을 만드는 걸까
새는 태어나기 전에 먼저 소리를 내고 봄은 싹트기 전 겨울바람으로 먼저 불어오는
카지노 게임 들었지 잃어버렸던 두 귀와 두 뺨으로
무척이나 평화로워 눈물 흘렸지 슬퍼서가 아니라 감사해서
이것이 죽음이라는 사실에 죽음은 다시 태어나는 소리라서
맞아 어렸을 땐 계절에 무감각했어 언제나 겨울만 좋아했었지 나뭇잎 하나 없는 카지노 게임 눈보라 속 그 카지노 게임를 나 한없이 붙들고 싶었네
봄이 오지 않기를 카지노 게임 붙들고 놓지 않아야만 삶인 줄 알았네 나는 한 번도 살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죽어야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도 죽은 적이 없었으니까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죽어가는 소리가 이토록 평화로웠다면 진작 죽었을 텐데, 아니, 소리를 듣는 두 귀와 바람이 닿는 두 뺨을 잃었던 걸까
오직 죽어본 자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아무도 저 소리를 듣지 못하고 듣지 못하기에 두려울 뿐이고 밤이 두려운 건 어둠 때문이 아니라 빛이 없어서라고 그 빛은 사실 내 안에 있다고
새는 소리 내고 있었지
꽃이 죽고 열매는 땅에 떨어져 씨만 남아야 다시 카지노 게임로 태어나듯
카지노 게임은 가고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카지노 게임이 오고 그렇게 계절은 돌고 심장이 피를 돌리듯
죽음과 삶은 빙빙 돌고
돌고 돌아 그 자리에 다시 앉아-그 자리는 더 이상 그 자리가 아니고,
들려오는 새소리
어제 핀 꽃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에
오늘 다시 꽃으로 태어난다
꽃은 해마다 죽고
나 또한 날마다 죽으니
나 자신이 태어나는 카지노 게임 듣지 오늘 아침
이 글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시는 모두 주관적이라지만, 이건 너무 주관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린 이유는 부끄러움이 나 자신을 죽여선 안된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삶의 치열함을 진작부터 알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한 순간 한 순간 최선을 다해 허투루 살지 않기, 그게 치열함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삶이 치열한 진짜 이유는
매 순간 삶이냐 죽음이냐를 선택해야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카지노 게임이 가야 봄이 오듯
매 순간 과거의 나를 죽이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야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매 선택마다 새로운 평행우주를 만들듯
계속해서 창조적 삶을 선택한다면 언젠가 가장 이상적인 우주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문득 카잔치키스의 묘비명이 떠오릅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어떻게 저런 묘비명을 쓸 수 있었을까, 그저 절망 앞에 무릎 꿇지 않는 용기인 걸까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단순히 용기가 아니었습니다.
절망 앞에 두려워도 다만 용기를 냈던 게 아니라
그는 말 그대로 두려워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저 제가 그 상태를 상상도 못 했을 뿐이었습니다.
삶은 창조이고, 속박은 죽음이니
그는 자신 바깥의 조건으로 자신을 규정짓지 않았기에 매 순간을 살았고, 창조했고, 자유로웠을 겁니다.
사실 저는 묘비명을 어떻게 쓸까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지만
지금 당장은 한 번 이렇게 써봐도 괜찮겠습니다
언젠가는 또 바뀌겠지만요
매 순간 나 죽으리
다시 살아나기 위해
카지노 게임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지나면 또 카지노 게임이 오니
이 계절 이제 벗어났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