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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JI Apr 21.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두 얼굴

가나 관광 세 번째 이야기

아침 6시 반부터 달걀을 삶고 주먹밥을 만들었다. 길 떠나는 날이면 새벽부터 도시락을 준비하셨던 엄마가 떠올랐다. 그땐 대단하시다, 귀찮지도 않으신가 생각했다. 내가 그 자리에 서니 대단할 것도 없고 귀찮지도 않다. 짧은 여행이라도 연이어 몇 끼를 사 먹어야 할 텐데 입맛에 맞는 식당은커녕 아는 음식 나오는 식당도 찾기 어렵다. 아침이라도 내가 준비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작은 보냉가방에 먹을 것을 가득 채워 차로 3시간을 달렸다. 길 확장 공사 중이라 중간중간 붉은 흙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큰 아이는 차멀미를 하는 편인데, 오늘은 흔들림이 정도를 넘어서니 오히려 멀미가 없다고 했다(?). 왼쪽으로 빼곡한 야자수 너머 대서양이 삐죽 모습을 드러내 이국적인 그 모습을 기억에 담아두고 싶어졌다.


남편이 깨웠다. 깜박 잠들었구나. 시간은 정오가 다 되었다. 눈을 드니 눈앞에 흰 페인트 칠 된 건물이 있다. 오늘의 목적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캐슬이다. 매 정시부터 가이드 안내를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조금 늦은 우리가 남자 노예를 가뒀던 지하 감옥에 도착했을 땐 가이드가 이미 설명을 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가 2009년에 다녀갔다고 현판이 붙어있었다. 아이들이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데 어떤 곳인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노예를 뭐라고 설명할 것인지, 왜 던전에 가두어두었다고 설명할지 자신이 없어 사람을 가두었다고만 얼버무렸다. 안으로 들어가니 그리 깊지는 않았다. 빛이 거의 없으니 물론 어두웠고 바닷가니 습했고 찌도록 더웠다. 마지막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비릿한 냄새에 속이 불편해졌다. 아이들이 어서 나가자고, 바다를 보러 가자고 재촉해 이끌려 나왔다. 한 시간 넘게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고 AI는 여자 노예를 가뒀던 던전과 돌아갈 수 없는 문에 가보라고 권했으나 아이들과 계단을 오르내리고 바닷바람을 더 쐬다가 캐슬을 나왔다. 아이들 때문이라지만 내심 더 둘러보기 싫었는지도 모른다. 아는 만큼 더 불편할 테니까.


삼십 분 더 서쪽으로 달렸다. 주민들이 사는 마을 한복판을 지나 갑자기 다른 세계, 세련된 자본주의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바닷가 리조트에 도착했다. 남편은 체했는지 식사도 않고 잠이 들었고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피자를 먹고 유튜브를 본 후 수영장에서 논다. 해가 뉘엿하니 밴드가 공연 준비를 한다. 연주도 노래도 훌륭하다. 그늘진 선베드에 누워 눈앞에 평화롭게 펼쳐진 야자수와 기니만을 바라본다. 몇백 년 전 낮에 본 그 성에서 돌아올 수 없는 문을 지나 노예선을 타고 인구의 상당수가 저 바다 건너로 팔려갔다. 오늘 경험한 기니만의 두 공간이 극히 부조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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