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발자 모드 속 열두 번째 이야기
나는 모태신앙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한글 이름과 세례명을 동시에 가졌다. 밥 먹듯이 성당을 갔다. 왜라고 물어볼 필요도 없이, 너무나 당연카지노 게임. 몇 년 전부터 독서량이 늘면서 종교에 관해서도 다양하게 읽기 시작카지노 게임. 종교는 유일신교와 다신교로 나뉘고, 천주교는 절대적 유일신교에 속카지노 게임. 천주교에는 성서라는 오래된 책이 존재하고, 성서를 기점으로 사람들이 신앙을 형성한다. 사실 나는 성서는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불량 신자이다. 오히려 마음이 괴로울 때는 스님들의 책을 찾았으니 어불성설이다. 그런데도 힘든 일이 있어서 누군가에게 매달려야 할 때는 성당에 갔다.
어제도 성당에 갔다. 성당은 원래 매주 가야 하는데, 불량 신자인 나는 불리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만 협상하러 간다. 그곳에는 새 신부님이 계셨다. 이제 막 부임하신 아기 신부님이다. 여태 만나본 아기 신부님들은 보기만 해도 아! 맑다고 생각되는 분들이 대다수다. 평화와 인자, 순수 등 온갖 좋은 말들로 표현되는 얼굴을 가지고 있는 그런 분들 말이다. 근데 이분은 다르다. 풍채부터가 남다르다. 그리고 뭔가 세다.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말투도 기존의 부주임 신부님과는 다르다. 성서 공부하라고 말씀하시는데, 협박조로 들린다. 아! 내 스타일이다. 2000년 넘게 천주교는 너무 자비와 사랑만 강조했다. 이분에게서는 다름이 느껴지면서 어떤 이유로 종교인이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모든 종교의 수도자들은 나름의 고통과 절제를 감당한다. 특히 성당의 신부님들에게는 좀 더 가혹하다고, 불량 신자가 되기 전부터 생각했다. 일단, 대학교도 시험 쳐서 들어가야 해서 머리가 나쁘면 신부님이 될 수 없다. 그렇게 학교에서 6년을 공부하고 군 복무 3년, 부제 1년을 더 채워서 총 10년이 지나야 사제가 된다. 가족도 애인도 없이 고뇌의 긴 시간을 어떤 신념으로 버티는 것일까. 나 같은 사람은 회사 다니다가 적성에 안 맞으면 직업을 바꾸면 된다. 신부님들은 나보다 어린 나이에 평생 직업을 선택하고 재임 도중 퇴사를 희망할 때의 절차는 엄청나게 복잡하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수도자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우주로 여행을 가고 인간의 언어를 말하는 AI가 나타나는 환경에서 이분들의 카지노 게임은 어떻게 변화하거나 유지되고 있는지 직접 묻고 싶다.
주말이 지나고 다시 회사다. 무념무상으로 양치질을 하던 중, 주말에 뵌 신부님을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을 찾았다. 그 또는 그녀를 발견한 곳은 화장실이다. 15층에 있는 화장실은 통창을 가지고 있어서 비 예고가 있는 날에는 사람들이 우산을 쓰는지, 한파 예보가 있으면 흔들리는 나무를 통해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봄이 오면서 겨울 동안 중단되었던 사무실 앞 공사가 재개되어 멈춰있던 크레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크레인 위에 새집이 있다고 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진짜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새들은 일부러 폭풍우가 칠 때, 그만한 강도를 견딜 수 있도록 시험하면서 둥지를 짓는다고 했다. 그래서 저기 새집 주인도 크레인 위에 지었을까. 장비가 동작할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새집이 무너지지 않을지, 혹시 둥지 안의 알이 떨어지지 않을지 불안하다.저 집주인도 우리 신부님만큼이나 강력한 카지노 게임의 수호자다.