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조이 Feb 06.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선물을 기다리며, 내 앞의 일을 소중히

잊지 못해 KE

2021년 12월부터 2023년 1월은 평생 잊지 못할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의 한 교회에서 일했는데, 내게 맡겨진 일은 ‘아픈 노숙인들을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수술을 받게해주기’, ‘매주 1,000명의 노숙인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기’였다.

이때 가장 능동적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했고, 가장 행복하게 일했다.


처음부터 노숙인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들을 정당하고 공평한 사회 속에서 함께살아가야 할 존재로 보긴 했지만 인류애적인 시선카지노 게임 사이트 바라보진

못했다. 노숙인들을 볼 때면 왜 저들은막노동이라도 하지 않고 저렇게 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조차 없었다. 그래서 노숙인들을 위해 유일하게 했던 일은 ‘빅이슈 잡지 사기’였다.

그나마 빅이슈 판매원들은 자립할 노력이라도 하는 거니 그 노력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보세요, 노숙인 분들. 이렇게 의지를 갖고나와 일하면 몇천 원이라도 벌게 된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한없이 부끄럽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길에 누워만 있는 케냐 노숙인들과 함께한 1년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에서 가장 행복했고, 가장능동적으로 일했던 시간이 되다니 참 신기하고 재밌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모르는 일이다.


일했던 교회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1,000명의 노숙인들에게 고기와 밥 또는 고기와 우갈리(케냐 주식

으로, 옥수수 가루에 뜨거운 물을 넣어 반죽한 백설기 같은 음식)를 나눠줬다.

나는 밥 먹으러 오는 노숙인들 중 다치거나 아픈 사람들에게 연고를 발라준다거나 소독하고 붕대를 둘러주는 등 간단한 응급처치를 해주곤 했다. 비위생적인 환경과 수질이 나쁜 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보니

작은 상처에서 시작해 피부가 썩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그 정도가 심각해 뼈가 드러나는 환자들도 꽤

많았다.


피부 괴사 환자가 워낙 많다 보니 웬만큼 심각하게 썩은 게 아닌 이상 병원에 데려갈 수 없어 주로 소독, 연고,붕대로 처치했는데, 상처 부위에 붕대를 감아주다 보면 종종 그들의 썩은 피부 안에 옹기종기 살고 있는

구더기들을 볼 수 있었다.


10마리 정도의 구더기는 가끔 봤던 터라 이제 아프리카 벌레에 이어 구더기에도 강해졌구나 생각했을

즈음 마크를 만났다. 환하게 웃으며 온 마크의 얼굴과는 달리, 마크의 붕대를 본 내 얼굴은 어두워졌다.


그의 붕대는 한눈에 봐도 오래된 데다 냄새도 심하게 났다. 마크의 붕대를 풀었더니 수십 마리의 구더기

가 쏟아져 나와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마크를 버리고 도망가버렸다. 그렇게 수십 마리의 구더기들

에게 숙박을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주인 마크는 내가 처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 병원으로 가게 됐다.


마크의 상처를 본 의사는 일주일에 한두 번 병원으로 와 소독받고 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보통 환자 혼자 병

원에 가게 하지 않지만, 수술을 앞둔 환자가 있어 함께 병원에 갈 상황이 되지 못해 마크 혼자 병원에

다니게 됐다. 그렇게 2~3주 정도 흘렀을까? 마크가 오랜만에 나를 찾아왔다.

그동안 병원에 꼬박꼬박갔냐고 물었더니, 마크는 한 번 직접 보라며 내 앞에서 붕대를 풀려고 하기에 손사래를 쳤다.


"No, please stop!"하고 외쳤는데, 자신이 완전히 나았다고 말하며 보여준 마크의 상처는 80% 정도

복되어 있었고 구더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마크처럼 피부가 괴사된 노숙인들이 수술 없이

치료만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흔치 않기에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마크가 말하길.


"병원 한두 번밖에 안 갔는데 나았어.

구더기가 내 상처의 죽은 조직을 먹어서 잘 나은 거라고 하더라고."

"진짜?"


마크랑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구더기들 숙박비 제대로 지불했다.


이래서 노숙인들과 함께할 때 행복했던 것 같다. 함께 병원에 다니면 대기하는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들의 삶을 들으면 지옥의 뚜껑 위에 살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로 처참하고 비참한 삶이었지만, 단 한 명도 "죽고 싶다."거나 "난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라며 불평하거나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혹자는 그들이 삶을 포기했다고말했지만, 내가 만나고 알게 된 그들은 삶을 받아들이면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나 역시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배우게 됐다. 가진 것들에 대해 감사할 줄 알게 만들었고,

삶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더 많이 웃는 그들, 구더기가 들끓는 상처를

가지고 있더라도 의연하게 지내는 사람들. 내게 그런 가르침을 준 그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서 그

리고 함부로 판단했던 게 미안해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에 능동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나의 진심을 고맙게도 그들이 알아줬기에 더 행복했던 것 같다.


그들에게서 배운 것은 단순한 연민이나 봉사의 보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주어진 환경과 조건 속에서 받

아들여야할 것은 받아들이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였다. 구더기가 상처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 것처럼, 내가 주어진 일을 진심으로 마주하며 노력했던 순간들 역시 내 삶을 새

롭게 치료해주었다.


그래서 깨달았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은 정말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지금 눈

앞에 놓인 일들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 과정 속에서 예상치 못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선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케냐에서 보낸 그 특별한 시간이 내게 주어진 선물이었듯이 앞으로도 눈앞에 놓인 일

들을 소중히 여기며 최선을 다해 나아가려 한다.


그 길 끝에서 또 어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