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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론가 청람 김왕식 Apr 25. 2025

카지노 게임 별별 세계일기 ㅡ 1편

김왕식










카지노 게임 별별 세계일기




제1편.

도서관 옥상에서 사라진 아이




도시는 오래전부터 카지노 게임를 잊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를 ‘느린 아이’라 불렀고,
어른들은 “착하긴 한데 참 조용해”라고 평했다.
그 말은 곧,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란 뜻이었다.

그날도 카지노 게임는 낡은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철거 예정인 도서관 옥상으로 올라갔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곳,
그곳에만은 아무도 ‘이름표’를 들이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빛은 옥상 벽돌 틈을 타고 스며들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는 폐서가 코너에 놓인 오래된 지구본을 돌렸다.

"지구는 둥글다.
그런데 왜 사람들 마음은
자꾸만 모서리를 세울까."

지구본이 ‘카자흐스탄’쯤에서 멈추는 순간,
한 줄기 빛이 손끝에 닿았다.

순간, 바닥이 흔들렸다.
카지노 게임 몸은 그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중력도 시간도 목소리도 사라진 세계.
그곳은 바로,
'기억을 잃은 별 ‘우르마노’였다.

눈을 떴을 때,
세상은 흐릿한 안개와 무채색으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이름이 없었고,
모두가 웃고 있었지만 아무도 기뻐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
아무도 자신을 ‘카지노 게임’이라 불러주지 않는 세계.
그때, 아이 하나가 말을 걸었다.

“이름이 없어야 덜 슬퍼.”
“잊으면 안 아플 수 있거든.”
그 아이의 이름은 ‘칼레’였다.
아니, 그저 스스로 붙인 이름일 뿐이었다.

칼레는 ‘기억 조각’을 모아 집을 짓는 아이였다.
노을빛 파편, 떨어진 웃음, 오래된 눈빛들을 모아
벽돌처럼 쌓아 올렸다.

“왜 기억을 모으니?”
“돌아갈 아이가 올 테니까.”
“그게 나야?”
“아직은 몰라. 하지만 네 눈에 눈물이 있으니까… 가능성은 있지.”

그날 밤,
카지노 게임는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 제목을 떠올렸다.
‘눈물이 지나간 자리엔 꽃이 핀다.’

그 순간,
하늘에서 빛이 쏟아졌다.
우르마노의 하늘엔 ‘별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잊고 지냈던 자신의 이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새벽녘,
칼레는 말했다.
“넌 이제 두 번째 별로 가야 해.”
“거긴 어디야?”
“말이 없는 마을. 넬라투.”
“말이 없다면… 어떻게 얘기해?”
칼레는 미소 지었다.

“다정함은 꼭 말로만 전해지는 건 아니니까.”

카지노 게임는 그 말을 가슴에 담고
빛의 문을 열고 다음 세계로 향했다.

그리고, 그가 떠난 뒤.
우르마노의 마을엔
처음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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