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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소년 Feb 11. 2025

2-13 카지노 게임

18코스(카지노 게임관덕정분식~조천만세동산) 5

사라봉카지노 게임 내려가는 길은 계단이었다. 먼저 한숨이 나왔다. 계단은 무릎에 안 좋다. 조금 내려가 봤다. 역시 통증이 왔다. 어쩔 수 없이 뒤로 걸었다. 통증이 덜했다.한 남자가 올라왔다. 잠시 멈췄다. 뒤로 내려가는 모습이 그의 눈에 이상하게 비칠 것 같았다. 그가 오르다 코너를 돌아 사라지면 다시 뒤로 내려갔다. 남을 의식하는 이런 내가 싫다. 단순히 소심해서 그런다고 하기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다. 솔직히 다른 사람들은 나의 이런 모습에 별관심이 없을 것이다. 이 사실도 안다. 그렇다면 그 타인의 시선은 내가 만든 허상이다. 타인을 우회한 내가 나를 보는 시선. 그러므로 그 시선에는 나의 인식이 담겨있다. 너무 불온하다. 나는 타인을 저렇게 보지 않는다. 뒤로 내려오면 무릎이 안 좋은가 보다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나는 나에게 그런 관대함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세상의 일반적인 행동과 다른 행동을 하면 큰일 난 것처럼 민감해진다. 왜 그럴까? 모르겠다. 이것은 질문으로 남겨둔다.그런데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카지노 게임<무릎에 안 좋은 계단

다 내려오니 오른쪽에 한옥 건물이 있다. 일반적인 주택은 아니다. 건입동포제당이다. 포제당은 건입동의 삼신-마을의 터주신인 토신(土神), 마을의 먹거리를 관장하는 포신(酺神), 나들이할 때의 안전을 관장하는 가신(街神)-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이상하다. 마을의 안녕을 비는 영등굿이 있는데 왜 또 포제가 필요할까? 마을에는 두 가지 다른 신앙이 존재한다고 한다. 하나는 무당이 주관하는 무속신앙이고 다른 하나는 유교의 제례다. 카지노 게임도의 무속신당은 영등굿이고 유교의 제례는 포제이다. 영등굿은 주로 여성이 주관하며 떠들썩하고, 포제는 남성이 주관하며 정숙한 분위기에서 행해진다. 영등굿이 카지노 게임도 전역에서 행해지듯 포제도 그렇다. 성격과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결국 마을과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은 같다. 하나의 염원에 이르기 위한 두 가지 상이한 길. 둘은 배타적이었을까? 아니면 상호보완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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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입동 포제당

사라봉에서 내려온 길은 사라봉과 주택가를 가르며 나 있다. 그 끝에서 도로를 만났다. 왼쪽으로 꺾어 도로로 내려가려 할 때, 뒤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급히 뒤를 돌아봤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자전거와 함께 쓰러져 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동생과부모가 자전거를 급히 세우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모양새가 온 가족이 자전거로 카지노 게임도를일주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갔다. 가족은 나와는 다른 방향에서 자전거로 사라봉에서 내려오다가 나와는 반대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그곳에 계단이 있었다.그래서 앞섰던 여학생이 급히 브레이크를 잡고 세우다 넘어진 것이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만약 그대로 내려갔다면 크게 다쳤을 것이다.


가족은 내가 가는 비탈길로 자전거를 타고 카지노 게임가 원래 가려던 방향으로 갔다. 나는 도로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섰다. 주택의 벽에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주로 칠머리당영등굿과 관련된 것이었다. 골목을 지나면 공원이 나오는데 이곳이 칠 머리공원이다. 공원 주변 대리석 벽에 영등굿에 대한 설명이 새겨져 있다. 이곳이 옛 칠머리당은 아니었을까? 너무 한적했다. 사람들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쓸쓸함이 느껴졌다.

<영등굿 관련 벽화들

또 계단이다. 내려가니 바로 광장이 나왔다. 중앙 뒤에는 반으로 가른 씨앗 같은 모형이 있고, 그 앞에 손이 묶인 채 어디로 끌려가고 있는 세 명의 성인 남녀 청동상이 있다. 이곳이 4·3 사건 때 최대 규모의 강제수용소였던 주정공장수용소이다. 한라산 등으로 피난 갔던 주민들이 내려왔을 때 그들을 수용한 곳이다. 수용된 사람들은 혹독한 고문과 열악한 수용시설의 환경 때문에 죽기도 했다. 일부는 석방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총살당해 암매장되거나 바다에 던져졌다. 주정공장은 일제강점기 때 주정을 만들던 공장이었다. 주정은 무색, 무취, 무미의 알코올로 당시 주로 군사용 연료의 알코올을 생산하여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광장의 오른쪽에 짙은 갈색의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이 있고, 왼쪽에는 4·3 동굴유적지가 있다. 일제강점기에 군사용으로 사용되었던 인공동굴로 4·3 사건 때는 이곳에서 주민 10~20명이 학살당했다. 이분들의 영혼을 빛으로 표현하여 추모하고 있다. 다시 조각상을 봤다. 4·3 사건과 연관 지으니 저건 씨앗이 아니었다. 카지노 게임이었다. 나에겐 그렇게 보였다. 저 카지노 게임에는 많은 감정이 스며있다. 죽어가던 이들과 살아남은 이들 그리고 그들을 어찌하지 못하고 바라보기만 하던 이들의 가슴을 울렁이던 감정일 것이다. 그것은 고통과 분노일 수 있고, 원통함과 억울함일 수도 있고, 상실과 아픔일 수 있다. 무색, 무취, 무미의 알코올을 생산하던 곳에서 슬픔의 모든 감정이 발효되어 저 한 방울의 카지노 게임로 응축되어 있다.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과 조각상과 일제 진지 동굴

