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카지노 쿠폰] 나 자신의 슬픔과 나 자신의 행복

- 헤르만 헤세의 사계 여행 - 겨울

* 제5회 반달음악회 아르케컬처 「헤르만 헤세의 사계 여행 - 겨울」: 2022년 2월 9일 (토요일)

2021년 11월 13일에 있었던, 제4회 반달음악회 「헤르만 헤세의 사계 여행 – 가을」 은 아쉽게도 김장이라는 복병을 만나 참석할 수 없었다. 김장날짜와 음악회 날짜가 겹칠 줄이야...... 그렇게 헤르만 헤세의 사계 중 가을을 보내고 반년만에 제5회 반달음악회에 참석하여 「헤르만 헤세의 사계 여행 – 겨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헤르만 헤세, 겨울』중에서

그리고 그 시간 동안 『헤르만 헤세, 겨울』에 수록된 시 「음악회」 속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음악회」 시는 공연 바로 하루 전날, 다음 날 있을 음악회를 그리며 반달과5펜스 시필사 모임에서 필사를 하기도 하였던 시. 시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란, 시를 읽으며 그린 심상이 음악을 듣는 동안 구체화되면서 뭉클해지는 묘한 느낌이었다.

반달과5펜스 시필사 모임에서 필사한 「카지노 쿠폰」

특히 앵콜곡인 루시드 폴의 「국경의 밤」을 들으면서는 「음악회」 시에서의 마지막 구절처럼,

“나 자신의 행복과, 나 자신의 슬픔.
그것으로 영혼은 충족되는”

듯했다.

공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과감하게 진로를 변경하여 음악의 길을 걷는 뮤지션 루시드 폴은

, 나의 이삼십 대 시절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공학과 음악, 전혀 다른 두 영역을 모두 어떻게 그렇게 특출 나게 잘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어느 한쪽을 포기함에 있어 어떻게 미련을 두지 않을 수 있을까? 온순하고 부드러운 인상인 그는 진정으로 즐기며 일하는 사람이라 짐작할 수 있는데, 그런 성정은 타고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러운 마음이 컸다.

그러면서도 루시드 폴이 겨울바람의 음색으로 나지막하게 읊조리듯 건네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위로와 용기를 받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른 사람에게 용기와 위로를 줄 수 있는 음악과 가사란 쉽게 쓸 수 없는 것으로 참 많은 고심을 하며 만든 곡 일 텐데 힘든 티를 내지 않은 그는 아마도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사람이리라. 요즘 매체를 통해 접하는 소식으로 제주도에 내려가 농장을 만들어 무농약 인증을 받아 귤 농사를 지으며 음악을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의외이면서도 그 다운 행보에 웃음이 절로 난다.

귤농사로도 성공하는 음악가가 되길 바라는 팬심을 새로 정립하면서, 그런 「국경의 밤」을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지금 오랜만에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로 들으니, 그 옛날 나의 감성이 현재의 느낌과 어우러져 영혼의 감동 수위가 찰방찰방하며 올라가는 것이다. 이렇듯 최대감동수위에 이른 벅찬 감동으로 마무리된 이번 반달음악회 역시 내게 큰 영향을 준 음악회로 마음속에 자리하게 되었다.

아르케컬처 유튜브 채널에 올린 「헤르만 헤세의 사계 여행 – 겨울」앵콜곡 「국경의 밤」연주 장면

그 밖의 본 프로그램으로 들었던 곡들 모두 너무 주옥같은 곡들이라, 몇 년이 지난지금도 가끔 아르케컬처의 유튜브 계정으로 들어가 그날의 프로그램 재생목록을 플레이하곤 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몇 번 돌려 들으면서 코로나가 기승이었던 3년 전 요즘, 한 공간에서 몇 명의 관객이 모여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만들어낸 겨울 선율을 회상한다. 들을수록 따뜻해지는 음악을 계속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