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과 함께 읽는 창작동화 -
우주의 시간을 담당하는 신이 있었다. 그의 아들은 한 해까지의 시간을, 그 아들의 아내는 한 달까지의 시간들을 되돌리며 관리하는 능력이 있었다. 두 사람은 능력을 합쳐 지구에 사는 인간들의 시간 균형을 맞춰주는 회사를 세웠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 같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족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넘쳐흐르는, 지구의 인간들을 위해.
지구에는 시차라는 것이 존재한다. 한 행성 안에서 어느 곳은 해가 뜰 때 어느 곳은 해가 진다. 이 작은 행성 안에서 같은 시간에 두 가지 일이 발생한다. 이런 시차의 균형을 맞춰주는 게 시간 주식회사가 하는 일이다. 시차 주식회사는 해와 달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관리하는 신의 자녀가 운영했다.
오늘에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에게 보석같이 귀한 시간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곳.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시간을 허락하는 일을 하는 곳이 이곳의 임무이고 책임이다.
시차 주식회사는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지구의 시차로 발생하는 시간을 세 남매에게 운영하도록 한 비밀스러운 회사였다. 첫째 루카스는 한국보다 9시간 느린 유럽의 시간을 관리했다. 둘째 진우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셋째 올리비아는 한국보다 16시간 느린 미주의 시간을 담당했다. 그들은 단순한 시간 여행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선물하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힘에는 한계가 있었다. 오직 24시간의 시간을 조정하는 것만 가능했고, 하루를 넘는 과거로 되돌리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시차 주식회사는 누구에게나 시간을 나눠주지 않았다. 단순히 돈을 더 벌거나, 욕심을 부리는 요청은 모두 거절되었다. 시간을 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시간을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사람만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욕심 지수 90점입니다.”
한 부유한 사업가의 편지였다. 평소 같으면 무시하고 삭제했을 편지다. 그런데 막내인 올리비아가 궁금한 듯 편지를 열었다.
“여기서 시간을 조정해 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저는 하루에 5천만 원을 법니다. 제가 하루에 1억을 벌 수 있게 하루를 48시간으로 늘려줄 수 있습니까?”
올리비아는 화가 난 듯 단호하게 답장을 써 내려갔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지금 주어진 시간에 그 돈으로 누군가를 돕는 일입니다.”
“오우! 우리 막내가 이렇게 멋진 답장을 할 줄 아네.” 루카스가 말했다.
“이런 사람들은 편지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 시간에 대한 예의가 없어. 흥.”
올리비아는 흥분해서 말했다. 루카스와 진우는 올리비아를 보며 웃었다.
오늘도 세 남매는 그렇게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시간을 되돌려 주고 있었다.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미안함 지수 60점입니다.”
또다시 시간 매니저 컴퓨터인 티머의 음성이 들려왔다. 각자의 방에 있던 세 남매는 거의 동시에 티머의 컴퓨터 대형 스크린 앞으로 달려왔다.
“루카스 오빠, 유럽에서 온 편지야.”
이번에도 재빠르게 올리비아가 편지를 열었다.
리옹, 프랑스 - 줄리엣 (11세)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 리옹에 사는 11살 줄리엣입니다.
오늘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 에덴과 크게 싸웠어요. 사실은 사소한 일이었는데, 너무 화가 나서 “꺼져 버려.”라고 심한 말을 해버렸어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었는데…. 그 말을 듣고 친구들에게 외면당했던 에덴이 한참을 울었어요. 저는 한 번도 그 친구를 외면한 적이 없었거든요. 수업이 끝나고 나서 미안하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끝나고 보니 에덴은 먼저 가고 없었어요. 학교 끝나고부터 계속 연락을 했는데 에덴은 제 전화를 받지 않아요. 내일이면 에덴이 전학을 간대요. 이제 사과할 기회도 없는데, 에덴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줘버렸어요. 진심이 아닌 말들에 상처받았을 에덴에게, 마지막으로 꼭 사과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루카스는 잠시 눈을 감고 깊이 생각했다.
“에덴이 전학을 간다고… 내일이면 늦겠어.”
“얼마나 카지노 게임 사이트 되돌릴 수 있지?” 루카스가 물었다.
“지금 파리는 저녁 6시야. 미국은 오전 11이시고.” 올리비아가 계산했다.
“우리가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최대 7시간. 그러면…?”
루카스는 빠르게 결정했다.
“줄리엣이 집에 가기 전인 오후 1시로 시간을 맞추자. 그러면 줄리엣은 에덴을 직접 찾아가 사과할 수 있을 거야!"
