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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투미 Jan 07. 2025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 실은 카지노 게임 때문이 아닐 수 있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었다.

숙명이란 게 진짜 있을까?


26살 공무원 합격. 비교적 빠르게 공무원이 되었다.

대학교 신입생 때부터 오로지 공무원만을 목표로 했기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혼자 우리 남매를 키운 아빠의 축 처진 어깨, 힘든 가정 형편, 첫째로서의 책임감과 착한 딸이라는 타이틀.

그땐 공무원이최선의 선택이라 믿었다.

내가뭘 잘하는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건 나에게 사치였다.


공무원이 된 후 몇 년간은생각 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살았다.

퇴근 후엔 공무원 동기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의미 없는 수다를 떨고 연애를 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 힘겹게 살아온 나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했다.

공무원 일은 그저 생계수단에 불과했다. 하기 싫지만 할 수밖에 없는숙명 같은 일.


그러다 결혼을 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임신을 했다.

출산 후 찾아온 산후카지노 게임은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으로 이어졌다.

숙명이라 여기고 그저 사회의 기준에 맞춰 살아온 그간의 시간들이 신물이 났던 건지내 안의 무언가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졌고 잦아졌다.

매일 이유 모를 두통에 시달렸다.카지노 게임감, 무기력감, 상실감이 내 안에서휘몰아쳤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난 속수무책인 나약한 인간이었다.

이때다 싶었는지 내 안의 반항심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휴화산이활화산이 된 것처럼 그 기세는 제법 무서웠다.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이'카지노 게임' 때문이 아니라고?


카지노 게임카지노 게임이 심하게 왔구나 싶었다.모든 카지노 게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카지노 게임에서 조금이라도 더 벗어나고 싶어 도망치듯 시댁이 있는 여수로 이사를 했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친정도 없고 친구도 하나 없는 곳으로.

주변 지인들은 걱정했지만 그때도 난'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여겼다.

뭘 기대했던 걸까? 여수로 왔지만 나아진 건 없었다.

카지노 게임은 오히려 더 심해졌고, 남편과의 다툼도 더 잦아졌다.카지노 게임에서 도피해도 그때뿐이었다.

결국 병원 심리상담 진료까지 알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마음공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며칠간 홀린 듯 계속 관련 책과 영상들을 보기 시작했다.

그때스치듯 들었던 생각,

이 카지노 게임이 카지노 게임 때문이 아닐 수도 있어...



나에게 가장 야박하게 군 건 다름 아닌 '나'였다


한 번도 나를 제대로 돌본 적 없던 내가 한 생명체를 낳아서 기르니 버거웠을 것이다.

그래서 출산으로 나약해진 몸과 함께마음의 병이 맞물려찾아온 게 아닐까.

언제고 찾아올 운명이었는데 몸과 마음이 가장 약해져 있던 그 타이밍을놓치지 않았던 것.

'나'를 한 번 봐달라는 울부짖음 같은 거였다.울부짖음을 더 이상 무시할 없었다.

그럼 진짜벼랑 끝에 몰릴 것만 같았다. 화산 폭발 직전이었다.


잠시 모든 걸 멈추고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매일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가졌다.

명상을 하다가 무의식에 갇혀있던 어릴 적 기억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한없이 안쓰럽게 느껴져 명상 도중에 펑펑 울기도 했다.

난 울면서 어린 '나'에게 말했다.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나에게 관심 주지 않아서, 날 사랑해주지 않아서, 날 돌보지 않아서, 야박하게 굴어서 정말 미안해"



'나' 공부를 시작하다


그때부터 '나'에 대해 공부하기시작했다.


핸드폰 메모장에'나' 발견 아카이빙폴더를 만들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느낀 나의 취향,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으면 그 폴더에 들어가서 메모를 한다.

얼마 전부터는 매일 6시쯤 일어나'나에게 질문하기'다이어리를쓰고 있다.


나를 찾는 여정, 마음공부로 삶이 바뀌었냐고 묻는다면?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

하지만 순간순간 '진짜 나'를 알아차린다.

물론, 여전히 잘 안 될 때도 있고 휘몰아치는 감정에 정신 못 차릴 때도 있다.

그래도 스스로 내가 변했다는 걸, 느린 속도지만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걸 느낀다.

'진짜 나'에게 귀 기울일 줄 알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려 한다.

내 존재 자체로도 가치 있다고 믿는다.

분명 난 나아지고 있다.


지금의 나는 내 삶의'유의미한' 점들을 모아가는 중이다.

그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그 선이 더 나은 방향으로 이어질 거라믿는다.

그 방향에서 브런치 작가라는 꿈도 꾸게 되었으니까.


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시간

카지노 게임을 겪고 힘들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에게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 속에서부정적 감정의 본질을 찾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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