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나무, 분더바움을 떠나며..
졸업식은 이틀 전이었는데, 아직 8년의 세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질척 질척 추억들을 붙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늘은 큰 마음먹고 단톡방에서 나왔다. 아이가 다녔던 곳은 새로운 원생이 들어오면 기존의 단톡방에 초대되고, 졸업하면 알아서 나간다. 이 단체 채팅방에 초대된 지 8년이 되었다. 그간 수많은 선배엄마들이 아쉬움을 남긴 채 이 방을 떠났고, 후배 엄마들이 새로이 방을 찾아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막상 내가 떠날 때가 되고 보니, 이게 뭐라고 '나가기' 버튼이 안 눌러진다. 졸업식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엄마는 제일 용감하게, 그것도 '조용히 나가기' 버튼을 눌러 쥐도 새도 모르게 벌써 나가고 없다. 우느라 목소리가 떨려 편지 내용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던 엄마는 다행히 동생이 아직 있으니 단톡에 머물러야 한다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4명의 엄마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시간만 끌고 있다. 떠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머물러 있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 속에서 시간이 벌써 이틀이나 지나버렸다.
나에게 3월은 늘 새로운 시작이다. 다들 1월에 새해의 다짐을 세우지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 2월의 마지막 날까지도 지난해를 끌어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3월 1일이 새해의 첫날 같다. 2월의 마지막 날, 오늘이 아니면 단톡방을 영원히 떠도는 지박령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3월을 시작할 땐, 추억은 추억으로 아름답게 보내어 주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아이와 함께 나도 새롭게 출발하리라 마음먹었다.
근데 막상 톡방에 올라온 다정한 축하의 말들, 아쉬움의 눈물들, 내 아이 졸업식도 아닌데 나보다 열심히 촬영해 준 사진들, 영상들을 보고 있자니 못 떠나겠다. 미련을 버리고 나도 조용히 나가야지 했다가, 그래도 마지막 인사는 남기려고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자꾸 말이 많아지고, 글이 길어진다. 몽땅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남편한테도 이렇게 정성 들여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었다. 결국 그냥 아무 말 대잔치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제 진짜 졸업했다. 눈물이 뚝뚝 흘렀다. 일한다고 엄마들이랑 많이 만나지도 못해놓고선 무슨 정이 이렇게 들었던 건지. 발도르프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동지들이라서 그런가. 남들은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동질감으로 똘똘 뭉쳤던 시간이었다. '별난 엄마들'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다.광고 한 번 안 하는 곳인데, 어찌 다들 알고 찾아온 건지, 아이를 향한 사랑만큼 마음 따뜻한 엄마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도 참 감사한 시간들이었다. 내 아이만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너무 좋아서 자꾸만 미련이 남는다. 단체 채팅방 하나 나온다고 인연이 끊어지는 것도 아닌데, 유난이다.
우리들의 분더바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나무에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인연 이어지며 좋은 생각들이 많이 전해지길 바란다. 늘 그랬던 것처럼 위로하고, 위로받고, 서로에게 배우고 나누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자라는 공간이 계속되길 바라며, 이제 진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