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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슈하 Apr 02. 2025

짐은 줄이고, 카지노 쿠폰 채우다

2017년 봄, 첫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남편과 제주도를 찾았다. 이른바 <태교카지노 쿠폰인 셈.


사진을 찍는 걸 너무 귀찮아하는 나와 남편, 조리원 예약 혜택으로 준다는 무료 만삭사진 역시 만장일치로 포기했다. 그래도 배 나온 시절의 사진 하나는 남겨놔야지 않을까? 기왕이면 멋진 풍경으로 말이다.

...핑계가 좋다. 그냥 제주도가 가고 싶었을 뿐.


그래서 사진을 잘 찍었냐면, 아니다. 실패했다. 갖고 간 검은색 원피스의 몸매보정능력이 어찌나 뛰어나던지, 도대체가 부른 배가 보이질 않았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알지. 그렇게 만삭사진 대작전은 실패로 끝났다. 미련은 없다, 사진에 그렇게 공을 들이는 타입은 아니니까.




사진 실패의 아쉬움은 바닷가 근처 숙소에서 전부 해소되었다. 창문너머로 제주의 남쪽 봄바다가 보였다.


처얼썩, 쏴... 하는 소리가 귓가에 가득 차올랐다. 집 베란다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장면, 들을 수 없는 소리, 맡을 수 없는 냄새가 온몸에 감겨 공중에 둥둥 뜬 기분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갈매기의 울음소리에 살폿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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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 볼 관광지와 맛볼 음식 리스트가 잔뜩 쌓여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즐겼던 잠깐의 낮잠시간은 그 어느 것보다도 짧고 강렬한 경험이었다.






미니멀리스트에게 카지노 쿠폰은 단순한 휴가가 아니다. 그것은 '다시 시작하기'의 기회이자 '극단적인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해 볼 기회'다. 돈을 모아 카지노 쿠폰용 꿀템을 사는 대신,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만들고 여유를 찾는다. 그렇게 홀가분해진 몸과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 속을 걸어보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크고 예쁜 가방이 좋았다. 하지만 카지노 쿠폰을 다닐수록 내가 쓸데없는 것을 많이 들고 다닌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솔직히 내 체력이 좀만 더 좋았어도 깨닫지 못할 일이었다. 집에서 가장 가볍다는 가방을 골라 메고, 진짜 필요한 물건만 골라 적게 챙겼는데 왜 내 어깨는 점점 아파오는지. 해를 거듭할수록 카지노 쿠폰가방은 점점 작아졌다. 그러다가 이제는 들고 다니지도 않는다. 오른쪽 주머니에 핸드폰, 왼쪽 주머니에 현금과 카드를 넣은 파우치, 끝.


호텔에서 짐을 풀 때에도 ‘필수품’이란 게 얼마나 적어도 되는지 깨닫는다. 나도 예전에는 카지노 쿠폰을 앞두고 새 옷을 사곤 했다. 사진빨이 잘 받는다는 새빨간 옷도, 꽃무늬 찰랑한 맥시 원피스도 필수품인 줄 알고 구입했다. 그런데 무나니스트 그 자체인 내 성격상 카지노 쿠폰에서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면 도대체가 그 옷을 입을 일이 없었다.


이제는 카지노 쿠폰을 위해 특별한 옷을 새로 사기보다는, 평소 입던 편한 옷에 카지노 쿠폰의 추억을 덮어씌운다. 그러면 일상에서 돌아왔을 때 그 옷을 입을 때마다 카지노 쿠폰의 순간이 떠오른다. 너무 화려하거나 특별한 디자인의 옷은 결국 옷장 속에 갇혀버릴 뿐이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첫 해외카지노 쿠폰 때는 나도 커다란 워시백에 이것저것 다 챙겨서 다녔더랬다. 저녁에 기초제품 이것저것 바르면 귀찮을까 마스크팩도 챙기고, 기운이 더 나면 워시팩을 해야지, 샴푸에 컨디셔너는 물론이고 평소에 화장 잘하지도 않으면서 행여나 카지노 쿠폰이라고 화장을 할 수 있을까 봐 쿠션에 파운데이션에 섀도, 립스틱까지 깔별로 꼼꼼하게 챙겨갔다.


하지만 이제는 화장품이 문제가 아닌 것을 잘 안다. 피곤해서 세안도 제대로 못하고 쓰러져 잠들 바에야, 애당초 가볍게 바를 수 있는 로션, 선크림, 립글로스 딱 세 가지만 챙기는 게 낫다. 평소에도 기초화장품이나 메이크업 제품을 안 쓰는 버릇을 하다 보니 굳이 카지노 쿠폰이라고 이것저것 챙겨가지 않아도 되었다. 샴푸는 그냥 숙소에서 주는 대로 쓰고, 없으면 비누만 있어도 된다.




면세점은 그냥 지나친다. 기념품도 사지 않는다. 카지노 쿠폰지에서 예뻐 보이는 물건들도 결국엔 ‘예쁜 쓰레기’가 된다. 나는 이제까지 그 물건 없이도 잘 살아왔다. 이국적인 조미료는 사봤자 집에서는 그 맛이 나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너무 잘 안다.



대신, 사진을 찍고 글을 남긴다. 평소라면 시도해보지 못할 일들을 해본다. 운하가 내다보이는 숙소 창가에서 크루즈 선에 탄 사람들과 인사하기, 작은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인 근사한 코스 요리 먹어보기, 케이블카 안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 나누기 같은.


카지노 쿠폰의 진짜 추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와 형용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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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한 뒤로 카지노 쿠폰이 달라졌다. 짐을 싸고 쇼핑을 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카지노 쿠폰의 목적이 ‘소유’에서 ‘경험’으로 바뀌니, 카지노 쿠폰이 더 깊어지고 자유로워졌다.


경험에 초점을 맞추게 되니 이제는 동네에서 새로운 골목만 발견해도 "카지노 쿠폰"이 되어버리는 순간을 발견하곤 한다. 카지노 쿠폰의 본질은 비행기표, 새 옷, 기념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채울지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순간들의 집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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