루카스는 조심스럽게 시차를 조정해서 티머의 컴퓨터에 입력했다.
“입력 완료! 파리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오후 1시로 되돌립니다.”
티머의 음성과 함께 커다란 회오리처럼 스크린이 시간을 뒤로 돌렸다.
화면 속에는 줄리엣이 다급하게 에덴의 집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리고, 초인종을 누르고 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장면이 보였다.
“에덴… 미안해. 내가 너무 심한 말을 해서 정말 미안해. 날 용서해 줘.”
에덴은 한동안 말이 없었지만, 이내 조용히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너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전화 안 받아서 나도 미안해.”
그 순간, 두 아이의 시간은 우정의 시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임무 완료. 다시 원래의 시간으로 되돌립니다.” 티머의 음성이 들렸다.
루카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내가 듣고 싶지 않은 말은 하지 말아야 해.”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표현 지수 70점입니다.”
“오늘은 매우 바쁜 날인걸?” 올리비아가 또다시 편지를 열면서 말했다.
멕시코시티, 멕시코 – 마르코 (12세)
“안녕하세요. 저는 멕시코에 사는 12살 마르코예요.
우리 아빠는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 돌아와요. 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하시지만, 저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그 순간 깨달았어요. 나는 한 번도 아빠에게 ‘사랑해요’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 걸요.
하지만 지금은 이미 너무 늦었어요. 아빠는 벌써 출근하셨고, 밤이 되면 아빠는 너무 피곤해서 제 말을 들을 힘도 없을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해서요. 그래서 오늘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요. 시간을 조금만 되돌려서, 아침에 아빠께 ‘사랑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을까요?”
올리비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정말 중요한 요청이야."
"멕시코의 시간은 지금 오전 9시. 미국은 오전 6시야."
루카스가 시계를 보며 말했다.
“최대 3시간 전으로 보낼 수 있어.”
“좋아. 출근하기 직전인 새벽 6시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맞추자!”
올리비아는 시차를 조정해서 티머의 컴퓨터에 멕시코의 시간을 6시로 입력했다.
화면 속에는 마르코가 새벽에 일어나 아빠에게 달려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아빠! 오늘도 힘내세요! 그리고… 사랑해요!”
아빠는 놀란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았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마르코를 꼭 안아주었다. 마르코는 아빠의 품이 얼마나 따뜻한지 알 수 있었다.
“우리 아들 이런 말도 할 줄 알고. 아빠도 사랑해, 힘이 불끈 나고말고. 마르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올리비아는 조용히 말했다.
“세상에 모든 아빠는 왜 이렇게 바쁜 거야? 여하튼 어떤 말들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늦기 전에 꼭 해야 해.”
“우리도 아빠를 본 지 오래됐는 걸? 그나저나 오늘은 아시아가 조용하네?”
루카스가 진우를 보며 말했다.
“그러게. 이제 점심이니까 우리 라면 끓여 먹을까?”
진우가 멋쩍은 듯 말했다.
그때, 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슬픔 지수 90점입니다.”
“슬픔 지수 90점?”
모두가 높은 점수에 놀라 편지를 쳐다보았다.
서울, 한국 – 윤호 (10세)
"저는 한국에 사는 윤호입니다. 저희 엄마는 3주 전부터 사고로 병원에 누워계셨어요. 오늘 아침은 정말 행복했어요. 엄마가 오늘 아침에 학교까지 데려다주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학교에 있는 사이에 갑자기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아직 엄마랑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엄마랑 놀이공원도 가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어요. 그리고 아침에 데려다주어서 고마웠다고,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도 하고 싶어요. 벌써부터 엄마가 보고 싶어요. 정말 저에게 엄마와 함께할 하루만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세 남매는 심각한 얼굴로 조용히 편지를 읽었다.
“윤호가 엄마를 잃었구나….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올리비아가 말했다.
“우리가 줄 수 있는 최대 시간인 24시간을 되돌려 줄까?” 루카스가 물었다.
진우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엄마가 건강했던 한 달 전의 시간을 되돌려 주고 싶어. 하늘나라로 가는 엄마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해. 아빠에게 부탁하자.”
“안 된다고 하실 거야. 지난번에도 안 해주셨잖아.” 루카스가 말했다.
“때론 결단이 필요하기도 해. 아빠도 이해하실 거야. 아빠는 수많은 과거의 시간을 관리하느라 이것까진 신경 못쓰실 거야. 가여운 윤호에게 많은 시간을 줘야 해.”
