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직도 '깜지'가 있나요?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누구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꼬박 12년을 일방향의 암기식 교육을 받았습니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선생님의 설명을 얌전히 듣고 그 내용을 빠짐없이 기억했다가 시험 때마다그대로 쏟아내고 끝내는 식이었죠. 일주일 단위의 카지노 가입 쿠폰 시간표는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각양각색의 과목들로 촘촘히 짜여져 있고, 이에 대한 거부나 이탈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토록 방대한 양을 시험을 위해 철저히(기계적으로) 암기하려면, 내용에이의를 제기할 틈 자체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가끔은 충분히 이해할 시간도 없이 맹목적으로 외워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과 함께요. “얘들아 이거 기말에 나오니까 밑줄 치고 싹 다 외워!” 그야말로 무조건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교육 시스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그래도 사정이 좀 낫긴 했습니다.
적어도 선택 과목이란 게 있고, (본인이 책임질 각오만 되어 있다면) 출석이나 학점을 강요 당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럼에도 먼 기억 속 대학 카지노 가입 쿠폰 역시 대체로 일방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 중 질문을 던지는 학생도, 뭔가 토론해 보자고 문제를 제기하는 교수님들도 거의 없었지 싶네요. 카지노 가입 쿠폰만 놓고 보면, 고등학교 때와 다를 바 없다는 이야기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고등학교 때까지의 카지노 가입 쿠폰 태도와 공부 습관을 간직한 저같은 학생들은 수동적으로 ‘받아 적고, 정리하고, (시험 전) 암기하는’ 과정을 답습했습니다. 그렇게 받은 학점으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와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니, 개선해야 할 부분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도 별로 없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하고 수십년 만에 대학원에 와보니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 변화가 대학과 대학원의 차이인지, 아니면 그간 대학 전반적으로 교육의 분위기가 바뀐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대학원생으로서 요구되는 제1의 자질은 ‘스스로 생각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학습의 전반 과정은 어쩌면 예전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식이 부족하니 당연히 남의 글을 읽고 정리하고 숙지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후반 과정이겠지요. 문제에 대한 나의 생각과 입장을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합리적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생각을 스스로 발전시키는 것, 참으로 어렵더군요.
카지노 가입 쿠폰의 내용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그 다음 단계로 올라서는 것은 많은 노력을 요했습니다.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이해력을 총동원하는 것도 상당히 에너지를 요하는 부분이지만, 그보다문제를 점점 깊이 파고들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야 하는데, 처음엔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감조차 잡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짜낸' 질문이 조금 초라하다고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러나 매번 뭔가를 꿰뚫는 핵심적 질문이 아니더라도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의문을 품고, 끝까지 묻고, 때로는 토론을 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진정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조금씩 구별되면서 더욱 관심을 가질만한 문제인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거나 답을 찾아야 할지를 어렴풋하게 깨닫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결국 생각도 훈련입니다. 고되지만 말입니다.
고등학교까지는 (불가피하지만)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대학부터는 사고를 발전시켜 나만의 견해를 갖도록 훈련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조금 늦었지만 대학원에서 이 과정을 훈련 중인 셈입니다. 저의 무지와도 싸워야 하고, 그 무지를 깨 나가는 지난한 시간이나 심지어 저질 체력과도 싸워야 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지만, 분명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대학원생으로서의 걸맞는 자격을 갖추려면, 다른 무엇보다 질문과 토론이 필수 조건일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정말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계속 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