역시 몰염치하게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을 들어가지 않고 지나쳤다. 몰염치는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가게 했다. 밥을 먹으며 오늘 찍은 사진을 봤다. 일제 동굴진지가 눈에 들어왔다. 일제 동굴 진지는 4·3 유적지처럼 곳곳에 있었다. 둘은 때론 겹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군사 시설의 하나였고, 태평양 전쟁 말기 수세에 몰린 일본군이 카지노 게임도를 저항기지로 삼았던 침략의 역사를 보여준다. 그리고 4·3 사건 땐 이곳은 학살의 현장이 되었다. 이곳은 전반적으로 끔찍한 폭력의 흔적이 배인 공간이었다.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만약 일본이 항복하지 않고 계속 버텼다면 카지노 게임도도 오키나와처럼 처참한 피해를 입지 않았을까? 미국 드라마 퍼시픽, 9화 오키나와 전투에서 일본군은 오키나와의 무고한 민간인에게 폭탄을 매달아 보내거나, 그들은 방패막이로 삼아 돌격을 하는 등의 잔혹함을 보여주었다. 카지노 게임도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일제 동굴 진지가 연합군에 대항하는 저항기지였으니.

<일제 진지 동굴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내어 걸었다. 재현된 김만덕 객주가 바로나왔다. 나는 이미연 주연의 드라마인 거상 김만덕으로 그녀를 만났다. 카지노 게임의 특산물과 육지 산물의 교환과 판매로 부를 축적하였고, 기근이 들자 전 재산을 털어 식량을 구입하여 백성을 구휼한 그녀였다. 안내문을 읽으니 그녀가 정조에게 받았다는 생소한 벼슬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의녀반수’였다. ‘의녀반수’는 여성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벼슬이고 명예직이라고 한다. 그녀의 평생소원이 임금 알현과 금강산 구경이었는데, 정조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그녀를 높이 평가하며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당시 벼슬이 있는 사람만 임금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정조가 ‘의녀반수’라는 벼슬을 내려 그녀를 만났다. 사라봉 입구에 길바닥에 새겨진 동판이 생각났다. ‘올레 18코스 거상 김만덕의 얼이 살아 숨 쉬는 건입동’이라고 쓰여있었다.김만덕 객주 돌담 밑에는 돗이 2개인 중선으로신의주까지 상업활동을 하며교역과 어업의 중심지였던 옛 건입포을,그리고 중국 한나라, 한반도, 일본과 고대 교역을 카지노 게임는 유물이 발견된 터를 알리는 검은 안내석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 시절 교역의 중심지였던 건입포를 알리는 안내석 / 재현된 김만덕 객주 / 김만덕에 대한 동판

계속 걸었다. 도심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넜다. 맞은편에 세련된 현대식 건물이 보였다. 김만덕 기념관이다. 짧은 거리이지만 되돌아가기에는 먼 길이었다. 망설이다 신지천을 따라 걸었다. 확실히 관광지였다. 외국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그리고 젊은이들도 많이 보였다. 서울 홍대 또는 대학로 같은 느낌이었다. 신지천을 따른 길은 카지노 게임동문시장으로 들어섰다. 동문시장을 천천히 둘러보지 못했다. 빨리 18코스 시작점에 도착하고 싶었다. 생각해 보면 시장을 두루두루 살펴봐야 했다. 재래시장이니 카지노 게임만의 특색 있는 상품들이 있었을 것이다. 카지노 게임의 독특한면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서아쉬웠다. 동문시장을 나와 짧은 주택가를 거쳐 관직을 얻어서 또는 유배를 와서 카지노 게임에 이바지한 충암 김정, 규암 송인수, 청음 김상헌, 동계 정온, 우암 송시열 등의 오현 다섯 분을 기리기 위한 제단인 오현단을 거쳐 골목을 빠져 도로와 다시 만났다. 이뇨 현상이 급한 사람처럼 빠른 걸음으로 주의를 보지 못하고 급히 걸었다. 어느 도시의 상가가 있는 도로변 풍경이기에 스킵하듯 빠르게 걸었는지 모른다. 지나친 곳에 광해군 유배지터도 있었다. 알았다면 잠시 멈추고 봤을 것이다.

<신지천 길
<오현단 / 오현의 위패를 상징하는 5기의 조두석

18코스 시작점인 카지노 게임관덕정분식(간세라운지)에서 스탬프를 찍고, 공식안내소에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파란색의 스카프를 하나 샀다. 잠시 볼일을 보고 바로 17코스 시작점을 향해 떠났다. 오후 1시 55분이었다. 해가 지기 전에 17코스를 끝내야 했다.(2024년 11월 19일부터 17코스 종점과 18코스 시작점은카지노 게임관덕정분식에서 김만덕 기념관으로 변경되었고, 길도 약간 바뀌었다)

(202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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