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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dcook Apr 25. 2025

오늘은 카지노 게임 먹는 날

다 같이 중식당 GO GO!

남편이 요즘 계속 야근하느라 집에 늦게 와서 가족끼리 얼굴 보고 밥 먹기 힘들었는데, 오늘 남편 회사 창립일이라 일찍 마친다고 해서 모처럼 다 같이 시부모님 모시고 외식을 했다. 큰 아이가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저기 뭐 하는 곳이냐, 식당이다. 무슨 식당이나, 중식당이다. 그럼 자장면을 파느냐, 그래 자장면 하고 카지노 게임 하고 짬뽕 이런 거 다 판다... 주로 이런 대화를 함) 하도 궁금해해서 다음에 한 번 가보자고 했던 터라 마음먹은 김에 가보기로 했다.


다 같이 먹을 메뉴를 하나씩 고르고, 그렇다. 역시나 카지노 게임도 시켰다. 중국집 국룰은 카지노 게임이죠? 우리만 그런 거 아니죠?

일반적인 배달음식 파는 중국집 느낌이 아니라 외관이 세련된 레스토랑 같은 느낌이어서 맛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곤 했는데 내부도 역시나 밝고 환하면서 깔끔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큰 아이와 남편은 삼선짬뽕을, 둘째 아이는 소고기짜장면을, 시어머니와 나는 마파두부, 시아버님은 마파두부 시키려고 했으나 마파두부가 2인만 된다고 해서 볶음밥을 시켰다.


주문을 하고 나니 보리차를 내주셨고, 곧이어 기본반찬으로 짜사이무침, 단무지, 춘장과 양파를 주셨다. 그러고 나서 카지노 게임용 초간장과 개인접시, 수저를 세팅해 주셨다.


주문을 받고 바로 만드셔서 그런지 한참을 기다린 후에 카지노 게임이 먼저 나왔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열심히 젓가락질을 했다.


와~그런데 카지노 게임이 완전 반칙이다. 입에 넣자마자 씹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입안에서 사라지고 없다. 겉은 엄청 바삭하고 쫄깃한데 고기는 또 엄청 부드러운 것이 아닌가. 태어나서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는 카지노 게임은 처음 먹어봄.

나중에 들으니, 둘째가 입도 짧고 양도 작은데 아빠한테 귓속말로카지노 게임 하나 더 시켜달라고 했단다.당연히 양도 적은데 카지노 게임을 더 시키면 주문해 놓은 짜장면을 못 먹으니 안된다고 했지만. 그래서 다음에 또 카지노 게임 먹으러 오는 걸로 협상타결.


카지노 게임을 먹고 나니 짜장면이 바로 나왔고, 둘째가 카지노 게임을 먹었음에도 짜장면을 한 그릇 뚝딱 다 비웠다. 자기 입에 잘 맞았나 보다. 다 먹고 나서 맛있다고 했다.


다음으로 삼선짬뽕. 남편과 첫째가 한 입 먹더니 "와, 이거 매우 맵네." 이런다. 아니나 다를까 먹는 도중에 베트남 고추가 4개나 나왔단다. 내가 먹은 게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두 사람이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먹는 걸로 봐선 진짜 엄청나게 매웠을 듯하다.


이번에는 마파두부밥이 나왔다. 내가 기존에 먹어봤던 마파두부는 두부를 굽거나 튀겨서 소스에 넣어주었는데 오늘의 마파두부는 순두부 같이 부드러운 두부로 만들어서 부들부들한 식감은 또 다른 느낌이었지만 나는 약간 실망.. 튀기거나 구워서 약간 꼬들한 느낌의 두부가 더 좋은데...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소스는 맛이 괜찮았다. 엄청나게 매운 것 빼고는...ㅠㅠ 나도 나름 매운 거 잘 먹는 여잔데 어찌나 매운지 눈물콧물 쏙 빼고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속이 얼얼하더라는...


어머님이 조금 드시다가 안 돼 보이셨는지 아버님이 볶음밥과 바꿔주셨다. '어머님, 죄송해요...ㅠㅠ제가 괜히 마파두부 드시라고 했나 봐요...ㅡㅡ' 어찌나 죄송하든지...

매운 거 잘 드시는 아버님도 너무 자극적인지 연신 땀을 훔치시며 드셨다. 다음에는 시부모님과 함께 오지 않는 걸로...(미안함. 부끄러움은 나의 몫)


이로써 우리의 새로운 중식당 탐방기는 막을 내렸다. 결론은 카지노 게임이랑 짜장면만 먹으러 오자. 다른 매운맛 음식은 안 되겠다...


오늘도 저녁 한 끼 매운맛으로 잘 때웠다...





<카지노 게임 맛집이 궁금하고,단단히 매운맛을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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