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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연 Apr 13. 2025

돌고 돌아 무료 카지노 게임.

작업실이 갖고 싶어

문득 작업실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뜬금없는 생각은 아니다. 특히 일요일이 되면 하루에 수 십 번은 작업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괜히 당장이라도 계약을 하러 나갈 것처럼 부동산 앱을 기웃대며 동네 시세를 알아보기도 한다.

내 마음속 작업실 1순위 동네는 합정이다. 꼭 합정이어야만 해!라는 똑 부러진 이유 같은 건 없다.


작년 겨울에 친구와 까눌레를 사서 사이좋게 나눠 먹으며 합정의 한적한 골목길을 걸었던 적이 있었다. 한 입 베어 물자마자 파삭 소리를 내며 부서지던, 적당히 달큼한 까눌레의 맛에 미간을 한가득 찌푸리며 맛있다는 말이 앓는 소리가 나오듯 절로 나왔다. 이 까눌레를 만나기 전까지 스타벅스의 까눌레만 먹어 보고 까눌레는 원래 이런 질겅질겅 한 맛에 먹는 건가? 했는데.. 이 빵집에 안 들렀더라면 나는 영원히 까눌레를 오해하며 살 뻔했다. 아무튼 동네 얘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신이 나서 까눌레로 방향이 틀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차분하고 한적한 그 골목길이 주는 여운이 꽤 오래 남아서,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이 되거나 글 쓰기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면 작업실은 꼭 합정에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마음은 이미 준비되어 있는데, 정작 중요한 돈이 없다. 언제 돈 벌지..?


그러니까 다시 작업실 얘기로 무료 카지노 게임와서

왜 작업실이 갖고 싶은 거냐면

그것도 왜 하필 일요일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거냐면


오로지 글에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다.


비록 무료 카지노 게임를 쓸지라도

오늘은 오전 일곱 시에 일어나 씻고 사과를 먹었다는 이 날 것의 문장을 그대로 쓰는 거랑

어떻게든 다듬고 다듬어 읽기 편한 문장으로 만들어 내놓는 거랑은 다르니까..

아 그전에 소재부터 찾아야 하는구나. 비록 무료 카지노 게임..라는 수식어를 쓰기엔 다소 미안해지는 감이 있다.

무료 카지노 게임 하나를 쓰는데도 수많은 노력이 들어간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비록 무료 카지노 게임라고 표현하다니.


아무튼 나의 이 엄청난 노력의 결과물인 무료 카지노 게임를 쓰려면 집중하고 싶은 대상이 딱 두 개 말곤 없다.

노트북이랑 나. 하지만 그것들만을 바라기엔 내겐 엄마 껌딱지인 육 점 칠 세의 딸이 있고, 잔뜩 밀려있는 집안일이 있다.


일요일 아침. 꿈속 저 어딘가에 헤매고 있는 나의 무의식이 점점 현실로 무료 카지노 게임오고 있다는 것을 잠결에도 느낄 때쯤 인간 알람이 나를 깨우러 내가 자고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아이는 내가 일어날 때까지 내 옆에 꼭 붙어서는 엄마 일어나! 하고 부르다가, 내 볼에 뽀뽀세례를 퍼붓다가를 반복했다. 어지간하면 나도 일어나겠는데 오늘은 좀 더 누워있고 싶어서 찡찡대는 아이를 어르고 달래 거실로 내보내고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 일어났다. 왜 아이들은 꼭 토요일 일요일 아침에만 부지런해지는 걸까?


정신은 반쯤 깨어있고 몸은 정신을 따라 완전히 깨어나려면 멀었다.

그런 상태로 거실로 나가 집안을 주욱 훑어보았다.

치워야 할 것이 한가득이라 마음이 복잡해지려는 찰나에 당장 오늘 해야만 하는 빨래들이 생각났다.

벌써 오늘의 투두리스트에 두 가지 항목이 생긴 셈이다. 그것도 눈을 뜬 순간부터. 이렇게 나의 글쓰기는 우선 순위에서 자연스레 뒤로 밀려났다. 그래도 아직까진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나. 여기서 다른 일이 툭 튀어나오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집안일이든 글쓰기든, 할 일을 하더라도 우선 씻어야 하니 화장실로 들어가 양치를 시작했다. 어딘가에 시선은 두고 있지만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열심히 칫솔을 움직였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블로그는 언제 쓰고 브런치는 언제 쓰지? 보통 일요일엔 브런치만 쓰는 편인데 블로그를 마지막으로 발행한 날짜가 이틀 전이라서 오늘은 짧은 글이라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심하자마자 바로 글을 쓸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세탁물을 분리해 세탁기 안에 집어넣었다. 대략 4-50분 정도는 세탁기가 나 대신 빨래를 해 준다.

세탁기가 무료 카지노 게임가는 동안 글을 좀 써볼까 했다. 하지만 일요일은 역시나 그리 호락호락한 날은 아니었다.


지난주 아이가 하지 않았던 숙제들이 하나 둘 생각났기 때문이다. 아이의 숙제이지만 엄마도 아이에게 숙제가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음 주 내내 아이도 나도 선생님께 죄송하고(아마 죄송한 사람은 나뿐인 듯) 슬픈 한 주를 보내야 하므로.. 잊고 있던 숙제의 출현에 글쓰기는 이제 세 번째에서 네 번째 순위로 밀려났다.


아이를 소파 앞에 앉혀두고 숙제를 시켰다. 나는 노트북을 다리 위에 올려놨다. 잔뜩 성나 있는(도대체 왜?) 아이의 뒤통수를 쳐다보다가 블로그 창을 한 번 보다가 했다. 날짜를 쓰고, 무료 카지노 게임 제목을 쓰려던 찰나에 아이가


"엄마!" 하고 불렀다. 내가 만약 노트북을 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다정하게 "응~"하고 대답해 줄 수 있었겠지만.. 이제 막 쓰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겨우 날짜랑 제목을 쓰기 시작했는데! 엄마라는 한 마디에 브레이크가 걸린 기분이다.


여차저차해서 무료 카지노 게임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 나는 노트북 화면에 집중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 도입부만 쓰면 된다. 어떻게 시작을 하지? 오늘도 나의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혔으나 늘 있는 일이니 뭐라도 써보려고 키보드를 두들겼다. 커서가 깜빡일 때마다 바뀌던 글자들이, 문장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할 때 어느새 살금살금 곁으로 다가온 아이가 다짜고짜 제 얼굴을 마구마구 내 볼에 비볐다.


"엄마!"


오늘 안에는 무료 카지노 게임를 완성할 수 있겠지. 단 두 시간이라도 좋으니 글쓰기에만 집중하고 싶다. 아이가 잠든 후 지칠 대로 지쳐 쥐어짜 내듯 쓰는 무료 카지노 게임 말고 조금이라도 기운이 쌩쌩할 때 내 안에서 나오는 문장들을 나도 만나보고 싶다. 그것도 나만의 공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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