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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슈하 Mar 19. 2025

미니멀리스트는 카지노 게임과 공원에 갈 때 무엇을 챙기나

꼭 안 챙기는 3가지

야나기사와 아야코의 <스스로 결정하는 카지노 게임를 읽던 중 이런 질문이 나왔다. "공원에 갈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원반? 배드민턴? 캐치볼 세트? 그것도 아니면 모래놀이 세트나 미술도구일까?


작가가 제시한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굳이 뭔가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어랏, 혹시 이 작가도 미니멀리스트인 것일까?






나는 카지노 게임과 외출할 때 거의 아무것도 챙기지 않는다. 둘째 카지노 게임의 여벌 기저귀 한 장, 그것만큼은 예외다. 그건 아직 내 컨트롤 영역 밖에 있으니까.(얼른 기저귀 떼 줬으면!)



카지노 게임이렇게 물티슈 2~3매와 함께 깨끗한 비닐에 싸서 나간다. 이 비닐은 기저귀 처리할 때 매너비닐로도 사용한다.



여기에 만약을 대비한 일회용 포장 물티슈 두세 개만 주머니에 쏙 넣으면 그것으로 외출 준비는 끝이다. 덕분에 크고 칸막이가 잘 되어있는 기저귀가방은 일단 나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다.



1. 장난감 챙기지 않기

하지만 그 외의 준비물은 전적으로 카지노 게임들에게 맡긴다. 만약 카지노 게임가 장난감 하나 정도 챙기겠다고 한다면? 존중해 준다. 다만 개수가 세 개를 넘어가거나, 중간에 "엄마(아빠) 가방에 좀 넣어줘"라는 요청이 들어올 것 같으면 단호히 거절한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애초에 가방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그러니 카지노 게임도 자기 손바닥만 한 장난감 두 개 정도가 외출할 때 갖고 나갈 수 있는 것의 최대치라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 외에는 내가 먼저 나서서 놀잇감을 챙기지 않는다.


책에서는 카지노 게임들의 놀이에 목적을 부여하지 않기 위해 배드민턴이나 원반 같은 장난감을 굳이 챙겨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공원의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면 빈손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마른 나뭇잎을 밟아 보며 젖은 나뭇잎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소리를 들어볼 수도 있고, 벤치에 단풍잎을 죽 늘어놓고 "어서 오세요, 낙엽햄버거 가게입니다!" 같은 놀이를 시작할 수도 있다.



2. 컵이나 물통 챙기지 않기

카지노 게임가 돌이 지나면서부터 나는 빨대컵을 챙기지 않았다. 목이 마르면 카지노 게임 스스로 "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근처 정수기를 찾고,종이컵에 물을 따라 조심스럽게 마시는 법을 배울 기회가 생긴다. 정수기가 없는 곳이면 마트나 편의점에 들어가 물이나 음료를 고르고, 직접 매대에 올려놓고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감사합니다" 인사도 해 본다. 만약 정수기도, 편의점도 없다면? 오히려 좋다, "조금만 참아보자"라며 기다리는 연습을 해본다.


부모가 할 일은 그저 카지노 게임가 탈수로 쓰러질 정도의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뿐이다. 다행히 우리 가족은 그렇게 익스트림한(?) 환경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외출을 하더라도 정수기, 편의점, 카페 방문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는 언제나 존재한다.



3. 여벌옷 챙기지 않기

나는 애초에 때가 잘 타는 흰색 옷을 사지 않는다. "더러워질 걱정을 하기보다, 더러워져도 티 안 나는 옷을 입힌다." 이게 내 철칙이다.


음식점에서는 제공되는 앞치마가 있다면 둘러주고, 없으면 "조심해서 먹는 법"을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에 뭐가 묻었다? 그냥 놔둔다. 본인이 불편함을 느끼면 아무래도 다음번엔 스스로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공원이나 놀이터에서도 마찬가지다. 건강과 안전에 치명적인 위험을 끼칠만한 일이 아니라면 웬만한 건 그냥 둔다. 덕분에 우리 집 카지노 게임들 바지는 검은색과 네이비색뿐이지만, 옷 더럽히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단 훨씬 속 편하다. (잔소리해봤자어차피 안 들을 것이란 걸, 자녀를 둔 독자라면 알고 계실 것이다)






처음엔 뭔가 안 챙기면 불안했다. 그런데 가만 보면, 대부분의 준비물은 결국 부모의 심리적 안전장치였던 것 같다. 카지노 게임들은 생각보다 스스로 잘 해낸다. 공원에서 손바닥에 흙 한 줌나뭇가지 하나만 줏어도한참을 재미있어하는데, 어른들이 괜한 장난감과 물건들을 챙겨 부담을 늘리는 건 아닐까.


그러니까, 공원 갈 때 뭘 챙기냐면?

그냥 몸만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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