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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이겠지
등을 내어준다.
내일모레면 초등학교 입학인데,
맞바람이 세차니 오늘만이다.
엄마 등 뒤에 꼭 숨어.
별안간 등이 따숩다.
몇 걸음 못가 엉덩이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팔이
스르르 내려앉는다.
저기 저 계단 앞까지 만이다. 저기서부턴
내려 걸어가야 해, 알았지.
등 뒤에서 동그란 머리만
쓱쓱
묵묵히 내 지구를 등뒤에 이고 간다.
내려앉은 긴 속눈썹 위로 깃든
세상의 고요와 평화
이불밖으로 빠져나온 발꼬락.
언제 이만큼 자랐을까 싶다가도 내 품 안에
폭 안겨 동면하는 아기곰
아무리 반대편 베개 위로 옮겨놔도
어느새 내 베개 위에 머리를 얹고 내 품으로
푹 파고드는 미련 곰퉁이.
제 몸집만 한 가방을 메고
등을 돌려 초등학교 정문 안으로 저벅저벅.
눈은 뿌예지고 마음은 시리다.
꽃샘추위 때문이겠지
바람에게 눈을 흘긴다.
이제 곰 말고 사람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