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만 보인다.
모르는 건 내게 없는 것.
그래,
보이는 것이내 세계고
보이는 것이나의 마음.
부러질 듯 허리까지 꺾인 나무,
재활용 함에던져진 노트북,
어깨까지 잘려나간 가로수,
거미줄에 포박당한 유리창,
그들에 눈이 머문다.
그것이 나의 마음.
닿을 부두를잃고
덩그러니 매달린 카지노 게임.
너의 떨림이 안쓰럽다.
너의 삐걱거림이 뻘쭘하다.
너를 무표정이 외롭다.
그것이 나의 마음.
겨우내 할머니 손가락 같던 가지 끝에
초록이 몽울진다.
마침내 봄인가 보다.
가슴 한 구석이 몽글몽글.
이것도 나의 마음.
끝에 익숙해지는 마음이
아직은 봄을 볼 수 있느니,
살아야겠지.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