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 Mar 11. 2025

8시간을 기다려 맹장카지노 게임 받았습니다.

남편의 오른쪽 아래 배에는 지렁이가 한 마리 길게 늘어져있다. 복강경으로 카지노 게임하는 방법이 있던 때였음에도 어째 그 병원은 여전히 개복카지노 게임을 했었나 보다. 열었던 곳을 맞잡고 휘감아 꿰맨 듯 주변보다 불룩 튀어나온 카지노 게임 흔적이 딱 지렁이처럼 보인다. 시간이 약이라고 10년이 넘어가니 이젠 통통했던 지렁이가 비 온 뒤 길바닥에 눌어붙어 있는 죽은 지렁이처럼 납작해졌다. 징그럽지만 볼 때마다 아팠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살짝 불쌍하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어느 날부터인가 배가 아프다고 했다. 배를 쓱쓱 문지르며 '아~자꾸 배가 아프네' 하고 다니기에 병원에 가보라고 했더니 그 정도는 아니란다. 그러기를 3일째, 어디가 어떻게 아픈데 아직도 그러느냐 물으니 아픈 곳이 여기저기 옮겨 다닌다고 했다. 왠지 싸한 기분에 얼른 병원에 가보라고 했고, 그녀는 그날 맹장카지노 게임(충수염 카지노 게임)을 받았다.

카지노 게임@unsplash


남동쪽에서 오는 공기 덕에 땀 깨나 흘리던 날, 전남친(현 남편)은 동료들과 계곡에 놀러 간다고 했다. 고기도 구워 먹고 물놀이도 신나게 하고 왔다더니 다음 날 느지막이 일어났는지 점심카지노 게임이 지나서야 전화가 왔다.

"나 어제 마늘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봐. 배가 아파"

"으이그 적당히 먹지는, 많이 아파?"

다음 날이 되었는데도, 그다음 날에도 배가 아프다고 했다.

"배 어느 쪽이 아픈데?"

"아픈 데가 자꾸 왔다 갔다 해"

... 뭐지 이 데자뷰 같은 느낌은..

한 달 전 동료의 일을 얘기해 주며 얼른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몇 카지노 게임이 지나고 메시지가 왔다.

카지노 게임19년 전 응급실 사진

'나 이러고 8카지노 게임 있어야 해'


놀라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더 놀랄 소리를 했다. 병원에 가보라는 내 말에 혹시 몰라 후배와 함께 병원을 가는데

"선배님, 진짜 맹장염이면 카지노 게임하고 방귀 나올 때까지 금식이라던데 밥이라도 먹고 가시죠"

"아, 그럴까?"

그러고는 고기를 먹으러 갔다고 했다. 살살 아픈 배를 부여잡고 주차를 하다 옆에 주차된 차를 긁기도 했다고. 하하,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왔다.

"그래서, 진짜 밥을 먹었어? 카지노 게임할지도 모르는데?"

"응, 그래서 지금 응급실인데 이러고 카지노 게임 기다려야 한대. 그동안 많이 아프면 진통제 들어가는 버튼 누르래"

카지노 게임'나 다시 생각해 봐야 하나' 굳어버렸던 내 모습 같다. @unsplash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

장자(莊子)가 조릉(雕陵)의 정원으로 사냥을 갔다가 밤나무 위에 있는 까치 한 마리를 발견하고 활을 쏘려는데, 까치는 이상하게도 움직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나무그늘에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모두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느라 자신이 위험에 처함을 몰랐고 이를 본 장자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런데 그 순간 산지기가 와서 이곳에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된다면 장자를 밤서리꾼으로 오인하여 질책을 했다고 한다.



다행히도 8시간 동안 버텨준 그의 충수돌기 덕분에 큰 문제없이 카지노 게임을 받았다. 바로 달려가 꿀밤을 한 대 먹이고 싶었지만, 장거리 연애 중이던 때라 다음 날에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고기는 맛있었어?"

"응, 근데 주차하다 긁었던 차, 차주가 많이 안 긁혔다며 괜찮다고 그냥 가라고 했어. 다행이지?"


이 엉뚱한 남자의 시트콤 같았던 하루를 운이 좋은 날이라고 해야 하나, 나쁜 날이라고 해야 하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