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드레스 입고 사랑의 서약을.
2022년 6월 7일.
나의 결혼일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혼인 신고날이다.
나이 오십에 결혼한다고 떠들썩하게 알리는 것도 민망했고,
행여 예식을 올린다 한들 그 자리에 축하하러 와줄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냥 집 근처 면사무소에 가서 혼인 신고를 하는 것으로우리만의 의식을 끝냈다.
아쉽지 않았다.
서운할 것도 없었다.
사실 나는 결혼식이 두려웠다.
결혼식장에서 환하게 웃을 자신이 없었다.
막내 동생의 축복만은 꼭 받고 싶었는데...
그런데 나는 결코 그의 축복 어린 박수와 미소를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막내 남동생을 통해 남편을 알게 되었다.
남편은 내 막내 동생보다 두 살 어리다.
우리는 여섯 살 차이가 나는 연상연하 커플이었다.
나와 남편, 그리고 막내 동생, 이렇게 우리 셋은 참 잘 통했다.
일에 대한 가치관도 그랬고, 다르고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다독여 주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나와 남편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밝혔을 때막내 동생은 환하게 웃으며 축하해 주었다.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막내 동생은 내게, 이 거친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안식처 같은 존재였다.
바르고 의젓하며 올곧았던 그는
친구처럼, 오빠처럼, 부모처럼 카지노 게임 휘청일 때마다 다시금 일어서도록 이끌어주곤 했다.
그런 막내 동생을 나는 잃었다.
예고도 없이, 바로 전날까지도 환하게 웃던 막내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영원히 세상과의 인연을 끊었다.
그 슬픔의 크기와 고통의 무게는 애초에 카지노 게임 감당해 내기에 불가능한 것이었다.
절절한 그리움과 자책감에 한없이 괴로웠다.
오열했고 피를 토했다.
술에 취하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나는많이도 야위었다.
그렇게 힘겨워하던 내 곁을 남편은 묵묵히, 함께 아파하며 지켜주었다.
엄마가 우리의 결혼을 허락한 건 막내 동생이 떠나던 바로 그날이었다.
나의 결혼을 반대하던 엄마도 내가 의지할 곳이 없어졌다는 절박함을 느끼신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내 곁을 다른 누군가가 지켜주어야 할 거라는생각에 갑자기큰 결정을 내리셨다.
막내가 떠나간 그 이듬해, 남편과 나는 혼인 신고를 하고 부부가 되었다.
조촐하게나마 결혼식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엄마의 권유에도 나는 싫다고만 했다.
막내 동생을 떠나보낸 죄인 같은 내가
어떻게 나만 행복하게 잘 살겠다는 서약을 사람들 앞에서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결혼식 없이 부부가 되었고,
지금까지 다른 여느 부부들처럼 알콩달콩 티격태격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나는 '내게는 허락되지 않은' 많은 것들을 느끼며 살아왔다.
결혼도 그중 하나였다.
가진 것 없고 볼품없는 나를 도대체 누가 함께하겠다고 할까...
새하얀 카지노 게임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을 상상하는 일도 내겐 사치였다.
그런 내가 어쩌다 보니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고, 고양이 집사이자 강아지 엄마가 되었다.
감사한 일이다.
암이란다.
살은 자꾸 빠지고, 부쩍 늙어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어쩌면 내게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빠지면
뭔가를 바쁘게 정리하고 준비해야만 할 것 같은조바심도 든다.
그리고 거울을 보며 생각한다.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의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젊고 고운 모습이지 않을까?'
남편에 대한 영원하고 순수한 사랑의 의미를 담은단아한 카지노 게임드레스...
그 드레스를 입고서 남편에게 말하고 싶다.
나를 진정으로 아껴줘서 고맙다고, 진실로 사랑한다고...
그래서 조만간 눈 질끈 감고 카지노 게임를 내 볼까 한다.
나와 남편만이 조촐하게 치르는 리마인드 카지노 게임.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편의 멋진 모습에 새삼 가슴도 뛰겠지?
하늘에서 아름다운 별빛으로 오늘도 나를 지켜주는 막내 동생의 축하를 받으며
언젠가는 꼭 희고 고운 카지노 게임드레스를 입고 사랑의 서약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