진우는 비장하게 말했다.
“진우 오빠, 아빠가 알면 정말 화내실 거야.” 올리비아도 걱정스럽게 말했다.
진우는 형과 동생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티머의 시간을 한 달 전으로 되돌려 입력했다. 스크린의 화면이 회전하며 티머의 시간이 한 달 전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분명 아빠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진우는 왠지 뿌듯했다.
"설정 완료." 티머의 음성이 들렸다.
스크린 속에는 윤호가 엄마와 함께 밝게 웃으며 놀이공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 나타났다.
그 순간 시간의 신인 아빠의 화난 목소리가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무슨 짓이냐!”
시차 주식회사의 문이 덜컹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섰다. 시간의 신과 여신인 세 남매의 아빠와 엄마였다. 아빠의 얼굴은 화가 난 듯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너희들,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함부로 조정한 것이냐?”
세 남매는 동시에 얼어붙었다.
“과거를 바꾸려는 건 신중히 해야 한다고 했거늘. 너희들이 감히 허락도 없이…!”
루카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는 단지, 윤호가 엄마와 함께 좋은 추억을 남기고…….”
“인정에 이끌려 세상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 어지럽히다니.”
아빠의 음성이 더욱 커졌다.
“시간은 함부로 조정해서는 안 돼. 너희는 아직 어려서 하루의 시차 시간만을 조정하도록 하지 않았느냐? 인간이 시간을 소중히 여기도록 하기 위해서지, 그렇게 너희들 마음대로 되돌릴 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야!”
진우가 용기를 내어 말했다.
“아빠, 하지만 윤호는 시간을 헛되이 쓴 게 아니에요. 윤호는 마지막으로 아픈 엄마와 좋은 추억을 만들고 따뜻한 말을 전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아빠는 단호하게 말했다.
“너희들이 한 일은 작은 조정이지만, 이런 사소한 일들이 쌓이면 우주의 시간에 큰 균열이 생겨 과거와 미래가 뒤죽박죽 되어버리면 세상에 재앙이 된다.”
그때, 조용하고 따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 아이들 말을 끝까지 들어봐요.”
시간의 여신인 엄마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우리 아이들은 욕심이 많아서 시간을 조정한 게 아니에요. 진심으로 누군가를 돕고 싶어서 그랬어요. 저길 봐요. 사고를 당하기 전에 엄마와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당신은 내가 아프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줄 수 없는 거예요?”
엄마는 스크린을 가리켰다.
“엄마, 오늘 엄마하고 놀이동산에서 먹는 이 아이스크림을 평생 못 잊을 거야.”
윤호가 엄마를 보고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럼, 엄마도 평생 기억해야겠는걸. 아들과 먹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음미하면서. 하하.”
엄마는 윤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엄마의 얼굴은 햇빛처럼 찬란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시간의 신, 아빠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그래도 제멋대로 과거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짓이야.”
아빠의 목소리는 여전히 단호했지만, 조금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엄마가 살짝 웃으며 덧붙였다.
“그래요. 물론 잘못했죠. 그래도 사람들이 겪는 큰 슬픔을 견디게 하는 것은 때때로 작은 기쁨이에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 있기에 사람들은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가진 시간으로 조정해 줘요.”
아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이번 한 번만 허락하겠다. 아빠와 엄마가 가진 해와 달의 시간으로 흐트러진 시간을 조정하마. 시간은 자격이 있는 자만이 쓸 수 있는 소중한 것이다. 다시는 허락 없이 과거의 시간을 마음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
“네, 아빠!”
세 남매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한 달 동안 윤호는 그토록 원하던 엄마와의 추억을 듬뿍 쌓았다. 마지막 순간에도 엄마와 함께했다. 마지막 날에 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한 윤호는 눈물이 얼굴을 타고 하염없이 흘렀지만, 마음은 후회로 가득 차 있지 않았다. 엄마의 건강하고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시간의 신과 여신, 그리고 세 남매는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가끔은, 시간을 많이 조정하는 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군.”
시간의 신이 아닌 평범한 남자의 모습으로 아빠는 헛기침하며 말했다.
“그렇죠?”
엄마가 살짝 웃으며 아빠의 손을 잡았다.
세 남매는 윤호가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며 양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시차 주식회사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진정으로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시간을 되돌릴 자격이 있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희망과 사랑의 기적을 선물한다. 그리고 언젠가 당신도, 진심으로 시간을 원할 때,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는 시간에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그 편지에 답장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